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BTS보다 김제덕·이우석…태국 팬 "파리 올림픽서 '온리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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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궁사의 태국 팬 룽씨…결승전서 둘이 만난다면 "누가 이겨도 행복"
이우석
[대한양궁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예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아닌, 태극궁사 김제덕(예천군청)과 이우석(코오롱)을 보기 위해 한국까지 날아왔다.
26일 오후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한 태국 여성이 경기장 출입구 주변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손에 태국 과자가 가득 담긴 작은 쇼핑백을 든 채였다.
자신을 1990년생 "룽"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한국어로 "김제덕, 이우석 팬"이라고 말했다.
룽씨는 오로지 예천에서 열리는 양궁 월드컵을 보기 위해 지난 22일 한국으로 날아왔다.
월드컵 일정이 끝나자 더는 한국엔 볼일이 없다는 듯, 27일 곧바로 태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올림픽] 여유로운 김제덕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회 마지막 날인 26일 열린 남자 리커브 결승에선 이우석이 대표팀 동료 김우진(청주시청)을 꺾고 우승했다.
룽씨는 번역기를 통해 "오늘 승리를 정말 축하한다"고 이우석에게 전하며 활짝 웃었다.
룽씨가 이우석의 팬이 된 건 2019년이다.
이우석은 그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이날과 마찬가지로 김우진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경기를 "직관"했던 룽씨는 이우석의 팬이 됐다.
"스마트(총명하다), 핸섬(잘생겼다)."
룽씨가 이우석에게 빠져든 이유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직접 일본에 가지는 못했지만 중계 방송으로 양궁 경기를 지켜봤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2관왕에 오른 김제덕의 팬이 됐다.
역시 "스마트, 핸섬"해서다.
남자 양궁 예천 월드컵 단체전 금메달
(예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6일 경북 예천군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 리커브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양궁 대표팀의 이우석(왼쪽부터), 김제덕, 김우진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5.26 [email protected]
룽씨는 이우석과 김제덕이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선전하길 기대했다.
룽씨는 "온리(Only·오로지) 골드(Gold·금)"라고 한 뒤 한국어로 "금메달만(따길 바란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우석과 김제덕이 개인전 결승에서 만난다면 룽씨는 누굴 응원할까.
룽씨는 난처한 듯 울상을 짓기도, 행복한 상상에 웃음 짓기도 했다.
이내 룽씨는 자신의 번역기를 내밀며 "누가 우승해도 행복하다. 한국을 위해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응원했다.
룽씨는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양궁 경기도 모두 생방송으로 지켜볼 생각이다.
이우석과 김제덕을 직접 만나 사진을 찍고 사인도 받고 싶어 하던 룽씨는 인터뷰하는 내내 이들이 나오는지 확인하고자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우진과 기념촬영한 '김제덕·이우석 팬' 태국인 룽
[촬영 설하은]
잠시 뒤 김우진이 걸어 나왔다.
룽씨는 김우진에게 "김제덕, 이우석"이라고 말하며 태국 과자가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
김제덕과 이우석의 팬이지만, 기념 촬영은 김우진과 했다.
이우석과 김제덕이 다른 출입구로 경기장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주변으로부터 전해 들은 룽씨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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