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밀어서 사직 넘기고 정해영 두들기고…심상찮은 SSG 신인 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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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KIA전서 데뷔 첫 2루타·3루타·끝내기 안타 잇달아 몰아쳐
끝내기 안타에 환호하는 SSG 박지환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부산 사직구장은 6m에 이르는 높은 담장 때문에 KBO리그 모든 구장 가운데 가장 홈런 치기 어려운 곳이다.
작년에는 시즌 내내 63개의 홈런으로 1군 홈구장 가운데 최소였고, 올 시즌은 52개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51개)에 이어 최소 홈런 두 번째다.
그런 사직구장에서 밀어 쳐서 담장을 넘긴다는 건 대단한 힘과 타격 기술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올 시즌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인 박지환(18·SSG 랜더스)은 데뷔 첫 홈런을 사직구장에서, 그것도 밀어 쳐서 넘겼다.
박지환은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4회 롯데 선발 박세웅의 바깥쪽 직구를 공략,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프로 첫 홈런을 "무관심 세리머니"로 대응한 선배들의 장난 때문에 중계 카메라에 "따봉"을 했다가 "따봉 지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만난 박지환은 짜릿했던 프로 첫 홈런의 순간을 더 자세하기 풀어놨다.
SSG 신인 내야수 박지환
[촬영 이대호]
박지환은 "슬라이더가 올 것 같아서 거기에 타이밍을 맞춰서 들어갔는데 직구가 들어왔다. 몸이 반응해서 밀어 쳤는데, 운 좋게 넘어갔다"면서 "우익수가 펜스를 보길래 "펜스 맞으면 3루까지 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이 넘어가서 저도 놀랐다"고 했다.
사직구장 펜스를 밀어서 넘긴 장면에 팀 선배들뿐만 아니라 본인도 놀랐다.
요즘 프로 무대에서 그토록 귀하다는 "우타 내야수"인 박지환은 "중학교 때부터 오히려 밀어서 치는 게 타구 질이 좋았다. 그래도 사직 담을 밀어서 넘길 줄은 몰랐다"며 "첫 홈런은 무조건 (당겨서) 왼쪽으로 칠 줄 알았는데, 오른쪽으로 넘어가니까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군산중과 세광고를 졸업한 박지환은 고교 시절 중장거리 타자로 이름을 떨치며 일찌감치 "야수 최대어"로 대접받았다.
SSG가 2024시즌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지명하며 올해 신인 야수 가운데 가장 먼저 뽑힌 그는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박지환의 끝내기 안타 타격 장면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SG 고졸 신인 야수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건 2001년 정상호(포수), 2004년 외야수 임훈 이후 박지환이 세 번째다.
내야수로 범위를 좁히면 박지환이 구단 최초 사례다.
2루가 주 포지션인 박지환은 주전 2루수 김성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입단 동기인 정준재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정준재는 강릉고를 졸업하고 동국대를 다니다가 얼리 드래프트로 입단해 박지환보다 두 살이 많다.
박지환은 "워낙 준재 형은 아마추어 때부터 잘해서 프로에서도 당연히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저도 준재 형이랑 경쟁해서 이겨야 경기에 뛰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선의의 다툼을 예고했다.
데뷔 첫 홈런을 친 9일 부산 롯데전의 박지환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지환은 11일 KIA전에서는 데뷔 첫 2루타와 3루타, 거기에 데뷔 첫 끝내기 안타까지 터트리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6회 장현식을 상대로 2루타를 터트렸고, 8회에는 KIA가 자랑하는 리그 최강 마무리 정해영을 맞아 2타점 역전 3루타를 날렸다.
그리고 연장 10회 1사 2루에서는 김도현의 공을 공략해 우중간 끝내기 안타를 쳐 팀의 7-6 승리에 앞장섰다.
"오늘 경기는 신인 (박)지환이가 팀을 구했다. 지환이의 맹활약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숭용 SSG 감독의 말처럼, 박지환은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자신 있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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