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저출생 대응…서울시, 3년간 신혼부부 공공주택 4천400호 공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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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세주택 2천396호…아이 없어도 입주하고 출산시 최장 20년 거주
역세권 안심주택 2천호…오세훈 "신혼부부 임대주택 패러다임 바꿀 것"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서울시가 2026년까지 3년간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 4천396호를 공급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동안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으로 국가적 과제인 초저출생 극복을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종합 지원 대책이다.
무자녀 신혼부부도 입주할 수 있게 하고 이후 아이를 낳으면 장기 거주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핵심인데, 2026년부터는 매년 신혼부부의 10%에게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서울시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시청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4.5.29 [email protected]
◇ "장기전세주택Ⅱ" 도입…출산시 최장 20년까지 거주
시는 우선 신혼부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장기전세주택Ⅱ"를 새롭게 도입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2천396호를 공급한다.
오 시장은 과거 "시프트"로 알려진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했는데, 이를 확대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17년간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한 결과, 입주 후 태어난 자녀 수가 다른 유형의 임대주택보다 많다는 점에서 안정적 주택 공급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공공이 매입하는 임대주택인 "매입형"이 1천469호, 공공주택사업자가 직접 건설하는 "건설형" 임대주택이 927호다.
매입형은 올해 7월 모집 공고가 나가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300호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잠실 미성크로바·진주아파트와 자양동 일대에 신혼부부 공공주택이 공급된다.
건설형은 구룡마을 300호, 성뒤마을 175호, 송파창의혁신 공공주택 120호 등을 지원한다.
장기전세주택은 6개월 안에 혼인신고 할 계획인 예비부부나 결혼한 지 7년 이내의 부부가 입주할 수 있고 최장 10년까지 살 수 있다.
모집 공고일 이후 자녀 1명을 낳으면 20년까지 가능하다.
자녀 2명을 낳으면 20년이 지난 이후 집을 시세보다 10%, 3명이면 20% 저렴하게 매수할 권리가 생긴다.
단, 매수 이후 5년 안에 되팔 경우 시세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자녀가 늘어날 경우 해당 단지에 빈집이 있으면 넓은 평수로 이사할 수 있고, 입주자가 원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유자녀·무자녀 부부에 물량 50%씩 배정하며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방 2개 이상 평형을 우선 배정한다.
오 시장은 "신혼부부 임대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꿔보려 한다"서 "기존에는 자녀 수가 많아야 입주에 유리했지만 이제는 아이가 없어도 입주할 수 있고, 이후 출산하면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입주를 위한 소득 기준 완화 역시 추진한다.
전용면적 60㎡ 이하 공공임대주택 신청 대상은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 60㎡ 초과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다. 소유한 부동산은 2억1천550만원 이하여야 하며 자동차(3천708만원 이하) 기준도 맞춰야 한다.
자녀를 1명을 낳을 때마다 재계약 때 적용되는 소득 기준도 20%포인트씩 올라간다.
서울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4.5.29 [email protected]
◇ 역세권 신혼부부 안심주택 2천호 공급
신혼부부를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모델인 신혼부부 안심주택도 2026년까지 2천호 공급된다.
출퇴근 등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역세권 350m 이내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에 마련한다.
시는 6월 중 시범 대상지를 모집해 7월 중 조례와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행정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장기전세주택Ⅱ와 같고 시는 신혼부부 안심주택의 70%를 민간·공공임대로 공급하고 30%는 분양할 예정이다.
공공 임대방식의 경우 자녀를 낳을 경우 20년 거주 후 해당 집을 살 수 있는 우선 매수청구권이 주어진다. 민간은 자녀 출산 시 10년 거주 후 집을 시세로 살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임대료는 민간은 주변 시세의 70∼85%, 공공은 50%다.
분양주택은 시세의 90∼95%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된다.
시는 또 임대보증금이 1억원이 넘을 경우 최대 6천만원의 보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1억원 이하일 때는 4천500만원까지 가능하다.
신혼부부 안심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신혼부부 맞춤형 주거 공간이라고 시는 소개했다. 드레스룸 등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알파룸", 자녀 방이 있고 냉장고·세탁기·인덕션·에어컨 등 빌트인 가전도 설치된다.
이밖에 공동 육아 나눔터, 서울형 키즈카페 등을 설치해 육아 부담도 덜어줄 방침이다.
입주 신청부터 계약, 퇴거에 이르는 전 단계를 안내하고 돕는 "신혼부부 안심주택 종합지원센터"를 용산구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민간 사업자도 지원한다. 용적률과 건폐율을 완화하며 취득세·재산세·종부세를 감면하는 혜택이 제공된다. 최대 240억원의 건설자금에 대해 이자 차액을 2% 지원한다.
사전자문부터 사업계획 승인까지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해 신속 추진한다.
신혼부부 공공주택 4천396호 공급에 쓰이는 예산은 총 8천91억원이다.
한편, 시는 2026년부터는 장기전세주택과 신혼부부 안심주택을 합쳐 매년 4천호씩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 신혼부부가 3만6천쌍이었는데 10%가량 신혼부부의 집 걱정을 덜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아이를 낳는 것을 고려하게 되고 출산에 따라 주거 여건이 좋아지며 종국에는 싼 가격이 주택을 구입할 기회까지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그동안 서울시에서 나온 대책 중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혼부부를 위한 물량이 늘면서 다자녀가구 등 여타 계층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다자녀가구, 한 부모 등에 대한 특별공급 물량이 조금 줄어드는 부분은 있으나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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