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맺으면…"전 분야서 장기 협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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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방북 통해 체결 전망…24년만에 관계 업그레이드
한러관계보다 심화 평가…"동맹"은 아니어서 "자동군사개입" 합의는 없을듯
지난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김효정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19일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예상대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으면 양국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방북 기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국가 간 파트너십에 붙이는 명칭의 하나다.
국가별로 즐겨 붙이는 표현이 다르고, 국가관계에 위계를 세울 우려가 있어 한국을 포함한 각국은 대개 이런 표현에 있어 명시적 순위를 매기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적으로 동반자 관계→포괄적 동반자 관계→전략적 동반자 관계→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포괄적 전략 동맹관계 순으로 파트너십의 강도가 세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맺을 때 "우호협력 관계"(1992년)→"21세기를 향한 협력 동반자 관계"(1998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3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8년)의 단계를 밟았다. 한국과 미국은 가장 강한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다.
러시아의 대외 관계 수준은 크게 선린우호관계→협력관계→전략적 동반자 관계→전략 동맹으로 나뉜다.
북러는 2000년 2월 "친선 및 선린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24년 만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관계가 크게 격상되는 것이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기존 선린우호 관계를 수직 상승시켜 양국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서 "동반자"는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우호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미를, "전략적"은 개별 사안을 넘어 장기적, 큰 틀의 협력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포괄적"은 일반적으로 양측이 범위와 깊이의 차원에서 제한 없이 협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면 장기적으로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은 북한을 조약을 통해 맺어진 특수한 양자관계로 봤는데 이제는 정상 국가로 인정하고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관계를 규정한다는 의미도 있다.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로는 베트남, 이집트, 몽골, 남아공 등이 있다. 중국과는 "신시대 전면적·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모두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표현을 핵심에 뒀지만, 어떤 수식어가 붙느냐에 따라 미세하게 관계 설정을 달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한국과는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는데, 북한에 대해선 "포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 점에서 북러관계가 한러관계보다 협력 수위가 높다고도 볼 수 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포괄적"이란 표현에 대해 "경제는 물론 군사분야까지 포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포괄적 전략 동반자라는) 명명으로 인해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들어갈 가능성은 오히려 차단됐다"고 현 위원은 해석했다. 북한을 일반적 외교관계의 틀 속에 포함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엔 아니지만 추후 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
두진호 실장은 "한국보다 높은 북러관계 형성을 통해 북측 기대에 충족하고, 향후 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한 중간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한러 교역액이 북러 교역액보다 월등히 큰 현실 등을 고려할 때, 관계 명칭만으로 한러관계와 북러관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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