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젠슨 황 "R&D센터 건립" 한마디에 대만 들썩…9개도시 유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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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신 엔비디아 CEO, 컴퓨텍스 "최고 스타" 대접 받아
주가 급등에 세계 13위 부호로 도약…140조원으로 재산 불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홍제성 기자 =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한마디에 그의 고향인 대만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참석차 대만을 찾은 황 CEO가 지난 3일 1천여명 규모의 대규모 연구개발(R&D)·디자인(설계)센터 건립 계획을 밝히자 대만 주요 도시들이 너도나도 "최적지"를 자임하며 앞다퉈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그는 대만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향후 5년 내 대만에 R&D·디자인센터를 건립해 최소 1천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며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매체들은 그가 말한 R&D·디자인센터에 대해 2021년 대만 경제부의 "A+ 산업혁신 R&D 프로그램"에 따라 타이베이 네이후 지역에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AI R&D 센터에 이어 2번째로 건설되는 엔비디아 R&D 센터로 보고 있다.
이 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대만 지자체는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신베이, 타이중, 가오슝 등 총 9곳에 달한다.
직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 후보였던 허우유이 신베이시 시장은 "엔비디아가 신베이시를 선택해주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허우 시장은 신베이시에 대해 "인구가 많고 교통망도 편리한 데다 엔비디아의 중요 공급망 업체 15곳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증손인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도 "타이베이는 엔비디아 센터 건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최상의 조건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부 도시 가오슝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 공장이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며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타이난과 타오위안, 신주현, 타이중 등 다른 지역 역시 저마다 지역적 장점을 부각하면서 엔비디아 R&D·디자인센터의 최적지라고 주장한다.
대만 정부도 엔비디아의 대만 투자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궈즈후이 신임 경제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대만 투자를 환영한다"며 "모든 외국인 투자를 지원하고 전폭적인 지원과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젠슨 황은 컴퓨텍스에 참석한 세계적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CEO 가운데 단연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 격인 가죽 재킷을 입은 채 대학 강연과 전시회 참관, 기자회견 등을 소화하고 있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리고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대만 매체들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앞다퉈 보도하느라 열띤 취재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가 설립한 엔비디아가 AI 칩 선두주자로서 연일 세계 주식시장을 "들었다 놨다"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 중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가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대만계 미국인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1963년 타이베이에서 태어난 황 CEO는 9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1992년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3년 엔비디아를 창립, 30년 만에 회사를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 반열에 올려놓은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황 CEO의 "금의환향"에 대만 재계 총수들도 총출동했다.
지난달 말 대만을 방문한 그는 장중머우 TSMC 창업자 내외, 린바이리 퀀타그룹 회장, 차이밍중 타이완모바일 회장, 차이밍제 미디어텍 회장 내외 등과 만찬을 함께 했다.
린바이리 회장은 컴퓨텍스 전시회에서 황 CEO를 따로 만나 편백으로 제작된 대만산 탁구라켓과 유리 수공예품 등을 선물했다. 탁구라켓 선물은 그가 어린 시절 탁구장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골랐다는 후문이다.
그는 탁구라켓 선물에 만족해하면서 즉석에서 사인을 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대만 언론들은 황 CEO의 개인 재산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젠슨 황이 세계 13번째 부자에 등극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4일(현지시간) 1천166.3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시가총액을 2조8천600억 달러(약 3천928조원)로 불렸다.
이로써 젠슨 황의 개인재산도 1천20억달러(약 140조원)로 늘어나 전 세계 13위의 부호로 도약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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