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민희진 해임안' 제동…"배신적 행위여도 배임은 아니다"(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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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일단 대표직 유지…"하이브, 의결권 행사하면 배상금 200억원"
"표절 의혹 제기, 뉴진스 지키려는 것…차별대우 주장 근거없지 않아"
발언하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4.2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한주홍 이영섭 기자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의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민 대표는 일단 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아울러 의결권 행사금지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하이브가 2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정했다.
재판부는 "하이브에 해임·사임 사유의 존재를 소명할 책임이 있지만,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그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인용 이유를 밝혔다.
또 "민 대표에게 그러한 사유가 존재하는지는 본안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주총 개최가 임박해 민 대표가 본안소송으로 권리 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 잔여기간 동안 어도어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손해는 사후적인 금전 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 지분을 팔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모색"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단계로 나아갔다고 보기는 어렵고, 비록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민 대표가 하이브 산하 레이블 걸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일릿의 데뷔를 전후해 대중 사이에서 콘셉트·안무·의상 등이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민 대표로서는 어도어의 핵심 자산인 뉴진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충실의무를 부담한다"며 배임행위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뉴진스 멤버들의 대리인들이 민 대표에게 아일릿의 표절 문제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는 탄원서를 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 등에서 하이브 측을 맹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 "하이브 경영진이나 계열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어도어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민 대표가 시정을 요구한 하이브의 뉴진스 차별대우 문제, 하이브 소속 가수 음반 밀어내기 문제 등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더해 보면, 민 대표가 고의나 중과실로 어도어, 하이브나 계열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도어의 영업실적 등을 고려할 때 하이브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민 대표의 업무 수행을 금지할 만한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31일로 예정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나온 법원의 결정으로 민 대표는 일단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민 대표는 임시주총에서 안건으로 오를 자신의 해임안에 대해 하이브가 찬성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지난 7일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민 대표 측은 지난 17일 심문기일에서 주주간계약상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어도어의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하이브의 중대 이익을 침해할 방안을 강구한다는 하이브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반면 하이브 측은 주주간계약은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배임·횡령 등의 위법행위를 한 경우 등에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어 해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어도어는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이자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이다.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의혹"을 이유로 민 대표를 비롯한 현 어도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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