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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매 기준에 대한 짧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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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0 회 작성일 24-05-31 23: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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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생애 첫 주택을 샀습니다.
어느새 나이에 4자가 새겨진 독거노인이라, 자랑은 못 되고요.
안양시 구축 32평 아파트에 천 만원 정도 돈을 들여서 반 셀프 인테리어를 마치고 오늘 드디어 입주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힘도 들고 다양한 일도 많았지만,
이 글에선 제가 아파트를 구매한 기준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16년부터 21년까지 아파트 가격이 미친듯이 올랐고,
22년은 그 여파로 대 조정의 시기가 왔죠.
수도권 기준으로 요즘은 보합세인 곳도 있고, 약간씩 회복하는 동네도 보이고,
전고점에 거의 다다른 곳도 있고, 다양한 상황이 혼재하고 있어 시장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집을 사려고 1년 정도 공부를 해 본 결과 저는 일단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이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변수는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과거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에요.
이걸 알면 정말 떼돈을 벌텐데 그런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있다고 하더라도 왜 남과 공유할까여. 크크
유튜브에 하락론자도 많고 상승론자도 많지만, 결국 판단은 투자자 자신이 하는 것이죠.

다만 자신의 의견이 강할수록 알고리즘신이 그 의견 쪽 영상을 자꾸 보여줄 것이라는 점은 경계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수급이 맞물려서 가격이 결정되므로 자기실현적 예언이 적용되는 시장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전체 시장의 방향을 보아야지 단순한 예상 논리 한 두가지를 가지고 단방향으로 예측하려는 것은 올바르지 않아 보였고요.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저는 결국 리스크 헷징 차원에서 구매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가구 수는 어떻게 변할지 불분명하다는 점
곧 지방소도시는 소멸할 것이지만, 거점도시와 수도권은 더욱 집중화될 수 있다는 점...
적어도 제가 경제활동을 해나갈 향후 20년 정도라면, 수도권 아파트는 멸망하진 않을 것 같다는 판단+
한국의 미래가 어두우므로 현금성 자산이나 한국 주식보다는 부동산과 해외 주식 채권이 안정적일것이라는 생각으로
구매를 결정했고요. 다른 자산과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는 차원에서 부동산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대출받기도 소득조건상 지금이 유리하기도 했고요.

왜 아파트인지, 왜 지금인지, 왜 수도권인지 정도는 설명을 한 것 같네요.

왜 이 동네인지, 왜 이 아파트인지는 몇 가지 기준을 세워서 판단했습니다.
1. 회사에서 차로 도어투도어 맥시멈 50분
- 순환근무, 경기도 남부에 회사가 주로 있어서 출퇴근 용이성 고려.
2. 본가 접근성
- 서울 서남부에 계시는 부모님 집 잦은 방문 고려.
3. 전고점 대비 가격 하락
- 오를 때는 아파트 선호 나래비가 잘 서지만, 하락할 때는 덜 그러한 면이 있다고 저는 배웠어요.
  전고점 대비 30프로 이상 떨어진 경우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떨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런 아파트들을 찾았어요.
4. 전세가율
  - 일정 수준 이상의 전세가율이 받쳐주는 곳은 마찬가지로 가격이 더 떨어지기 어렵고,
    실거주만족도가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호재
- 제가 온 동네는 근처 비선호soc가 있고 지하철도 없고, 바로 옆은 공장부지입니다.
soc는 이전하기로 확약이 되었고, 지하철은 시공을 시작했고, 공장은 이전하여 공터네요.
실사용가치가 올라가면 장기에 부동산 시장이 풀리면 가격에도 반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6. 주차
- 가격이 많이 떨어진 곳은 보통 투자자 물건이 많은 곳이었고, 그래서인지 주차대수가 적은 곳이 많았습니다.
대중교통을 거의 안 타서 주차가 매우 중요했고 지금 아파트는 1.2대는 되어서 스트레스가 심하진 않아보입니다.
7. 결국 제일 중요한건 절대적 가격 그 자체.
뭐니뭐니해도 제일 중요한 것이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싸다고 생각해서 샀습니다.
사실 회사가 판교라 수지나 구성남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전고점이 구매한 아파트랑 비슷한 곳들임에도
수지나 구성남이 5천만원~1억정도 더 비싸더라고요.
수도권 전체를 훑고 결국 제가 살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이 동네에 입성하게 되었네요.
빚갚을 생각하면 머리가 멍하긴 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피지알에 부동산 인사이트 훌륭하신 분도 많으실텐데, 그냥 한 번 주저리 해봤습니다.
대충 보니까 가입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게임사이트가 육아사이트가 되고, 인생얘기하는 사이트가 되고.
참 재미있네요. 오랜만에 "삶에서 처음 느끼는 기분"을 경험하고 이래저래 똥글 하나 올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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