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챗GPT, 재무제표도 분석한다…"기업실적 예측 사람보다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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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카고대 연구 결과…AI 정확도 60% vs 인간 애널 52∼56%
차세대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단초…"완전한 대체는 불가…상화보완 관계"
오픈AI社의 챗GPT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유명 생성 AI(인공지능)인 챗GPT가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해 인간 애널리스트보다 더 정확히 미래 실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무제표 분석은 매출, 마진, 비용 등 데이터를 읽고 회사의 수익 창출 동력을 진단하는 것이 골자다. 이 작업은 투자 판단의 핵심 과정으로 복잡한 수치를 정확히 해석해야 해 종전엔 AI가 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혔다. 성능 향상 부진의 늪에 빠진 투자용 AI "로보어드바이저"의 개발에 새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 및 AI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의 발레리 니콜라예프(회계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한 재무제표 분석"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LLM은 언어에 특화한 생성 AI 모델로, 챗GPT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한다.
니콜라예프 교수팀은 기업 1만5천401곳의 최근 수십년간 재무제표 15만여건을 입수해 업체 이름과 연도를 알 수 없도록 익명화 처리했다. 이를 챗GPT의 대표 LLM인 "GPT-4"에 넣고, 정교한 프롬프트(지시문)를 써서 3단계에 걸쳐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미래 실적 방향을 예측하라고 시켰다.
예컨대 "최근 3년 동안 회사 매출이 꾸준히 올랐다"(트랜드 분석), "영업 마진율이 25%로 개선 추세다"(비율 분석), "매출이 성장하고 영업 비용을 잘 관리해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 같다"(심층 이유 분석) 식의 순서로 AI가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AI가 내놓은 실적 예측이 맞았는지 여부를 집계한 결과 정확도는 60.35%로 나타났다. 인간 애널리스트들이 실적발표 1개월 뒤에 내놓은 미래 실적 평균 예측의 정확도인 52.71%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다.
AI의 정확도는 인간 애널리스트들의 3개월 뒤 예측(55.95%)과 6개월 뒤 예측(56.68%)보다도 좋았다.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로봇(일러스트)
[생성AI 챗GPT 제작]
재무제표 분석은 객관적 지표를 근거로 기업의 근본 체력을 짚어볼 수 있어 시장 수요가 크지만, 전문가의 식견이 필요한 작업이다. 국내 유튜브에서는 현직 공인회계사 등이 유명 종목의 재무제표를 해석해주는 동영상이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AI가 많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잘 분석해주면 이를 개인 투자자의 참고 자료로 제공하거나, 기관 투자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가 적잖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도 자극이 될 전망이다. 지금껏 로보어드바이저는 주가와 순이익 등 대표 수치의 과거 통계적 패턴을 학습(머신러닝)해 종목의 주가 향방을 예측했다. 이 방식은 그러나 상식을 뒤엎는 변화가 속출하는 현실 시장에서 잘 통하지 않아 운용 성과가 사람보다 못할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챗GPT처럼 AI가 재무제표의 세부 내용까지 분석할 수 있게 되면, 성능이 대폭 개선된 로보어드바이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니콜라예프 교수팀은 챗GPT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투자 전략을 짜 시뮬레이션한 결과, 종전 AI 모델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연구의 데이터가 적은 양은 아니지만 실전 관점에서는 그 폭이 제한적이라 앞으로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생성 AI의 새 활용 방안을 제시한 만큼 흥미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했다.
논문은 그러나 AI가 인간 투자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생성 AI는 지적 능력이 탁월하지만, 어떤 세부 오류나 착오가 나타날지 미리 예측·통제할 수 없어 인간의 감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챗GPT와 인간 애널리스트는 상호 보완 관계"라며 "AI가 모르는 추가 맥락 정보가 중요할 때 사람이 주도적으로 분석을 이끄는 등의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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