[사회] "'밥 한번 먹어요'는 빈말"…CIS 한국어교사 말하기 대회 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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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서 'CIS한국어교사 말하기 대회' 개최
18일 한국외대에서 열린 'CIS한국어교사 말하기 대회'에서는 김올가·김따찌아나 고려인 교사가 우승을 차지했다. [재외동포협력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 연수 중에 교수님이 "밥 한번 먹자"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 귀국할 때까지 연락이 오지 않아 서운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게 "빈말"이란걸 알았고 한국에서는 애정 있는 소통 표현이라는 것을 안 뒤로 오해가 풀렸습니다."
재외동포청 산하기관인 재외동포협력센터(센터장 김영근)가 한국외대 교수회관에서 18일 개최한 "CIS한국어교사 말하기 대회"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자흐스탄 옐도스교육센터한글학교의 김올가 교사는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말합니까"라는 주제로 빈말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빈말은 "실속 없이 헛된 말"을 가리킨다.
김 교사는 "한국에서는 빈말을 많이 이용해 소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길을 가다가 만난 이에게 "어디 가세요", 퇴근하면서 아직 일이 남아 있는 동료에게 "수고하세요", 가게에서 물건을 안 사고 나가면서 "나중에 올게요", 부탁을 거절하면서 "생각해 볼게요" 등 자주 쓰는 빈말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런 빈말은 대부분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하는 마음에서 건네는 표현"이라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빈말에 담긴 뜻을 알게 되면 한국의 언어문화가 얼마나 따뜻한지 알 수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공동 우승자인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온 김따지아나 교사는 "알파 세대 학생들, 왜 이럴까?"를 주제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 세대 학생들은 스마트폰 및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디지털 시대의 원주민"이라며 "이들을 가르칠 때는 강의 위주보다는 다양한 학습 방법을 동원하고 자유로운 학습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이리나(카자흐스탄), 김디아나(우즈베키스탄), 이나탈리야(러시아) 교사가 2위를, 김예브게니야·이올가(카자흐스탄), 최마리나(러시아) 교사가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주최하고 한국외대가 주관한 "CIS 한국어 교사 초청연수" 기간에 열렸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에서 20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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