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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원탐방] 도심속 공원을 거닐다…서울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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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46 회 작성일 24-06-05 08: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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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숲과 호수원·습지원·주제원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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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와 비슷한 양버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호수원 [사진/조보희 기자]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바쁜 일상에 녹색 공간은 짧은 휴식을 제공한다.


빌딩이 즐비한 도시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원에선 계절을 만끽할 수도 있다.


식물원과 공원이 결합된 서울식물원(SEOUL BOTANIC PARK)을 찾았다.


농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서 도시와 공원, 그 속의 자연에 대해 관조하는 시간을 가졌다.


◇ 지하철역을 나오면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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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나루역에서 이어지는 서울식물원 [사진/조보희 기자]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서울식물원은 2018년 임시 개방을 거쳐 다음 해 5월 정식 개원했다.


이제 5주년이 됐다.


몇 년 전 겨울 서울식물원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바깥에선 생동감 있게 식물을 볼 수 없는 계절인지라 온실만 보고 왔다.


왠지 온실이 식물원의 주요시설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꽤 넓은 규모이니 이번에는 구석구석 살펴보리라 마음을 다잡았다.


지하철을 이용해 비교적 가까운 곳을 찾아간다 해도 그곳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은 즐겁다.


마곡나루역에 도착해 지하철역을 나왔다.


늘어선 빌딩들과 그 사이로 길과 잔디밭이 보였다.


바로 앞에 있는 서울식물원 방문자센터에 들르자 직원이 다가와 온실까지 가까운 길로 가면 5분, 꽃이 핀 길들을 따라 천천히 돌아가고 싶으면 15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왕이면 꽃구경을 하면서 가라고 권해줬다.


그 말에 방향을 옆으로 틀었다.


화장한 날이어서 초록이 한눈에 들어왔다.


몇걸음 나서자 잔디밭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반려견을 데리고 주변을 산책하는 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스쳤다.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도 보였다. 눈길이 사람에서 식물로 바뀌었다.


초록색의 뾰족한 잎에 흰 꽃이 달린 백당나무, 빗살무늬가 있는 매력적인 잎에 동그란 모양의 꽃이 달린 설구화가 눈에 띄면서부터는 연신 휴대전화의 사진 촬영 버튼을 눌러댔다.


깔끔하게 정돈된 길, 햇빛을 받아 더욱 생기있어 보이는 식물이 있으니 특별한 목적지가 없다면 무심하게 꽤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온실을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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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원에서 만난 왜가리 [사진/조보희 기자]

서울식물원은 서울의 첫 도시형 식물원을 표방한다.


축구장 70개 크기인 50만4천㎡ 규모다.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열린 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주제원에 속하는 온실과 주제 정원은 유료 공간이다.


매표소 근처에 다다르니 바로 옆 무성한 습지에 핀 수련과 그 사이에 가만히 앉아있는 조류가 인상적으로 보였다.


매표소를 지나자 붉은빛이 매력적인 작약, 보라색 알리움 등이 눈에 들어왔고 그 뒤로 작은 개천이 약간 경사진 곳에 펼쳐져 있다.


개천 가장자리와 그사이에 놓인 돌들이 조경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지구상에 유일하게 한라산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라고 쓰인 솔비나무처럼 큰 나무가 먼저 눈에 띄었다.


정작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여기저기 피어있는 병꽃나무였다.


지금까지 본 병꽃나무보다 잎과 꽃의 색깔이 다양했다.


공원이나 정원은 개인이 가진 식물에 대한 취향을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품종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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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설치작품 [사진/조보희 기자]

온실까지는 아직 멀었다. 볼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온실이 눈앞에 보이지만 가는 길에 숲, 바람, 추억, 치유, 정원사 등 8개의 주제 정원이 펼쳐져 있다.


하나하나의 정원을 샅샅이 살펴봐도 좋고, 가볍게 지나치는 길목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대나무로 만든 미술작가의 설치작품도 보였다.


중간에는 아담한 장미원, 허브원도 있다. 8개의 주제 정원 중 맨 위에 있는 "사색의 정원" 정자 마루에는 내리쬐는 햇살을 피하려는 듯 방문객 20여명이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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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원의 꽃밭 [사진/조보희 기자]

◇ 열대관과 지중해관


온실은 열대관과 지중해관으로 나뉜다.


열대관에선 면적이 넓거나 길고 가느다랗게 뻗은 식물의 잎들이 돋보였다.


걸어 다니는 야자나무라는 별명이 붙은 소크라테아 엑소리자, 열대를 떠올리게 하는 붉은 꽃이 맺힌 헬리코니아 로스트라타, 파인애플·망고·카카오 열매 등도 볼 수 있다.


빅토리아수련은 한여름이 되면 커다란 잎을 자랑할 것이다.


이곳에선 내부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위로 훌쩍 자란 식물의 잎을 감상할 수도 있다.


기다랗게 올라온 식물의 잎들 아래로 시선을 내려보니 노란색 또는 분홍색 옷을 입은 어린이 입장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다음은 지중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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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내부 [사진/조보희 기자]

필자가 지난달 방문했을 때는 옅은 갈색빛의 구조물을 배경으로 "낭만수국전"이 열리고 있었다.


수국 신품종을 연구 개발 중인 전남농업기술원이 매년 서울식물원에서 수국품종전시회를 여는 것이라고 한다.


분홍색, 흰색, 보라색, 연두색의 수국이 전시됐다.


여름꽃으로 꼽히는 수국을 보고 나면 용설란, 덕구리란, 하와이무궁화, 바오바브나무, 올리브나무, 야자나무와 선인장 등을 만날 수 있다.


지중해를 떠올리게 하는 구조물과 시원한 색감의 천 등으로 장식된 온실을 천천히 돌아다니며 식물을 관찰했다.


◇ 농사의 흔적…옛 배수펌프장


호수원·습지원까지…도시의 공원


온실을 나와 원예용품과 도서 등을 파는 매장, 국내외 식물 관련 도서가 비치된 식물전문도서관도 특색이 있어 둘러볼 만하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나오자 복도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온실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필자는 다시 야외로 발걸음을 옮겼다.


콘크리트 구조 위에 목조 건축인 마곡문화관 건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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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문화관 [사진/조보희 기자]

이 지역은 한강 하류에 위치해 홍수 피해가 잦았던 곳으로, 옛날에는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이 있었다.


배수펌프장은 마곡지역이 서울의 마지막 농경지였음을 보여주는 근대문화유산이라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일제강점기 농업 관련 배수펌프장으로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물이다.


이곳에 와서 직접 보니 서울식물원이 있는 마곡은 오랜 농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땅이라는 설명이 더욱 와닿았다.


마곡문화관을 나오자 인근 길을 따라 여기저기서 걷는 이들이 여럿 보였다.


사원증 목걸이를 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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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원을 가로지르는 다리 [사진/조보희 기자]

점심시간에 산책 나온 인근 직장인들 같았다. 호수원을 지나 습지원으로 향했다.


잘 닦인 길옆에는 향기 나는 꽃나무가 식재됐고 관찰데크가 설치돼 있다.


이전보다 호젓한 분위기에서 데크를 걸었다.


흰뺨검둥오리, 해오라기, 물총새, 쇠물닭, 왜가리 등에 대한 설명판이 보였다.


계속 걷다 보니 길 안내판에 한강보행연결교(육교)가 나왔다.


연결교에 갈 수 있는 야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전시 식물에 집중하게 되는 온실을 제외하면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에선 각기 다른 도시의 풍경이 보였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사유할 수 있는 올해의 기획전시도 서울식물원에서 진행 중이다.


"리듬:둘로 존재하는 것으로"라는 주제로 마곡문화관, 온실, 주제원, 식물문화센터 프로젝트홀2 등에서 열리고 있다.


작품에 따라 자연과의 조화를 위한 노력, 독창성과 상상력 등이 느껴졌다.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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