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부서 예산 독립부터' 22대 국회 첫 한국은행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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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한병도, 통화정책 중립성에 초점…금리 인하 앞두고 관심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22대 국회 들어 첫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독립적인 금리 결정을 위해 한은 예산에 대한 정부 영향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책정에 대한 자율성을 높이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지난달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전 승인 범위를 한은 전체의 급여성 경비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급여성 경비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 대신 한은 예산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대신 국회가 새 회계연도 30일 전까지 예산을 제출받도록 했다.
한 의원은 입법 취지에 대해 "한은의 급여성 경비 예산에 대한 정부의 사전 승인권은 통화신용정책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한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이와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한 차례 대표 발의했으나, 소관 상임위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당시 국회사무처는 법안 검토 보고서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예산 제도를 살펴보면, 예산 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사전 승인을 거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의 경비성 예산에 대한 기재부 장관의 사전 승인 절차가 사실상 한은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급여성 경비에 대한 정부의 사전 승인이 곧바로 통화신용정책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법안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은의 통화정책 독립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되는 측면이 있다.
최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거나 여당 중진 의원이 직접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 한은 안팎에서 "외압"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기재위에서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의견을 듣되 의사 결정은 금통위원들과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법이 22대 국회에서 개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임기 초반이기도 하지만, 과거에도 국민 관심이 집중된 쟁점 법안이 아니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4년 동안 총 26건에 달하는 한은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이번 국회에서는 한은이 유동성 지원 대상 금융기관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 등이 추가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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