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부, 남중국해 中-필리핀 충돌에 "엄중 우려"…中대사관 "망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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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규칙 기반 해양질서 유지 중요"…중국 "언행 신중하길"
中, '남중국해 외국인 구금' 천명 후 필리핀과 분쟁해역 첫 충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정부는 최근 중국과 필리핀 선박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에서 충돌해 필리핀측이 피해를 본 데 대해 19일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최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특히 필리핀 선원의 부상을 초래한 위험한 행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이용하는 주요 국제항행로인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안정·안전 및 규칙 기반 해양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험한 행동"의 주체인 중국을 특정해 명시하지는 않았다.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도 전날 소셜미디어에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실었다.
이에 주한중국대사관은 이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한국측 공개 망언(妄議)" 관련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고 한국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했다며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며 엄중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한국은 남중국해 문제 당사자가 아니지만 근래 빈번히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래라저래라하면서 중국 국민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남중국해의 평화·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중한 관계 발전에는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대사관은 "중국 측은 한국 측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언행을 신중히 하며, 실제 행동으로 중한 관계 국면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지난 3일에도 별도 입장문에서 한미일 3국의 대만·남중국해 문제 관련 입장 발표에 대해 감정 섞인 단어를 사용하며 반발한 바 있다.
지난번 입장문 제목에는 "잘못된 논의(言論)"라는 표현이 쓰였지만, 이날엔 "망언"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주재국 외교활동에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해군이 지난 17일 세컨드 토머스 암초 상주 병력에 대한 인원교대·재보급 임무를 하던 중 중국 해경선의 의도적인 고속 충돌로 수병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지난 15일부터 남중국해에 진입하는 외국인을 구금하기로 한 방침을 천명한 이후 분쟁 해역에서 처음으로 필리핀과 충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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