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술만 좋았더라면…6·25전사 형 신원확인 기다리다 숨진 동생
페이지 정보
본문
2000년 유해 나온 김동수 이등중사…2012년 유전자 채취했지만 당시엔 "확인 불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유해 발굴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6·25전쟁에 참전했다 숨진 형의 유해라도 마주하고자 평생 기다렸던 동생이 형의 신원 확인 4년을 앞두고 숨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6·25전쟁 당시 "저격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김동수 이등중사(현 병장)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인은 1932년 4월 전남 화순군 동복면에서 4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51년 5월 15일 입대 후 국군 제2사단 17연대에 배치돼 735고지 전투, 김화-금성 진격전 등 주요 전투에 참전했다.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4일까지 강원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벌어진 저격능선 전투에서 중공군에 맞서 싸우다가 1952년 10월 27일 스무살 나이로 전사했다.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2000년 9월 발굴된 상태였다. 고인의 남동생 김동현 씨는 발굴된 유해 가운데서 형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2012년 본인의 유전자 시료 채취에 응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가족 관계 확인에 이르지 못했다.
국유단은 정확도가 높은 최신 기술로 재분석하는 절차를 이어온 끝에 올해 5월 김 이등중사의 가족관계 확인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사이 동생 김동현 씨는 2020년 숨져 형의 곁으로 떠났다.
김동현 씨 아들 김진훈 씨는 "아버지는 생전에 큰아버지를 찾겠다는 마음 한구석 깊이 새긴 약속을 지키려 애쓰셨다"며 "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지만, 오랜 바람이 이제야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2명으로 늘었다.
6·25 전사자 유가족은 전사자의 8촌까지 유전자 시료 채취로 신원 확인에 참여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면 포상금 1천만 원이 지급된다. 관련 내용은 국유단 대표 전화(☎ 1577-5625)로 문의하면 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