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협 총궐기대회서 "휴진율 50%" 주장…"27일부터 무기한 휴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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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범대위 구성 중…전공의 대표에 공동위원장 제안"
의사들 "전문가인 의사에 귀 기울여야", "정부 정신 차리게 하자" 성토
시민들 "양심 없어 보인다" 싸늘…"의사 수 늘리는 게 능사 아니다" 의견도
의사 총궐기대회 참가한 학부모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주도로 개원의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의대생 학부모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24.6.1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권지현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집단휴진을 강행하며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며 "정부의 폭정에 맞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대한민국 의료를 반드시 살리자"고 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이날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전공의와 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 등 3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전국에서 집단휴진을 강행하는 동시에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는 오늘 아침에도 압박만 하고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며 "지금처럼 정부가 전혀 바뀌지 않고 위협, 협박만 하면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휴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협은 의대교수단체 등과 협의해 범의료계대책위원회 출범을 준비 중이다.
최 대변인은 임 회장과 함께하는 범대위 공동위원장 자리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며 "같이 의료정상화를 논의하자고 (제안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범대위 구성과 회의 일정은 오는 20일 발표한다.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열린 여의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각 지방자치단체에 휴진하겠다고 사전에 신고한 의료기관은 전체 3만6천371곳(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에 그쳤다.
다만, 의협은 ARS, 네이버 휴진 설정 등을 고려해 자체 파악한 결과 휴진율이 50% 내외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총궐기대회 참석자는 4만명이라고 밝혔는데, 이 역시 5천∼1만2천명 수준이라는 경찰 추산치와는 차이가 컸다.
의협은 "대정부 요구사항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했으나 정부에서 이를 단칼에 거절했고, 더 높은 수위의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며 "국민들 앞에 송구하지만, 불가피한 단체행동이 의료를 살리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앞쪽에서는 "준비 안 된 의대 증원 의학교육 훼손한다",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붕괴한다" 등이, 뒤에서는 전공의 후원을 위한 계좌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대한민국 의학교육 근조"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건 이도 보였다.
임 회장은 집회에서 "정부가 의사를 노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존중하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폭압적인 정부가 의사들을 전문가로, 생명 살리는 소중한 존재로 대우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정부 관료들이 의사들을 공공재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의료의 90%는 사유재산"이라며 "정부는 의사가 공공재라는 망상으로 자기 직업을 선택할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고 매일 초헌법적 명령을 남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사는 주6일(근무)이 당연한 미친 나라에서 국민들은 주4일제를 논의하는 위원회를 만든다고 한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말기성인병 환자가 돼가는 의료시스템을 "2천명 증원" 정책으로 회복불능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참석한 임현택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유발언 순서에서는 의대생과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나와 "정부는 저희 자녀들에게 1학기가 다 지나도록 휴학 승인도 안 해주고 유급도 안 시킨다며 돌아오라고 협박하고 있다. 부실의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냐"라며 분노했다.
그는 "폭발적인 2천명의 정원 확대는 필연적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크게 떨어트릴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은 더는 대한민국에서 각자 꿈꿔온 의사의 길을 걷지 못할 것이라는 좌절감에 무거운 결정을 내렸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또 다른 자유발언자로 나선 개원의 성세용 씨는 "말도 안 되는 수가로 인해 여기저기 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있다"며 이를 추진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파면하자고 주장했다.
집회 도중 노래 공연에서는 "의새"를 의미하는 새 모양의 가면을 쓴 밴드가 나와 연주했다.
의새는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일부 의사들은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브리핑 중 "의사"를 의새로 들리게 발음한 것을 비꼬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의사와 새를 합성한 사진을 올리는 "의새 챌린지"를 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를 바라보는 시민의 반응은 대체로 차가웠지만, 일각에서는 양적으로만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있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30대 A씨는 "휴진하고 총궐기대회 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피부과나 성형외과 가면서 정부를 탓하는 것이 양심이 없어 보인다"며 "적법하게 증원이 이뤄진 것이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의협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의사들이 끝내 불법 집단휴진에 들어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내팽개쳤다"며 "불법행위를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집회장 인근에서 만난 다른 30대 직장인 B씨는 "소아청소년과나 흉부외과 같은 데로 유도할 정책을 해야지 양적으로만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의사들의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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