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극우 약진' 佛 총선 후 금융시장 혼란 경계…ECB 개입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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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가 2분기 수익률 -8.8%, 2년 만에 최저
독일 국채 대비 가산금리, 유럽 재정위기 후 최고
프랑스 국민연합(RN) 행사 참석한 마린 르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프랑스 총선 후 금융시장이 광범위한 혼란 상태에 빠지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입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의 승리 전망이 확산하며 프랑스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산을 대거 처분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프랑스 증시에서 CAC40 지수는 28일 0.7% 하락하면서 올해 1월 이후 최저로 주저앉았다.
이달 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선언한 이래 하락 폭은 6.5%에 달하고, 5월 중순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 대비로는 9% 넘게 떨어졌다.
CAC40 지수의 2분기 수익률(-8.8%)은 2년 만에 가장 낮았으며, 유로스톡스 50 대비로는 유로 출범 이후 가장 부진했다.
또, 프랑스 국채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간의 금리 차는 0.85%포인트로,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마크롱 대통령 소속 정당인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뭉친 중도 블록 앙상블은 좌파 진영이 연합한 신민중전선(NFP)에도 밀리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양극단에 있는 정당이 승리할 경우 국채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차기 프랑스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면서 EU 재정 안정성을 위협할 것을 우려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유럽 채권 대표인 데이비드 잔은 독일 국채와 금리 차가 한 달 전만 해도 상상 못 할 수준이던 1%포인트를 쉽게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지난달 말에 프랑스 신용등급을 11년 만에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번 주 독일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은 프랑스 총선 후 금융시장에 혼란이 발생해도 개입하지 말라고 ECB에 경고했다. 경제적, 헌법적 논란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ECB는 2022년 7월 유로존 정책금리 인상과 정국 불안이 맞물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TPI(전달보호기구)로 불리는 회원국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해놨는데,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또, 프랑스는 재정 적자가 EU 한도(3%)를 훨씬 넘기 때문에 대상 국가가 EU 재정 체계를 준수해야 한다는 기준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고 FT가 전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이달 초 프랑스가 국내총생산(GDP)의 5.5%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초과 재정적자 시정절차(EDP)" 개시를 EU 이사회에 제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 반응이 무질서한 경우엔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시장에선 프랑스 국채 매도세가 다른 유럽 국가로 번지게 되면 ECB가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유로화 가치는 6월에 달러 대비 1.3% 하락해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2분기엔 0.7% 내렸다.
블룸버그는 이미 이탈리아 금융시장으로 불안이 번져 독일 국채 대비 가산금리가 2월 이후 최고가 됐다고 말했다.
2022년 영국에서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취임 직후 대규모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금융시장을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뜨린 일을 아직 다들 생생하게 기억한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학자 루도빅 수브란은 "프랑스가 어려워지면 이탈리아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고 ECB는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픽테트 자산운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브리나 카니체도 "프랑스 위험이 경계 수준을 넘어서면 ECB가 유로를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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