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년 전 시진핑의 '전기차 꿈' 실현…서방 장벽은 더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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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중 산업정책과 투자 성과…서방과 긴장은 가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년 전인 2014년 당시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상하이자동차(上汽·SAIC)를 방문해 전기차 산업과 관련해 중요한 연설을 했다.
당시 시 주석은 자동차 강국이 되는 길은 신에너지 차(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개발에 있다며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출발을 하거나 우위를 점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경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전기차 산업을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중심축이 되는 연설이었으며, 10년 만에 시 주석의 중국 전기차 꿈이 실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진단했다.
이러한 꿈의 실현은 중국의 산업 정책과 투자가 성과를 거두었음을 입증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방과의 긴장을 가중하고 있기도 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년에 중국은 약 7만5천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판매했으며, 약 53만3천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당시 중국 시장은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 업체가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중국 현지 업체들과 합작 형식으로 진출이 허용됐고, 이는 중국의 자동차 국가로의 변신에 도움이 됐다.
또 중국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대체 에너지 차량에 대거 투자했다.
이후 시 주석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존의 서방 업체는 물론 아시아 자동차 강국인 일본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2024년 오늘날,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으며 지난해에 950만 대가 인도되는 등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또한 배터리 공급망의 대부분을 통제한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가 됐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중국은 또한 414만 대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이들 중 155만 대가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그러나 이처럼 두드러진 성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불편하게 하면서 서방과의 긴장을 가중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업체들은 치열한 자국 내 가격 전쟁과 성장 둔화로 인해 외국 수요처를 찾아 나섰고, 특히 EU와 미국으로부터 과잉 생산 능력을 수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며 엄청난 관세 등 무역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브라질은 최근 수입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을 철회했으며, 심지어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현재 최대 수요처인 러시아도 자국 내 생산을 중국 업체들에 요청했다.
사방에서 계속되는 압박에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가 최근 대형 엔진 장착 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도 대응을 경고했다.
EU는 다음 달 5일까지 중국 전기차 수출업체에 보조금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와 관세 부과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시 주석 방문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상하이자동차 관계자들은 시 주석의 지시를 잘 기억하고 있으며 스마트 운전과 커넥티드 카와 같은 기술에 대해 꾸준히 혁신해 왔다고 말했다.
상하이자동차가 투자한 배터리 스타트업 SAIC 칭타오 뉴 에너지 테크놀로지의 경영진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10년 안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상하이자동차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에 약 1천500억 위안(28조2천억 원)을 투자한 만큼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2034년 전망은 밝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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