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中, 韓中日 정상회의 재개에 의미 부여…북핵 등 이견엔 '침묵'
페이지 정보
본문
관영매체들 "3국 사이 불화 심으려는 시도에도 성과 풍성"…"한미일 연대" 견제
韓 따로 거론하며 "美 반도체 압력에 中시장 잃으면 경제 어려워질 것" 주장도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리창 총리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심화 속에 4년 5개월 만에 재개된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 개최 자체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다.
중국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는 28일 사설에서 "최근 이웃 3국 사이에 불화(discord)를 심으려는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5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 중일한(한중일) 정상회의의 풍성한 결과를 부정할 수 없다"며 "세 이웃 국가는 미국의 분열 노력으로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썼다.
차이나데일리는 "리창 중국 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3자 협력 심화를 위해 한 제안들은 모두 역내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것과 관련 있다"며 "전제조건은 3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한 채 외부 간섭에 저항함으로써 각자의 핵심 이익과 주요 우려를 서로 존중하고, 3국 협력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3국 정상이 북핵 문제나 중국의 위협적 행동 등 동북아 안보 상황에 관해선 이렇다 할 합의를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대체로 "이견"을 다루지 않았다.
특히 전날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에 침묵한 리창 총리처럼 중국 매체들에서도 이와 관련한 언급은 찾기 힘들었다.
3국 이견 대신 대화 재개나 협력에 의미를 부여하는 입장은 전날 중국 외교부가 3국 정상회의에 대해 내린 평가와 비슷한 것이기도 하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중일한 협력 메커니즘이 25주년을 맞은 때에 4년여만에 3국 지도자 회의가 다시 개최된 것은 중요한 의의가 있고, 3국 협력의 재개와 재출발을 상징한다"며 "중국은 언제나 중일한 협력을 고도로 중시한다"고 했다.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 역시 사설에서 "바깥에서는 의도적으로 기대감을 낮추려는 일부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번 회의의 결과와 영향은 매우 의미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면서 3국 협력 제도화를 위한 공동 노력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공급망 협력 심화 등 "비(非)안보" 영역 합의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별도 논평으로 한중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한미·한미일 연대의 "틈"을 엿보기도 했다.
신문은 "미국은 "경제 안보"를 구실로 한국이 "칩 동맹"에 들어가도록 강요하고, 반도체 같은 첨단 영역의 중한 협력에 제한을 가하면서 공급망을 교란했다"며 "한국이 미국의 압력으로 중국 시장을 상실하면 미국·유럽 시장에서 완전히 보상받을 수 없는 거대한 공백이 발생할 것이고, 한국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릴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