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협 회장·전공의 대표 빠진 범의료계 조직…국면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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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의협 회장 빠진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출범
전공의 대표 "거부" 속 올특위 오는 22일 첫 회의…"휴진 등 논의"
범의료계 대책위 출범 앞두고 의료계 내부 진통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권지현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불통" 논란을 빚었던 임현택 회장을 제외한 범의료계 조직을 구성하면서 의정갈등 국면이 전환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의료계 전체를 아우르는 공식적인 단일 조직이 형성된 셈이지만, 전공의 대표가 여전히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의사협회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연석회의 결과, 공정위 조사, 특위 구성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4.6.20 [email protected]
◇ 의료계 "공식적인" 채널 일원화…의정대화 속도 날까
20일 의협은 사태 해결을 위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올특위)를 출범하고 의대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등 각각의 대표 3명을 공동위원장으로 삼기로 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고, 전공의 대표 자리는 공석이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범의료계 협의체 공동위원장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우선 정부에 한목소리를 내는 "공식적인 조직"이 형성됐다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의협은 대한의학회, 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과 연석회의를 개최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따라다녔다.
더욱이 임 회장이 지난 18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깜짝 선언한 것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임 회장의 돌발 발언을 두고 의대 교수는 물론 지역 개원가에서도 "금시초문"이라고 반응하면서 내부 결속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가 공식적인 위원회로 단일대오를 갖추면서 정부와의 대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의료계에 한목소리를 내라고 거듭 요구해왔는데, 의료계와의 소통 채널이 단일화되면서 양측이 마주 앉을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전공의들이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는 건 의협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전공의들의 참여가 불투명한 탓에 올특위가 "의료계의 구심점"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공전할 가능성이 있다.
브리핑하는 최안나 대변인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출범 등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6.20 [email protected]
◇ 의협, 전공의 몫 비워두고 대기…박단 비대위원장 "거부" 의사 표명
현재 의협은 올특위 공동위원장에 전공의 몫을 비워두고, 의사결정 역시 만장일치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공의들에게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저희가 올특위의 모든 결정을 왜 만장일치로 하겠다고 하겠느냐"며 "전공의들이 이런 논의 구조에 안 들어오는 게 그동안 (자신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은 "2020년 의정 협의에 대해 (전공의들의) 오해가 있어 이번에는 전공의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해 만장일치로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와 협의하든, 투쟁을 지속하든 올특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대전협에 공문을 보내는 등 다양한 채널로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답을 받진 못했다.
더욱이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은 "거부" 의사를 재표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대교수·전공의·의협 "범의료계 특위" 구성…의정대화 열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전일 입장문으로 갈음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적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입장문은 전날 SNS에 의협의 범의료계 조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글이다.
그는 전날 SNS에 "현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들이 의협에 우호적이지 않은 건 앞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했던 2020년 당시 의정 협의와 관련한 기억이 있어서다.
당시 최대집 의협 회장이 전공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같은 해 9월 4일 정부와 합의를 맺고 상황을 종료시킨 뒤 의사들 사이에 "세대 갈등"이 격화했다.
올특위는 묵묵부답인 전공의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오는 22일 첫 회의를 열어 무기한 휴진 등 구체적인 대정부 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대변인은 "앞으로 올특위가 정부와의 협상 또는 투쟁 방향을 다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22일에 회의를 하고 전공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분들의 몫은 계속 남겨놓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지금이라도 입장 변화를 보여준다면 우리나라 의료 환경이 어떻게 가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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