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현장in] 100살 앞둔 구덕운동장…"도시재생 혁신" vs "아파트 포함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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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서구 "재개발 불가피…축구전용 경기장 등 공공 사업성 확보"
반대 주민협의회 "재개발 명목으로 공원에 아파트 건설 계획 철회해야"
구덕운동장 도시재생 혁신지구계획안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박성제 기자 = 부산 최초 공설 운동장인 구덕운동장을 재개발하는 사업을 두고 지자체와 지역 주민이 갈등을 빚고 있다.
약 8천억원이 투입되는 구덕운동장 재개발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부산시와 서구가 주민 설득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1928년 부산시 최초의 공설운동장으로 건립된 구덕운동장 일대를 재개발해 프로축구 경기뿐 아니라 K-팝, 이스포츠,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는 축구전용 경기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사업비 7천990억원을 들여 구덕운동장 일대 1만1천577㎡ 부지에 1만5천석 규모 축구전용 구장 이외에 문화·생활체육시설과 상업·업무시설, 주상복합시설 등을 건립하는 내용으로 도시재생혁신지구 공모 신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시는 공모에 참여하기에 앞서 지난 5월 23일 서구 주민을 상대로 공청회를 열고 이 계획안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업 계획에 800가구 규모 아파트 건립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노후화된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명목으로 서구 도심의 유일한 공원에 아파트를 건설하려 한다"고 재개발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도시재생, 건축, 환경, 도시공학, 스포츠, 교육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고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의 장을 마련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 기자회견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 제공]
부산시는 복합개발 계획에 대한 내용이 지역 주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주민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일 오후 7시 서구청 신관 4층 다목적홀에서 주민설명회를 한다.
심재민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이 직접 복합개발 계획안에 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 등을 하면서 소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시는 재정의 어려움과 민간투자 사업 진행 시 사업성 확보가 곤란한 문제 등이 있어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출자하는 리츠 모델로 사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안전등급이 C에 이르는 낡은 구덕운동장을 재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사업비 확보를 위해 수익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는 기존 생활체육공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현재 실외 체육시설을 사계절 기후 영향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체육시설을 조성하고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으로 250억원 규모 국비 지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저금리(2.2~2.5%)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구덕운동장 도시재생혁신지구 계획안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심 국장은 "현재 계획안은 사업 구상안이고 혁신지구 지정 이후 시행계획 수립 사이 약 1년 정도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한수 서구청장도 지난 2일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 청장은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되는 만큼 공동주택 건립을 통한 주택도시기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며 "주민들 역시 재개발 자체가 아니라, 재개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만큼 향후 시행계획 수립 단계에서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민 여론을 비롯한 반대 주민들의 우려까지 수렴해 우리 구의 의견이 조금이라도 더 반영될 수 있도록 부산시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덕운동장 도시재생 혁신지구계획안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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