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판 커진 與 전대…한동훈 대세론 시동에 비한 당권주자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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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통령 통화공개" 반윤색채 덜기 시도…친윤 "대통령 이용하는 것"
나경원 TK서 당심 공략, 원희룡 당정일체론, 윤상현 "韓 총선책임론" 직격
한동훈·나경원·원희룡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최평천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다자구도로 판이 커지면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균열이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결선투표를 통해 1등 주자의 독주를 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세론에 시동을 걸려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를 깨뜨리려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등 비한(非韓) 주자들의 대결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자신의 약점으로 지목돼온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도 전화해 출마 결심을 밝히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격려를 들었다"고 공개하고, 친윤계 의원들에게까지 지지를 요청한 것은 자신의 반윤(반윤석열) 색채를 덜어내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있다.
친윤계와 대립하고 대통령과의 갈등이 부각되면 당심 대결에서 밀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80%를 반영해 대표를 선출한다.
하지만, 친윤계 그룹 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통화에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친윤계 의원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덕담도 아니고 의례적인 말을 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 것처럼 이용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한 전 위원장은 "원외 대표 한계론"을 극복할 원내 세력화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 지원을 위해 대변인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비한 전선"을 구축한 당권 주자들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TK)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과 연달아 만난다. 당원 비중이 높은 TK에서 당심을 끌어모으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 전 위원장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던 홍 시장과의 만남 역시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출마 선언에서 "당정 일체론"을 내세우며 한 전 위원장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맡았던 원 전 장관은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의 지원과 대권주자급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전 위원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한 전 위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는 같은 날인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것도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비윤계로 평가받는 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부각하며 집중 견제에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한 전 위원장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들리지 않는다"며 "총선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2개월 만에 다시 대표로 들어오겠다고 하는 데 이럴 거면 왜 사퇴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당권 주자들의 "한동훈 견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권주자 1위를 차지한 한 전 위원장의 경선 과반 득표를 저지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선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과의 양자 대결이 이뤄지면 "비한 연대"가 구축돼 1차 경선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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