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총 "법상 결정기준 감안시 내년 최저임금 인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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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동결" 주장 근거 설명…"유사근로자 임금·노동생산성 등 고려해야"
내년 최저임금 논의 착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두고 노동계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경영계가 최저임금 동결 주장을 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2025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0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이 전날 내년 최저임금 최초안을 동결로 제시했다며 "이는 법에 예시된 4가지 최저임금 결정기준과 임금 결정 시 가장 중요한 기업 지불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경총은 최초 제시안으로 동결 수준인 9천860원을 내놓았다가 1차 수정안으로 올해보다 0.1% 인상된 9천870원을 제시한 상태다.
경총은 1차 수정안에 대해 "논의 진행을 위한 불가피한 대안"이라며 최초 동결안을 제시한 세부 근거로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생계비, 소득분배 등 법상 결정 기준 4가지를 열거했다.
경총은 먼저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중위임금 대비 60%를 넘어선 점을 거론하며 "유사근로자의 임금 대비 적정 수준의 상한선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요 업종별 시간당 임금총액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임금 대비 65.8%로, 경총 추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61.3%는 물론 주요 7개국(G7) 국가 평균 52.0%보다 높다는 것이다.
경총은 "숙박·음식점업과 보건·사회복지업 등 일부 업종은 최저임금이 해당 업종 중위임금의 70∼80%를 넘어서는 등 현 최저임금 수준도 이미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년(2018년 vs 2023년) 최저임금 vs 물가 vs 노동생산성 증가율 비교
[경총 제공]
경총은 또 노동생산성 부문에서는 최저임금 근로자 대다수가 종사하는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낮다는 점을 짚었다.
경총에 따르면 2018∼2023년 5년 사이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3%로, 해당 기간 물가상승률(12.6%)을 감안하더라도 최저임금 인상률(27.8%)에는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0.4%였다.
이와 함께 경총은 생계비 부문에서도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은 이미 최저임금의 정책적 목표인 비혼 단신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비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한국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은 201만1천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제도 정책대상 근로자의 생계비를 이미 넘어섰다는 얘기다.
경총은 지난해 비혼 단신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비가 3분위 기준으로 172만7천원, 4분위 기준으로 197만3천원으로 나타났다는 수치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경총은 "최저임금 심의 시에는 월 700만∼800만원 고소득층의 생계비가 포함된 전체 평균 생계비가 아닌 비혼 단신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비를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경총은 마지막 소득분배 부문에서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소득분배지표만이 목표에 도달했을 뿐 우리 최저임금 인상이 전반적인 소득분배 개선에는 뚜렷한 효과를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러한 근거로 2017년과 2019년 사이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 소득 5분위 배율 수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경총은 그 이유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와 자영업자의 소득감소 등으로 최저임금 인상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상쇄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밖에도 경총은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은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반드시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과 규모를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는 "임금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지불능력과 법에 예시된 네가지 결정기준 등 주요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내년 최저임금을 또다시 인상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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