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켓인사이트] 물가불안 덜고 나니 경기침체 걱정…2,800선 지지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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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하락에도 빅테크 조정에 코스피 5주간 상승 랠리 제동
연내 3회 금리인하 기대감 한편으로 경기침체 경계심도
단기 조정이냐 약세 반전이냐…주중 美 실물지표로 가늠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코스피는 2,900 고지를 목전에 뒀으나 미국 빅테크주의 조정에 발목이 잡히며 6주 만에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005930]의 깜짝 실적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하회하고 금리인하 전망이 굳어진 직후 빅테크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한 주간 상승분을 반납했다.
금주는 예상보다 강한 미국 물가 둔화에 경기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증시의 지지력을 시험하는 구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중 예정된 미국 실물경제지표 발표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의 기술적 조정일지, 시장의 약세 반전일지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하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35포인트(1.19%) 내린 2857.00로 마감했다. 2024.7.12 [email protected]
14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5.23포인트(0.18%) 내린 2,857.00으로 마감, 5주간 이어온 상승 랠리를 멈췄다.
주중(11일) 2,896.43까지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2,900 고지 탈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둔화된 미국 6월 물가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되자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빅테크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하루 만에 다시 2,850대로 물러섰다.
금리인하 기대 속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지난주(8~12일)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6천351억원, 3천61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외국인은 1조4천39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방어했다.
업종별로는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영향으로 두산로보틱스[454910] 등이 급등하고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 기대감이 폭발한 기계(5.79%)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의약품(3.12%)을 비롯해 건설업(3.70%), 철강금속(2.46%) 등도 많이 올랐다.
반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해운주 등 운수창고(-3.73%)가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통업(-1.39%), 운수장비(-1.37%), 전기전자(-1.29%) 등도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850.37로 전주 대비 2.88포인트(0.33%)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뉴욕 증시에서 업무 중인 트레이더들
[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금주 증시는 금리인하 전망이 기대를 넘어 가시화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했다.
앞서 발표된 6월 고용지표와 함께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진 데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보는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73.4%에서 92.7%로 2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분석업체 LSEG 자료에 따르면 CPI 발표를 계기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72%에서 100%로 올랐다.
이에 시장에선 9월을 시작으로 11월, 12월까지 연내 세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근원 PPI가 둔화하면서 이런 흐름에 한층 힘을 실었고, 뉴욕 증시 주요 지수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둔화에 따라 한국 증시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반등에 따른 이차전지주의 상승세,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혜택 가시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기대감 역시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시내 상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으로 시장에선 물가 둔화가 예상보다 빠른 미국 경기 냉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950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9월 금리인하 및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흐름을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지표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실물지표가 그 정도로 부진하다면 그때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도 있다"며 "따라서 코스피가 한동안 2,850 위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시험하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런 조정 과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대형 기술주의 조정에 대해 "최근 가파른 상승으로 인한 단기 과열과 피로도 고조에 따른 기술적 조정이자 자연스러운 과열 해소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겠지만 이는 2,900 돌파 및 안착을 위한 단기매물 소화 과정일 것"이라며 "최근 강세였던 반도체, 자동차, 금융업종의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코스피가 2,800선의 지지력을 시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물가지표 안정세 확인 이후 경기침체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면서 오는 16일과 17일 각각 예정된 미국 6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실물 지표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들 지표를 통해 경기 침체 없는 보험성 금리인하 사이클이 달성 가능할지 가늠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830~2,95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5일 중국 2분기 GDP, 중국 6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유로존 5월 산업생산
▲ 16일 미국 6월 소매판매
▲ 17일 미국 6월 건축허가, 미국 6월 산업생산, 유로존 6월 CPI
▲ 18일 유로존 ECB 통화정책회의, 미국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활동지수, 미국 6월 컨퍼런스보드 선행지수
▲ 19일 일본 6월 C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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