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총선 출구조사 예측 오차는 사전투표 전화 보정 한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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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자 절반이 사전투표…출구조사 거리 제한 규정 완화가 해결책"
제22대 총선, 출구조사 하는 시민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여의동 제2투표소를 찾은 시민이 투표를 마친 뒤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 2024.4.1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KEP(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 선거 예측 조사 (이하 출구조사)가 22대 총선 결과 예측에 실패한 것은 전화조사를 통한 사전투표 보정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고태영 그룹장이 한국방송협회의 계간 "방송문화"에 기고한 "KEP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예측조사의 성과와 과제"에 따르면 올해 총선 KEP 출구조사는 야권이 압승하고 여당이 "개헌 저지선"이라 불린 100석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실제 선거 결과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각 당의 의석수 예측에서 오차가 발생하고 일부 관심 선거구의 당선자 예측이 빗나감으로써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4회 총선 때 KEP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247개 선거구 중 17곳에서 당선자 예측에 실패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253곳 중 17곳,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253곳 중 14곳, 올해 22대 총선에서는 254곳 중 19곳에서 틀렸다.
또 표본추출과 자료수집 과정의 정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당선자 예측 오차는 19대 1.8%포인트, 20대 1.5%포인트, 21대 1.9%포인트에서 22대 2.9%포인트로 1%포인트가량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고 그룹장은 "22대 총선에서는 예측 실패 선거구 대부분(16곳)에서 실제 여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잘못 예측한 오류가 발생했다"며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화조사를 활용한 사전투표자 득표율 추정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이 실제보다 과대 예측된 오류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는 전화조사 보정 방법이 큰 힘을 발휘했지만, 총선에서는 오히려 예측의 정확도를 떨어뜨린 것이다.
각 선거구 투표자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사전투표자 보정에서 민주당 과대 예측이 발생하다 보니 전체 예측치까지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었다.
고 그룹장은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 예측을 위한 전화조사 오차가 유독 컸던 이유에 대해 선거구별로 조사된 표본 수 자체가 400명 정도로 적었던 점을 지적했다. 선거 후 확인하니 사전투표 전화조사를 진행한 상당수 선거구에서 민주당 득표율 과대 예측이라는 예상치 못한 편향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은 31.3%로 투표자 중 사전투표자 비중은 46.7%에 달했다.
고 그룹장은 "투표자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사전투표 득표율 추정이 어렵다면, KEP 예측조사의 정확성도 담보하기 어렵다"며 해결 방안으로 가상번호를 활용한 현행 조사 방식의 보완을 꼽았다. 가상번호에 대한 문자 발송과 온라인 설문지를 결합한 조사, 조사 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사례로 들었다.
또 사전투표 보정 문제가 가장 큰 난관이라 할지라도 본 투표 당일 출구조사 과정에서 무응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출구조사 50m 거리 제한 규정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고 그룹장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해당 규정이 폐지 혹은 완화된다면 사전투표 예측 편향을 조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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