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대표 선거 투표함 바꿔치기한 아파트 관리소장 징역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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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까지 치러…법원 "주민 의사 왜곡해 민주주의 정신 훼손…엄벌해야"
서울북부지방법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아파트 동대표 선거에서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위조하고 바꿔치기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동대표 선거관리위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송혜영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A(50)씨와 동대표 재선거 선거관리위원 B(62)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2년 11월 아파트 동대표 재선거를 앞두고 허위로 기표가 된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제작해 실제 주민들이 투표한 용지가 들어 있는 투표함과 바꿔치기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아파트에선 동대표 선출을 위한 재선거까지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결국 당선자가 가려졌다.
A씨는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별도의 투표함과 용지를 만들라고 지시한 뒤 허위 기표를 하는 등 가짜 투표함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위조 투표함은 아파트 통신장비실(일명 MDF실)에 보관하다 다른 선관위원 C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투표소로 옮겨졌다.
입주자대표 회의실에 있던 실제 투표함은 A씨가 안쪽 의자 뒤로 숨겼다가 B씨와 함께 통신장비실로 옮겼다. 투표함과 안에 있던 투표용지는 모두 이들의 지시를 받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파쇄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주민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공정한 투표를 통해 정당한 대표를 선출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훼손했다. 또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의 동대표 재선거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한 것이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수법이 치밀하고 대범하며 결과도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C씨에 대해서는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해 투표함을 바꿔치기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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