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가교역할 맡는 양승관 한화 수석…조력자는 아들 양원혁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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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관 "감독님 카리스마 녹여 분위기 부드럽게…메인은 코치들"
아들 양원혁의 효심 어린 조언…"요즘 선수들은 질문 많아요"
어린 시절 양원혁 LG 코치(오른쪽)와 양승관 한화 수석코치의 모습
[양원혁 코치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프로야구 구단 수석 코치는 가교 구실을 이중으로 수행해야 한다.
감독과 선수단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은 물론, 코치진 내부에서도 감독과 각 파트 간에 불협화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
김경문(65) 한화 이글스 감독이 부임 한 달여 만에 양승관(65) 전 NC 다이노스 코치를 수석코치로 데려온 이유다.
현장 소통을 강화해 올 시즌 한화의 후반기 도약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수석코치는 2013년부터 약 6년간 NC에서 타격코치와 수석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했고, 김 감독이 2018년 6월 NC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 함께 사의를 밝혔다.
그리고 6년이 흘러 한 달간의 시차를 두고 김 감독과 함께 현장에 돌아온 것이다.
양승관 한화 수석코치
[촬영 홍규빈]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양 수석코치는 현장 복귀에 대해 "너무 설렌다. 한 번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꿈이 있었는데 현실이 돼서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제 중 하나로 "가교" 역할을 언급했다.
양 수석코치는 "김 감독님이 새로 오셔서 선수들이 굉장히 긴장하고 있는데, 감독님의 카리스마를 제가 녹여주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많이 서포트해주기 위해 감독님에게도 많이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치진 내부 소통에 있어서는 일선 코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양 수석코치는 "메인은 코치들이다. 잘못하면 선수들에게 혼동을 줄 수도 있다"고 강조하면서 "저는 (훈련을) 보고 있다가 코치들과의 티 타임에서 조금씩 어드바이스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화 선수들은 좋은 자질을 갖고 있는데 아직 폭발을 못 하고 있다"면서 "코치들과 많은 대화를 해서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원혁 LG 수비 코치
[LG 트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양 수석코치를 기대와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바로 아들인 양원혁(32) LG 트윈스 퓨처스(2군) 수비 코치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4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양원혁 코치는 2020년 LG에서 전력분석원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양원혁 코치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한화 경기를 봤는데 야구장에서 표정이 더 좋아 보이시더라"면서 "저보다 경력이 많으시지만, 아들로서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아버지로부터 "자신 있게 해라", "편하게 해라" 등 응원을 듬뿍 받았던 양 코치는 아버지와 "동료" 사이가 됐다.
양 코치는 "아버지께 "오랜만이시니까 혹시 물어볼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하시라"고 얘기했는데, 약간 머쓱해하시면서 알겠다고 하시더라"면서 "아들인 제가 아버지에게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좀 웃겼다"고 기분 좋게 떠올렸다.
아버지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지 묻자 양 코치는 "선수들의 질문"을 꼽았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타격 자세 등 지도를 할 때 질문을 많이 한다"면서 "제가 선수를 할 때는 코치님이 하라고 하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 선수들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훈련하려고 한다"고 비교했다.
양 코치는 "그래서 저는 PPT(프레젠테이션)로 정리해서 선수들에게 설명할 때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에게 이런 점을 알려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코치가 가장 하고픈 말은 현역 시절 아버지가 해줬던 말과 비슷하다.
양 코치는 "수석 코치는 감독, 코치, 선수의 불만을 중간에서 들어야 해서 정말 어려운 자리"라면서 "아버지께서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양승관-양원혁 부자
[양원혁 코치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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