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FIFA, '파업 경고' 받아…'가혹한 일정' 짠다고 선수협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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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A·FIFpro, "32개 팀 체제" 클럽 월드컵 기획한 FIFA 직격
국제축구연맹 로고
[Keystone via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전 세계 축구 행정을 관장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수협회 측으로부터 파업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선수를 비롯한 축구인들이 쉴 틈이 없는 일정을 강제한다는 이유에서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마헤타 몰랑고 회장은 최근 열린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회의에서 "불과 열흘 전 (일정 문제의) 영향을 제대로 받은 라커룸을 찾아갔다"며 자신이 최근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몰랑고 회장은 "거기서 난 "여기 와서 (선수 권익에 대해) 외치는 건 (나로서는) 기쁜 일이지만, 결국에는 당신들에게 달린 일이다. 어디까지 가고 싶나?"라고 물었다"며 "일부는 "못 참겠다. 차라리 파업하는 게 낫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라커룸에 있던) 또 다른 일부는 "무슨 소용이냐, 난 백만장자지만 돈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그런 얘기를 한 게 선수협회 구성원이 아니었다. 바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조치도 배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라며 이례적 선수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몰랑고 회장을 위시한 PFA는 FIFA나 유럽축구연맹(UEFA) 등 주요 국제기구가 각종 대회 규모를 확대하면서 선수들의 부상 위험과 체력적 부담을 키운다고 규탄해왔다.
FIFpro 역시 이런 맥락에서 FIFA가 기존 방침을 고수한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국제축구선수협회,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FIFA는 세계 각 지역의 클럽들끼리 맞붙는 클럽 월드컵의 규모를 2025년부터 대폭 키운다.
해마다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이 한데 모여 세계 최강 프로축구팀을 가리는 대회였지만 2025년부터는 종전 월드컵처럼 32개 팀이 나선다. 주기도 4년으로 바뀐다.
FIFpro는 이는 선수의 건강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화인데도 선수 측과는 별도 논의가 없었다며 FIFA의 발표 당시부터 강하게 반발했다.
FIFpro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 서한을 보내 이같이 일부 대회를 크게 확대하려면 다른 대회 등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선수와 각국 리그에 새로운 국제 대항전 방식에 적응하도록 강제하는 건 본질적으로 "학대"라는 게 FIFpro 측 입장이라고 BBC는 전했다.
BBC는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레알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을 들었다.
2003년생으로 스무살인 벨링엄이 벌써 통산 출전 시간이 1만8천486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나이의 데이비드 베컴(3천929분)이나 프랭크 램퍼드(6천987분)의 기록을 크게 상회한다.
벨링엄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도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다. 1992년생 손흥민은 지금까지 프로 443경기, A매치 125경기 등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고 가며 공식전 통산 568경기를 뛰었다.
박지성(418경기), 이영표(467경기) 등 이미 은퇴한 선배들보다도 훨씬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마헤타 몰랑고 PFA 회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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