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올림픽] ⑨ 부활 노리는 한국 유도, 12년 만의 금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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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한 한국 유도, 파리 올림픽서 최소 금 1개 이상 목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민종·허미미 선봉
포즈 취하는 유도 대표팀
(진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대표 선수들과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원진, 안바울, 한주엽, 이준환, 김민종, 황희태·김미정 감독, 허미미, 김하윤, 윤현지, 이혜경, 정예린, 김지수. 2024.6.1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유도 대표팀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친 뒤 위기를 겪었다.
남자 100㎏ 이상급 김성민, 남자 100㎏급 조구함, 남자 73㎏급 안창림 등 체급별 간판선수들이 줄줄이 은퇴했기 때문이다.
한국 유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겪으며 추락 조짐을 보였는데,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더 큰 위기감이 감돌았다.
한국 유도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전초전 격인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금 1개, 은 2개, 동 5개)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유도는 결과에 개의치 않았다. 당장의 성적보다 차세대 간판급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세대교체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양평군청), 여자 57㎏급 허미미(경북체육회) 등 새 얼굴들이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김민종과 허미미는 지난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유력한 파리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세대교체를 마무리한 한국 유도는 이제 파리 올림픽을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황희태(남자), 김미정(여자) 감독이 이끄는 유도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목표를 최소 금메달 1개, 최대 2∼3개 수확으로 잡았다.
파리 올림픽 유도엔 남녀 개인전 7개씩 총 14개 체급과 혼성단체전 1개를 포함해 금메달 15개가 걸렸다.
한국은 남자 60㎏급 김원진(양평군청),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 남자 81㎏급 이준환, 남자 90㎏급 한주엽(하이원),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 여자 48㎏급 이혜경(광주교통공사), 여자 52㎏급 정예린(인천시청), 여자 57㎏급 허미미, 여자 63㎏급 김지수(경북체육회), 여자 78㎏급 윤현지(안산시청), 여자 78㎏ 이상급 김하윤(안산시청)이 출전한다.
남자 73㎏급과 남자 100㎏급, 여자 70㎏급은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야기 나누는 김민종과 허미미
(진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민종(왼쪽)과 허미미가 단체사진 촬영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6.13 [email protected]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남자 최중량급 김민종과 여자 57㎏급 허미미다.
김민종은 태극마크를 단지 1년 만인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유도계에 파란을 일으킨 선수다.
그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16강에서 탈락했으나 이후 굵직한 국제대회마다 메달을 쓸어 담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페이스는 무서울 정도로 좋다. 그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9년 만이었다.
해당 대회 여자 57㎏급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허미미도 큰 기대를 받는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 선수로 뛰길 바란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펼치고 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기도 하다.
허미미는 남다른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이트 훈련하는 이준환
(진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준환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2024.6.13 [email protected]
두 선수의 메달 전망은 밝다. 김민종과 허미미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덕분에 파리 올림픽 시드를 유리하게 받는다.
김민종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한 프랑스의 유도 영웅 테디 리네르를 준결승까지 만나지 않는다.
해당 체급 세계랭킹 2위인 이날 타쇼예프(러시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와 러시아 당국의 결정으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
허미미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당 체급 최강자인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결승전 이전에는 만나지 않는다.
다만 브라질의 라파엘라 실바, 우크라이나의 유도 스타 다리아 빌로디드 등 조심해야 할 선수들이 많다.
도쿄 올림픽 여자 48㎏급에서 동메달을 땄던 빌로디드는 최근 체급을 높였다.
새로운 시대를 위해 구슬땀 흘리는 선수들
(진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출전 선수 및 훈련 파트너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다. 2024.6.13 [email protected]
한국엔 김민종, 허미미 외에도 메달을 기대할만한 선수가 많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안바울,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딴 이준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김하윤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크다.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원진과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재일동포 출신 김지수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북한에서도 선수를 파견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 70㎏급 문성희가 북한 선수로는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한국은 해당 체급 출전권 획득에 실패해 남북대결은 펼쳐지지 않는다.
파리 올림픽 유도는 에펠탑 인근의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리며 7월 27일(현지시간)부터 8월 3일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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