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KLPGA '사상 첫 4연패' 박민지 "나처럼 아픈 이들 위해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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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통으로 고생 끝 시즌 첫 승으로 대기록…"통산 20승, 올해 안에 이루고파"
우승 트로피 들고 4연패 자축하는 박민지
[KLPG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사상 첫 "단일 대회 4연패"를 달성한 박민지가 우승 상금을 쾌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파72)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4연패를 할 줄 정말 몰랐다. 부담감을 안고 나선 한 주였는데, 해냈다니 좀 미친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최종 3라운드까지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2021년부터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이 대회 정상을 지켜 KLPGA 투어 최초의 "단일 대회 4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이뤘다.
"단일 대회 3연패"도 쟁쟁한 선배들인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과 함께 보유한 기록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박민지가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박민지는 "대회를 앞두고 "4연패 하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 귀로 다 흘렸다. 올해 안 나오던 우승이 이 대회에서 나올리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프로암 때도 정말 못 쳐서 큰일 났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 흘리는 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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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이날 경기 중반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한 그는 "초반에 기다리며 잘 막자는 생각이었는데 퍼트 감각이 너무 안 좋아서 간신히 방어한 것 같다. 심호흡하며 기본을 생각하자고 마음을 다독이며 했더니 마지막엔 다 잘 풀려서 하늘이 도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머리 쪽 신경통으로 고생하며 이번 시즌 초반 휴식기를 갖기도 했던 박민지는 약 1년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통산 19승을 이뤘다.
이날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신경통으로)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캐디(전병권) 오빠에게 다른 선수에게 가라고 했는데…"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민지는 신경통에 대해 "머리를 칼로 쑤신다고 느낄 정도로 통증이 왔다. 스치기만 해도 올 때가 있었다"면서 "바람 부는 날 밖에 나갔을 때 극심히 와서 "평생 야외에 못 나가는 것 아닌가", "골프는커녕 살 수는 있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월부터는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아서 매일 감사하며 살고 있다"는 그는 "무통기"가 있다는데, 오래갈 수 있도록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과 좋은 생각을 하며 살다 보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난을 극복한 박민지의 이번 우승은 "나눔"으로 의미가 더 커졌다.
박민지의 최종 라운드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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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는 첫날 선두에 오른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은 밝힐 수 없지만, 우승 공약이 있다"고 예고했는데, 바로 "기부"였다.
원래 "통산 20승" 공약으로 기부를 생각해왔다는 그는 좋은 일을 빨리하고 싶은 마음과 4연패를 자축하는 의미를 더해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1천600만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제가 아파보니 아픈데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더라"면서 "병원과 어린이, 독거노인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박민지는 우승 상금보다 많은 3억원이라는 두둑한 특별 포상금을 챙겼다.
주최사 셀트리온은 역사적인 기록 도전을 응원하고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도전 정신을 갖고 활동할 수 있게 동기부여 하는 차원에서 이번 대회 개막 직전 박민지의 4연패에 특별 포상금 3억원을 내건 바 있다.
쉽지만은 않았던 시즌 첫 승을 이룬 박민지의 목표는 이제 다시 "1승"이다. 1승을 더하면 박민지는 줄곧 선수로서 목표라고 밝혀 온 "통산 20승" 고지를 밟게 된다.
"퍼트 연습을 좀 더 하면 이른 시일에 20승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 올해 안에 꼭 이루고 싶다"고 의지를 다진 그는 "내년에도 여기서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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