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엘리엇이 주도한 일본내 행동주의 투자 붐…美이어 두번째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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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쿄증권거래소, 기업 지배구조 개혁·주주 이익 강화 효과
지난 3월 일본 닛케이지수의 4만선 돌파를 알리는 전광판[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외국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웠던 일본이 글로벌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일본이 지금처럼 인기가 있었던 적은 없으며, 이는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일본은 이익을 내기에 좋지만 위험한 곳이고, 큰 폭으로 디스카운트됐지만 현금이 풍부한 회사들이 많은 곳으로 인식돼 왔다.
일본이 폐쇄적인 기업 환경으로 오랜 기간 외부인들을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일본 정부와 도쿄증권거래소(TSE)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주주 이익 환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압박하면서 바뀌었다.
이제 엘리엇과 같은 글로벌 헤지펀드, 또한 스트래티직 캐피털과 같은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행동주의 투자자들 시장으로 올려놓았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시가총액이 모두 3천180억 달러(442조 원)에 달하는 일본 기업들에 100건의 투자를 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절반 수준의 시총을 가진 102개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주주 제안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행동주의 투자자는 지난해 일본 주요 지수인 토픽스보다 2.3%포인트 높은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4.6%포인트 더 높은 실적을 내고 있다.
이들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 강화 움직임이다.
일본 금융청(FSA)은 수십 년 된 관행으로 외부 투자자보다는 기존 경영진을 보호하는 순환출자를 끝내도록 기업들을 압박했다.
지난해 취임한 야마지 히로미 도쿄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도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회사들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이들 기업이 적극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도록 했다.
자산운용사 티 로 프라이스 저팬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제이컵스는 "엄청난 변화"라며 도쿄증권거래소와 야마지 CEO가 상장 기업들과 전체 투자자들이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게 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대출에 크게 의존해온 만큼 대출업체들의 영향력이 컸고, 주주들은 조용히 경영진을 지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금융청과 거래소의 변화는 주주 역할도 재정의하게 했다.
과거에 경영진 편을 들었던 일본 기관 투자자들이 행동주의 투자자들 쪽에 서기도 한다.
이런 변화를 틈타 2017년부터 일본에 투자해 온 엘리엇은 많은 동종 업체가 소규모 기업을 상대로 한 데 반해,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이 후도산, 스미토모 상사, 소프트뱅크 그룹 등 대형기업을 겨냥했다.
한 예로 미쓰이 후도산으로부터는 자사주 매입과 순환출자 축소 등을 끌어내며 단기간에 10%의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일부 펀드는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 시작한 49건의 투자는 손실을 보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주주보다는 직원과 경영진을 우선시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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