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페이스X, '러군 활용 우려' 속 미승인국서 스타링크 제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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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인도 방문시 스타링크 사용승인 논의·우주 스타트업과도 회동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인공위성 발사 장면[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스페이스X가 미승인 국가에서의 스타링크 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최근 수단·짐바브웨·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스타링크 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지역 이용자에게 접속 중단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 측은 해당 지역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달 말까지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국가가 승인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스타링크 사용은 서비스 조건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로밍서비스는 일시적인 여행·이동을 위한 것이라면서, 2달 넘게 서비스 등록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조치는 WSJ이 우크라이나 전장의 러시아군 등이 현지 당국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를 사용하는 등 암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이후 나왔다.
존 플럼 미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는 최근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사용을 막기 위해 관계 당국이 협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암시장을 통해 장비를 구매하는 데 아무 문제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저지구 궤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위성을 배치하고 이를 이용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자들은 피자 박스 크기의 장치를 구매한 뒤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가 불가능한 시골 지역 등지에서도 손쉽게 인터넷을 쓸 수 있다.
합법적으로 스타링크를 사용하려면 현지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72개국 정도가 이를 승인한 반면 인도·러시아·중국과 아프리카 다수 국가는 미승인 상태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서비스 승인지역에서 장비를 구매하고 로밍 서비스에 가입한 뒤 미승인 국가에서 사용하는 경우로, 세계적으로 수천 명이 이러한 식으로 규제를 우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모잠비크 등지에서는 서비스 개통을 대행해주는 중개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인해 인터넷 접속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단에서는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의 스타링크 사용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스타링크가 없을 경우 2달 넘게 통신이 끊긴 상태에 있는 수단인 수백만 명의 생명줄도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수단에서 우간다로 망명한 한 의료종사자는 스타링크가 수단에 남아있는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호소했다.
구호단체들은 스타링크 접속이 안 되면 해외 친지들이 수단으로 보내는 온라인 송금도 막히는 만큼 이로 인해 다수의 아사자가 나올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다음 주 인도 방문을 계기로 인도와 스타링크 승인 문제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스타링크는 2021년 인도에 전액 출자한 완전 자회사를 세웠지만, 아직 당국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의 인도 진출도 논의할 전망이며, 스카이루트에어로스페이스 등 인도 우주 스타트업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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