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테일러 스위프트 "또 한 명의 여자가수가 되고 싶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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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음악·인생 철학 담긴 어록집 출간…"내가 한 모든 일은 팬을 위한 것"
영화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 속 한 장면
[CJ CG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또 한 명의 여자가수가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뭔가 남다른 점이 있기를 바랐어요. 저의 경우 그게 곡을 쓰는 능력이어야 한다는 걸 알았죠."
이 시대 최고의 팝스타, "타임" 선정 2023년 올해의 인물,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상" 네 차례 수상, 빌보드 차트 줄 세우기, 공연을 여는 도시마다 경제적 효과를 일궈내는 "스위프트노믹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여느 가수라면 평생 한 가지도 달성하기 어려운 일들을 발매 앨범마다 해내는 스위프트가 자신의 어록을 엮은 책을 출간했다.
신간 "테일러 스위프트"는 스위프트와 관련해 국내에 출간된 첫 책이다. 이 책에는 스위프트가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 논란과 어려움을 딛고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하는 모습, 고양이를 돌보는 인간적인 모습 등이 세세하게 담겼다.
1989년생인 스위프트는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소녀였다. 우상이던 컨트리 음악 가수 페이스 힐을 따라서 가족과 함께 내슈빌로 이사했는데, 기타를 연주하며 자작곡을 부르는 모습이 음반 제작자의 눈에 띄어 빅 머신 레코드와 계약했다.
2006년 나온 스위프트의 첫 앨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는 컨트리 음악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2집 "피어리스"(Fearless)의 성공으로 컨트리를 넘어 대중에게도 인기를 끌었고, 4집 "레드"(Red)부터 본격적으로 팝 음악을 선보였다.
테일러 스위프트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위프트는 8집 "포크로어"(Folklore), 9집 "에버모어"(Evermore), 10집 "미드나이츠"(Midnights), 올해 4월 내놓은 11집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에 이르기까지 발매하는 앨범마다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시작한 투어 콘서트 "에라스 투어"는 대중음악 역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3천805억원)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이 책은 스위프트의 말을 데뷔 이후부터의 일화, 뮤지션으로서의 고민, 음악 산업에 대한 인식 등으로 나눠 보여주면서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렸다.
스위프트는 "평범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두렵다"거나 "10분 간격을 두고 40만번쯤 저 자신을 의심한다…내가 지겨워지면 어쩌지, 이런 전반적인 생각들"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들려줬다.
또 "저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말로, 정말로 사랑에 빠지면 얘기가 다르다. 그럴 때 저는 터무니없이 멍청해진다"고 연애관도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완벽한 사랑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실제로 오래 연애하면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게 무척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예쁘고 반짝거리고 동화 같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실적인 면모도 보였다.
스위프트가 들여다본 사랑은 비단 남녀 간의 연애에 한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했던 모든 일들은 팬들을 위한 것"이라며 팬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신간 '테일러 스위프트'
[마음산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책에는 스위프트가 어려움을 대하는 솔직한 자세와 직접 밝힌 정치적 소신도 소개됐다.
그는 명성을 얻은 뒤 따라온 괴로움을 "평판"이라는 뜻의 앨범 "레퓨테이션"(Reputation)을 만들며 해소하거나,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이 자신을 "뱀"이라고 부르며 비방하자 되레 뱀을 뮤직비디오에 등장시키며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스위프트는 "여러분은 자기의 선택으로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고 여러분 등 뒤에서 오가는 속삭임은 여러분을 규정하지 못함을 알기 바란다"며 "자기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결정하는 사람은 오로지 여러분 자신"이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나라가 우리 시민을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LGBTQ 성소수자들이 동성애 혐오자나 트렌스젠더 혐오자인 고용주나 집주인의 손에 삶의 뿌리가 뽑힐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며 "우리의 법이 시민을 평등하게 대우하도록 전국적인 차원에서 요구함으로써 우리의 자긍심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우리는 금세 지나갈 행복한 순간을 위해서 사는 거예요. 행복은 상수가 아니에요. 우리는 간혹 행복을 살짝 엿보고 지나가듯 체험하게 되죠.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요."
테일러 스위프트 지음. 김선형 옮김. 마음산책.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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