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약 허위제보' 국정원 정보원, 무고 혐의 무죄…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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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필로폰 투약 등 혐의로 징역 3년
서울서부지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마약 밀반입을 허위 제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정보원 정보원이 마약 밀수와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21일 손모(55)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무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사기·변호사법 위반·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과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 6천60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손씨는 50대 남성 A씨를 비롯한 두 명의 연락처를 필리핀 마약상에게 건넨 뒤 이들에게 국제 우편으로 마약을 보내도록 해 밀반입 혐의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손씨의 제보로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지난해 6월 인천지검에서 구속기소돼 약 3개월간 수감생활을 했고 나머지 1명인 B씨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B씨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은 손씨가 허위 제보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B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인천지검도 A씨를 석방하고 서부지검으로부터 손씨의 무고 혐의와 관련한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전면 재검토한 뒤 지난해 10월 A씨에 대한 공소 취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손씨)이 공소사실과 같이 필리핀에 있는 마약 판매상과 공모해 속칭 "던지기"를 한 다음 이를 제보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점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검찰이 제시한 사실관계만으로는 피고인이 무고할 동기가 빈약하고 다른 동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건과 관련한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간접 증거들을 살펴볼 때 손씨가 필리핀 마약상에게 A씨 등의 인적사항을 제공했다는 점을 증명할 자료가 없는 등 혐의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에 등록된 민간인 정보원으로서 주로 해외에서 마약류 위반 관련 정보를 수집해오고 있었는데 이러한 범죄 첩보가 항상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그 신빙성은 국가정보원이나 수사기관에서 최종 검증할 책임을 부담할 뿐 피고인이 입수한 첩보의 진실성을 스스로 검증할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무고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손씨가 수사나 형사재판을 받게 된 이들을 상대로 수사기관, 재판부와 친분을 내세우면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에 등록된 정보원이라는 신분을 악용해 마치 국정원 직원인 것처럼 수사기관을 기망하고 나아가 제삼자가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협상을 시도했으며 필로폰 수입·매매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마약 범행을 저질렀다.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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