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제르소 없는 인천, 답답한 경기력…무고사는 슈팅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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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감독 "제르소 빨리 돌아왔으면…공수 밸런스·조직적 플레이 붕괴"
무고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제르소의 공백을 절감했다.
인천은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인천은 제대로 된 공격 작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포항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에만 급급했다.
인천은 이날 슈팅 5개를 기록했다.
이 중 이승우(수원FC), 일류첸코(서울)와 함께 올 시즌 가장 많은 득점(9골)을 기록한 무고사가 날린 슈팅은 단 하나도 없다.
무고사가 이날 팀 동료에게 패스한 횟수도 9번에 불과했다.
득점의 핵 무고사에게까지 공이 투입되지 않으면서 무고사의 존재감이 완전히 지워진 셈이다.
무고사에게 공이 도달하지 않는 건 이날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지난 19일 김천상무와의 코리아컵 16강전에서도 무고사는 후반 45분에서야 헤더로 이날 경기 첫 슈팅을 시도했다.
조성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전에서는 첩첩산중으로 크로스까지 실종(0회)됐다.
인천은 미드필더를 통한 유기적인 패스도, 측면을 활용한 공격 전개도 전무했다.
키 패스 역시 1회에 그쳤다. 14개를 기록한 포항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이날 경기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요니치, 델브리지, 김도혁, 신진호 간 패스가 가장 많았다.
포항의 일방적인 공세를 막아내는 상황이다 보니, 인천 수비진과 중앙 미드필더의 볼 터치 빈도가 많은 건 당연하다.
그러나 미드필더진에서 전방으로 공을 배급하려고 할 때마다 상대에 차단되거나, 성급하고 부정확한 패스로 그냥 공을 흘려보내며 스스로 흐름을 끊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포항이 정재희, 김인성을 활용해 인천의 오른쪽 뒷공간을 계속 허물어낸 뒤, 정확한 패스로 인천을 좌우로 흔들며 공격 활로를 찾아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제르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르소의 공백을 절감하는 인천이다.
제르소는 지난 17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오른쪽 발등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라운드 복귀까지는 한 달 넘게 걸릴 걸로 보인다.
제르소는 엄청난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수비 라인을 단번에 허물어내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제르소에게 수비가 딸려 가면, 무고사는 중앙에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공간을 점유할 수 있었다. 최우진과 같은 윙백에게도 측면을 활용할 틈새가 만들어졌다.
또 제르소는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손쉽게 벗겨낸 뒤 전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무고사에게 볼을 배급하기도 했다.
공격의 활로를 뚫던 제르소가 빠진 인천은 전방으로 공을 배급할 틈새를 전혀 찾지 못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역시 제르소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조 감독은 "제르소는 매 경기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고, 득점을 시도하는 선수였다"며 "제르소가 있을 때도 그의 상당한 역할과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제르소가 없으니 그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울상지었다.
그러면서 "제르소가 빠르면 한 달 뒤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달 안에 빨리 돌아왔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조급한 마음을 드러냈다.
조성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다고 제르소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하위권 팀들의 승점 차가 매우 촘촘해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도,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리그 5경기에서 3무 2패로 승리를 낚지 못한 인천은 6위 광주FC(승점 22), 7위 FC서울(승점 21)에 이은 8위(승점 20)에 머물러 있다.
9위 대구FC, 10위 제주 유나이티드와는 승점 차 없이 다득점에서만 앞서 있을 뿐이다.
앞으로의 경기 일정도 험난하다.
26일 치르는 19라운드는 부담스러운 제주 원정 경기다. 사흘 뒤인 30일엔 리그 4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원FC를 상대해야 하고, 내달 5일에는 3위 김천과 격돌한다.
조성환 감독은 인천 축구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선수단에 주지하고 팀을 정비할 계획이다.
조 감독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 붕괴를 짚은 뒤 "공격과 수비 모두 조직적이어야 하는데, 욕심을 부리다 보면 포지셔닝과 간격이 무너진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팀 방향성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해야 할 것 같다"고 선수단에 메시지를 던졌다.
포항전에서 올 시즌 마수걸이포를 넣고도 팀 패배로 웃지 못한 김보섭은 "감독님께서 전지훈련 당시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플레이를 강조하셨는데, 이 방향성에 대해 선수들이 망각한 것도 사실"이라며 "김천과 코리아컵이 끝난 뒤 다시 팀 미팅을 했지만 여전히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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