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플랫폼에 리딩방 사기 단속 책임 더 크게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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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정책기구 저널 "美서도 유튜브에 면책 부정 판례 나와"
온라인 투자 사기(일러스트)
[생성AI 챗GPT 제작]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피해자가 급증하는 "리딩방"(투자추천 대화방) 사기와 관련해 인터넷 플랫폼에 더 큰 단속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셜미디어나 검색엔진 등 플랫폼은 현재 리딩방 광고를 사용자가 신고하면 이를 삭제하고 있지만, 플랫폼 측이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악성 정보를 적발·퇴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해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저널 편집위원은 최근 KISO 저널 기고문에서 "플랫폼이 리딩방 사기(온라인 피싱) 범죄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플랫폼이 이런 범죄 사실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관해 맹점이 있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목포대 법학과 교수인 이 위원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해 자동화한 모니터링이 충분히 기술적·경제적으로 가능하다고 평가될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며 "리딩방 사기 방지에 관해 플랫폼의 책임이 단순 도의적 차원이 아닌 법적 차원에서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SO는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국내 플랫폼 기업이 설립한 조직으로, 검색 및 콘텐츠 규제 정책을 만든다.
이 위원은 최근 미국 판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통신품위유지법"에서 콘텐츠와 관련해 플랫폼에 넓은 면책 특권을 준다.
그러나 올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을 사칭한 가상화폐 투자사기 동영상과 관련해 구글과 유튜브가 워즈니악에게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고 이 위원은 전했다.
플랫폼 면책 법률을 갖춘 미국조차 투자사기 범죄에 관해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추세인 만큼, 국내에서도 추가 조처를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리딩방 사기단은 연예인, 갑부, 증권사 임직원 등을 사칭한 엉터리 광고로 피해자를 유인하고, 온라인 대화방에서 주식 등 고수익 투자처를 추천해준다는 핑계로 돈을 뜯어낸다.
이 범죄는 리스크를 꺼리지 않는 투자자 본연의 심리를 악용하는 데다, 현행법상 개인 및 기업의 사칭 행위 자체를 처벌하기 어려워 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리딩방 사기의 핵심 동력은 플랫폼에서 확산하는 사칭 광고·게시물이지만, 지금껏 플랫폼은 고객 신고 등 계기가 있어야 해당 콘텐츠를 차단해 예방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적잖았다.
AI 업계에서는 리딩방 사기 광고로 의심되는 콘텐츠를 AI가 자동으로 찾아주는 시스템은 현재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자사를 사칭한 리딩방 광고가 늘어나자 이런 악성 콘텐츠를 사전에 감지하는 AI 서비스를 최근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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