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직장내괴롭힘 금지법 시행 5년…피해 경험률 44.5%→32.0%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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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국회 토론회…법적용 확대·조사객관성 제고 등 제언
직장인 괴롭힘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려면 피해 조사에 노동자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속노조 법률원 최혜인 노무사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5년을 맞아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직장 내 괴롭힘 패러다임의 전환, 갑질에서 안전으로"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인지할 경우 내부 조사를 실시하도록 사용자에게 의무를 부여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대해 "권한이 사용자에게 집중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 내 자율 해결을 우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며 조사과정에 노동자를 참여시키거나 조사위원회 구성에 신고자 동의를 받게 하는 등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019년 7월 16일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지위와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한다.
단체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44.5%였던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이 올해 2분기 32.0%로 12.5%포인트 감소했다.
직장인 10명 중 6명은 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법 적용 범위를 확대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노총 유정엽 정책2본부장과 민주노총 김태훈 정책국장은 "직장 내 괴롭힘은 헌법상 인권 문제인데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플랫폼 노동자 등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정부가 직장 내 괴롭힘 구성요건으로 지속성과 반복성을 명시하는 등 기준을 명확화하는 방안에 대한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동현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요건으로 지속·반복성을 명시하면 허위신고 감소보다는 괴롭힘 신고·입증 문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노동자 건강권 보장과 안전한 일터 만들기"라며 한국에서 비준되지는 않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개념을 규정한 국제노동기구(ILO) 190호 협약 내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LO 190호 협약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일회적이든 반복적이든 신체적·정신적·성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개연성이 있는 용납할 수 없는 일련의 행위·관행·위협을 뜻한다"고 규정한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김동희 근로기준정책팀장은 "이미 법원에서 가해자 의도와 행위의 지속·반복성을 고려해 판단하고 있는 만큼 판결 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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