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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imazine] '환상의 낙원' 사이판·티니안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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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31 회 작성일 24-06-13 08: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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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바다색 티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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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안 타가비치[사진/백승렬 기자]

(티니안=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티니안섬은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서태평양의 보석 같은 섬이다.


사이판보다 조금 작은 티니안섬은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남서쪽으로 10여 분 날아가면 도착한다.


바다색이 연두, 초록, 남색 등 다양한 빛깔을 내는 타가비치, 타촉냐비치, 캐머비치 등 비치들이 즐비하다.


관광객들은 깨끗하고 수심 낮은 해변에서 스노클링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긴다. 산호 백사장 출루비치, 천연분수 블로홀 등 자연 그대로인 볼거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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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안 타가비치[사진/백승렬 기자]

◇팔색조 바다색을 가진 해안이 즐비한 티니안


타가비치는 티니안에서 사랑받는 일몰 감상 포인트이다.


현지인들의 편안한 놀이터로 해안가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예전에는 고대 차모로족의 족장이었던 타가와 그의 가족만 들어갈 수 있었던 왕족 전용 해변이었다고 한다.


작고 아담한 규모에 모래사장 뒤로 절벽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작은 백사장에 내려서면 마치 프라이빗 비치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절벽 아래 작은 동굴 안에 돗자리를 깔고 앉으면 햇빛을 피할 수 있다.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 쪽 난간은 천연 다이빙대이다.


아이들은 바다에서 물놀이하다 이곳에 올라와 에메랄드빛 바다를 향해 풍덩 몸을 던진다.


다이빙대 옆 절벽에서는 다른 아이가 낚시하고 있다.


타가비치 남쪽으로는 수심이 얕고 고운 모래로 둘러싸여 있어 스노클링과 체험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타촉냐 비치가 있다.


산호세 마을과 타가 비치 사이에 있는 캐머 비치는 아담한 규모의 해변으로 바다 위로 튀어나온 난파선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에는 샤워 시설과 바비큐 그릴이 준비되어 있어 현지인들의 파티 장소로도 인기가 있다.


섬 북서쪽에 있는 출루 비치는 산호초와 산호모래로 이루어졌다. 백사장의 모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를 닮아서 별 모양이 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944년 미국 해병대가 티니안 상륙 장소로 이용했던 해변이어서 랜딩 비치라고도 부른다.


롱 비치는 섬의 동쪽에 있는 작은 해변으로 인적이 드물어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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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산호세마을과 티니안 항구, 타가비치의 티니안 조형물, 타가비치에서 낚시하는 아이들[사진/백승렬 기자]

◇티니안의 중심 산호세 마을과 고대 유적 타가 하우스


섬 남서쪽 있는 산호세 마을은 17세기 말 스페인 통치 시대에 만들어진 도시로 티니안의 중심이다.


마을 앞에는 티니안 항구가 있다.


스페인 통치 시대에 세운 높이 20m의 산호세 교회 종탑은 태평양전쟁 당시 포격으로 종탑 일부분이 파괴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산호세 마을 앞 항구 서쪽에는 거석 유적지 타가 하우스가 있다.


초기에 돌기둥은 높이가 약 4.6m이고 각 기둥 꼭대기에는 반구형 돌이 놓여있었으리라 추정된다.


지금은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쓰러져 있는데 모두 지진으로 무너진 것으로 추정한다.


타가 족장이 근처 채석장에서 바위를 캐서 그가 사랑하는 로타섬 출신의 여인을 위해 이 구조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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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가 하우스[사진/백승렬 기자]

◇천연분수 블로홀과 전망 좋은 자연환경


섬의 북동부 해안에는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분수인 블로홀이 있다.


해안이 구멍이 많은 산호초로 이루어져 있어 파도가 부딪칠 때마다 구멍으로 물줄기가 높이 분출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파도가 거셀 때는 물줄기가 무려 10여 미터 가까이 솟아오르며 큰 소음을 만들어 낸다.


우시 십자가 곶은 섬 최북단에 위치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손에 잡힐 듯 사이판섬이 가깝게 다가온다.


사이판과 티니안 사이의 거리는 5㎞ 정도지만 두 섬 사이의 조류는 매우 거칠다.


섬 남단 높은 곳 구릉지에는 캐롤리나의 라임스톤 포레스트 트레일이 시작하는 곳에 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에서는 티니안섬 서쪽 해안을 바라볼 수 있다.


도보여행 코스인 이곳은 마치 정글을 탐험하는 듯한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길을 걸으면서 남쪽 해안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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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출루 해변, 천연분수 블로홀 [사진/백승렬 기자]

◇태평양 전쟁의 상흔


산호세마을 북쪽 티니안비치 인근에는 강제징용으로 끌려와 희생당한 한국인을 위한 "평화기원 한국인 위령비"가 있다.


"그날 무명으로 떨린 오천의 꽃떨기 백의의 아들 딸들이 여기 누워 있다."라고 시작하는 위령비문이 한국인 희생자들의 한을 위로하고 있다.


일본은 2차대전 패망 시기 북마리리아 제도에서 강제 징용한 한국인 1만여 명을 학살하거나 강제 자살시켰다.


일본 군사기지가 많았던 이곳엔 사이판보다 많은 한국인 징용자가 있었다. 당시 티니안에서 학살당한 한국인 노동자만 5천여명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한국인들은 특유의 성실성을 보이며 현지인들과 결혼해 정착하게 된다.


성진호 티니안 한국문화원장은 "현재 티니안 인구 3천여 명 중 5~10% 정도가 한인의 후예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섬 북쪽 구역에는 2차대전 당시 원자폭탄 보관소였던 원자폭탄 적하장 터, 폭격으로 폭발한 연료탱크 등 태평양 전쟁의 아픈 상흔이 남아 있다.


또 노스필드 활주로 서쪽 끝에는 관제탑과 비행장 관리 행정건물, 방공호 등이 있다.


2차대전 당시에는 6개의 활주로가 건설됐는데 지금은 2개의 활주로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정글로 덮여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 미군이 상륙한 출루 해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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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평화기원 한국인 위령비', 원자폭탄 보관소, 2차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실어 날은 활주로, 일본군 해안포 [사진/백승렬 기자]

◇뉴욕 같은 도시계획과 매운 고추 음식문화


1944년 티니안섬을 점령한 미군은 해군 건설 대대를 동원해 제2차 세계 대전 중 가장 큰 공군 기지 건설했다.


이 기지는 2.6㎞ 길이 6개의 활주로, 수백 대의 B-29 및 기타 항공기를 보관하는 하드스탠드 등을 갖추고 있다.


섬의 모양이 뉴욕 맨해튼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도시 곳곳에 맨해튼의 거리와 공원 이름을 붙였다.


브로드웨이는 섬 중심부를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길로, 섬 남쪽 끝에서 북쪽까지 시원스럽게 뚫린 도로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섬 곳곳을 쉽게 훑어볼 수 있다. 곧게 뻗은 뉴욕 브로드웨이를 닮았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였다.


이밖에 8번가(할렘가), 센트럴 파크 등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작지만 아주 매운 고추인 도니살리의 세계 최고 자연산 생산지가 티니안이다.


도리살리는 인공재배가 잘 안된다.


"살리"라는 새가 고추를 먹고 섬 곳곳에 배설해서 싹튼 것을 자연에서 수확한다.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 이 작은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는 향신료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 수출한다.


매년 2월이면 티니안섬 전역에서 핫 페퍼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 동안 참가자들은 원주민 차모로족과 캐롤리니안족의 다양한 음식과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공예품 전시회와 같은 볼거리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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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맨해튼을 연상시키는 티니안 도시계획 설명 표지판, 브로드웨이 거리의 '살리' 새 동상 [사진/백승렬 기자]

◇교통수단 경비행기


티니안으로 가는 교통수단은 현재 경비행기가 유일하다.


예전에는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카지노 관광을 위한 배편이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됐다.


티니안으로 오는 경비행기는 사이판 공항에서 탈 수 있다. 하루 9편 운행된다. 8인승이 가장 큰 비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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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안 공항 착륙하는 경비행기 [사진/백승렬 기자]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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