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밸류업 성공한 日…"기업가치 제고 공시기업, 주가 10% 더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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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세미나…"한국도 장기적·일관적 정책 추진해야"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 세미나
[촬영 이동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일본 기업이 미공시 기업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31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보다 먼저 밸류업 정책을 시작한 일본은 이후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개혁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연구원은 발표문에서 "2023년 3월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일본 기업이 미공시 기업과 대비해 1년간 10.5%의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며 "일본거래소(JPX)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밸류업 자율공시를 이행한 일본 기업의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38.03%, 미이행 기업의 상승률은 27.51%였다는 게 이 실장의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10년간 일본 주가 수익률 상승 동인을 분석한 결과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주가매출비율(PSR) 증가폭이 클수록 유의미한 양의 초과 수익률이 관찰됐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즉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수익성·성장성을 개선한 기업의 주가가 올랐다는 의미로 최근 "밸류업 공시"를 시작한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일본의 자본시장 개혁 성공이 단기 정책이 아닌, 오랜 기간 일관적으로 추진된 다양한 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장기적·일관적으로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며, 밸류업 성공을 위해 거버넌스 개혁, 연기금 참여 확대, 세제 개선, 스타트업 육성 및 "좀비기업" 퇴출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로누마 에츠로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 교수는 발표문에서 일본 자본시장 개혁을 2014년부터 크게 네 시점으로 나눠 설명했다.
에츠로 교수는 먼저 2014년 일본판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해 기관 투자자가 기업의 가치 증진과 지속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원칙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2015년에는 ▲ 주주 권리 보장 ▲ 정보 공개 ▲ 이사회 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제정해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한 기업지배구조 원칙을 마련했고, 2021년 개정을 통해 독립 사외이사 비율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2018년∼2020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 구조 개혁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장을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세 등급으로 재편하는 조치였다.
일본 정부는 2022년 4월부터 2023년 8월까지는 기업의 자본 비용 및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이를 공개하라고 권장했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강화 등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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