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발 침체에 유럽 고가품 기업 '몸살'…주가 급락·CEO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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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치·휴고 보스, 실적 악화…버버리, CEO 바꾸고 배당 중단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스와치와 버버리 등 유럽의 고가품 기업들이 중국발 수요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성장을 견인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이들 기업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메가와 블랑팡 등 여러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스와치 그룹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줄면서 약 10% 급락했다.
스와치 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1억4천700만 스위스프랑(2천300억 원)으로 70%, 매출이 34억 스위스프랑(5조3천억 원)으로 14% 각각 감소한 내용의 실적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은 주로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고가품 구매 기피로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스와치 그룹 최고경영자(CEO) 닉 하이에크는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며 생산량을 20%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하이에크 CEO는 전체 고급 제품 산업이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시장에서 연말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스와치 그룹은 이런 실적 부진에도 직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에크 CEO는 많은 상장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기적 사고"를 피하기 위해 고용을 유지하며 시장 회복에 대비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인력을 30% 이상 감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와치 그룹의 주가는 이날 9.8%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약 17% 하락했다.
버버리도 이날 부진한 실적 발표와 함께 CEO 교체 사실을 알렸다.
버버리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16%나 떨어지며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버버리는 이날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침체가 계속된다면 올해 상반기 영업 손실과 함께 현재 컨센서스보다 낮은 연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버버리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는 한편 이전에 마이클 코어스와 코치를 이끌었던 조슈아 슐먼을 새 CEO로 임명했다.
버버리는 지난달 29일까지 12주 동안 동일 매장 매출이 21% 감소했다며, 지역별로는 EMEIA(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에서 16%, 아시아태평양과 미주 모두 23% 감소했다.
버버리는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는 모든 주요 지역에서 고가품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며 유럽과 미국 고객에게는 생계비 곤란이, 아시아 소비자에게는 경제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독일 의류 브랜드 휴고 보스도 올해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고가품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상기시켰다.
휴고 보스는 2분기 매출이 1% 감소해 10억2천만 유로(1조5천억 원)에 그쳤다며, 올해 전체 매출 전망도 42억~43억5천만 유로(6조3천500억~6조5천700억 원)로, 이전 전망인 43억~44억5천만 유로보다 1억 유로(1천500억 원) 낮춰 잡았다.
휴고 보스는 이날 주가가 3% 하락한 채 장을 마감한 뒤 이런 실적을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가품 시장이 직면한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중국의 침체라며, 중국에서는 핸드백에서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성장을 견인했으나 이제는 소비가 극히 부진하다고 전했다.
다음 주에는 고가품 대기업인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실적을 보고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거나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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