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의 의료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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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과 미국 병원에서 각각 일해보면서, 그리고 초등학생 아이들 셋을 키우다 보니, 다양한 진료현장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철저히 파악했다고 하기는 어려우니, 저의 경험을 주로 써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수술을 마치고 마무리로 봉합을 하는 시기에서는 주로 아랫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전공의나 인턴이 봉합 담당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전공의때 그런 과정을 거쳐서, 봉합을 배웠고, 제가 스탭이 되었을때는 전공의한테 맡기고 나오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수술하는 날은 스케쥴이 많다보니, 봉합은 맡기고 저는 다음 수술 준비하러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전공의 숫자가 많지 않으니, 수술이 많은 날에는 전공의들은 저보다 윗레벨 시니어 선생님들에게 배정되고, 저는 전문간호사와 함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는 봉합을 맡기지는 못하고 같이 마무리를 하게 됩니다. 그나마 저는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가 있는 병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고, 로컬병원에서는 흔히 말하는 전문간호사도 운영하기 어려워서 업체직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일본도 6,70년대는 지금의 한국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업체직원이 들어와서 수술하는 왕왕 발생해서, 아예 법을 정비해서 수술장에서 기구를 건네주는 간호사외에는 의사만이 수술장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제가 있던 일본의 대학병원에서 주임교수 수술은 첫째주 화요일 오전, 오후입니다. 보통 한달에 1건 혹은 2건 정도입니다. (비슷한 연배의 한국교수님은 보통 하루에 7-8개를 하십니다. 로컬병원에서는 더 많이 하시는 분도 있고요). 40-50대 부교수와 조교수급 선생님들이 수술준비를 다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주임교수가 들어옵니다. 이때 전공의와 초기연수의(인턴)는 멸균 수술복은 입지만, 거의 수술을 참관하는 수준입니다. 그렇게 수술을 마치고, 봉합을 할때가 재미있었는데,
주임교수님이 한 바늘 뜨시면, 부교수가 tie(매듭)하고, 조교수가 가위로 자르고, 전공의가 피를 닦습니다.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합니다. 저는 뭐했느냐면, 다리 잡고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다보니, 아무것도 안시키는데 손이 한가해서 다리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의 대학병원은 인력이 풍부합니다. 한국보다 인력숫자는 더 많은데, 환자 수는 더 적다보니 한국의사 눈으로 보면, 잉여인력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면 왜 의사인력이 많을까요? 대학병원에서 의사들에게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주임교수와 극소수의 의료진을 제외한 진료과의 의료인력은 모두 비상근의사로서 최저시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나마 받으면 다행이고, 대학원생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 등록금을 내야하고, 의료인력으로 등록은 하지 못하니, 오히려 돈을 내고 병원을 다닙니다. 그러한 이유로 일본 대학병원 의사들은 외부병원 아르바이트가 필수가 됩니다. 외부병원입장에서도 진료날과 수술하는 날을 지정해놓고, 대학병원 의사들을 초빙하는 것이 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됩니다. 고정비가 지출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의사들의 개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시에서의 개업이 어렵습니다. 흔히 말하는 동네의원 수준의 개원은 좀 사정이 낫지만, 입원실을 갖춘 급성기 병원의 경우에는 개원이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의사들의 진로선택의 폭이 굉장히 좁아집니다.
미국을 보면, 또 다릅니다. 저희 병원 같은 경우에는 수술날 집도의가 하루에 7-8개는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항상 수술슬롯은 꽉차있고, 집도의가 수술방 2개를 열어서, 양쪽을 와리가리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시술 끝나면 나가서 다른 방으로 넘어가고, 집도의가 없는 방에서는 수술 마무리 하고, 다음환자 들어와서 수술 준비합니다. 그러면 여기는 어떻게 버티고 있는가?
현재 제가 있는 병원에서는 수술장에 다양한 직책의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1. Surgical technologist(수술기사):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데,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이라면 1~2년 college등에서 교육 받으면 자격증을 줍니다. 그러면 한국에서의 수술 간호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연봉은 5만~10만불 사이입니다. 수술장에서 역활은 수술기구를 잡거나, tie(매듭)을 할 수 있습니다. suture를 비롯한 환자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는 침습적(invasive)행위는 하지 못합니다.
2. Physician Assistant(PA, 전문간호사): 대학 학부를 졸업하고 전문석사 과정을 2년반에서 3년 정도를 수료한 사람들입니다. 수술장에서 집도를 하지는 못하지만, PA들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suture도 할 있고, 처방권도 있어서 거의 연봉이 1차진료의사의 80~90%정도입니다.
3. 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 (CRNA, 마취 간호사); 이분들은 정식 간호사 RN중에서 7-8년 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수련을 받아서 따는 거라서 평균 연봉이 25만불이라서 내과계열 의사들 연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렇게 수술장 인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사뭇 다릅니다만, 제가 경험한 한국의 수술장 풍경은 뭔가 미국과 닮아있는데, 뭐랄까 제도는 일본보다 더 타이트하게 의료인으로 한정된 현실이었습니다. 증원도 증원이지만, 현실과 제도가 상응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한국에서는 수술을 마치고 마무리로 봉합을 하는 시기에서는 주로 아랫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전공의나 인턴이 봉합 담당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전공의때 그런 과정을 거쳐서, 봉합을 배웠고, 제가 스탭이 되었을때는 전공의한테 맡기고 나오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수술하는 날은 스케쥴이 많다보니, 봉합은 맡기고 저는 다음 수술 준비하러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전공의 숫자가 많지 않으니, 수술이 많은 날에는 전공의들은 저보다 윗레벨 시니어 선생님들에게 배정되고, 저는 전문간호사와 함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는 봉합을 맡기지는 못하고 같이 마무리를 하게 됩니다. 그나마 저는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가 있는 병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고, 로컬병원에서는 흔히 말하는 전문간호사도 운영하기 어려워서 업체직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일본도 6,70년대는 지금의 한국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업체직원이 들어와서 수술하는 왕왕 발생해서, 아예 법을 정비해서 수술장에서 기구를 건네주는 간호사외에는 의사만이 수술장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제가 있던 일본의 대학병원에서 주임교수 수술은 첫째주 화요일 오전, 오후입니다. 보통 한달에 1건 혹은 2건 정도입니다. (비슷한 연배의 한국교수님은 보통 하루에 7-8개를 하십니다. 로컬병원에서는 더 많이 하시는 분도 있고요). 40-50대 부교수와 조교수급 선생님들이 수술준비를 다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주임교수가 들어옵니다. 이때 전공의와 초기연수의(인턴)는 멸균 수술복은 입지만, 거의 수술을 참관하는 수준입니다. 그렇게 수술을 마치고, 봉합을 할때가 재미있었는데,
주임교수님이 한 바늘 뜨시면, 부교수가 tie(매듭)하고, 조교수가 가위로 자르고, 전공의가 피를 닦습니다.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합니다. 저는 뭐했느냐면, 다리 잡고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다보니, 아무것도 안시키는데 손이 한가해서 다리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의 대학병원은 인력이 풍부합니다. 한국보다 인력숫자는 더 많은데, 환자 수는 더 적다보니 한국의사 눈으로 보면, 잉여인력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면 왜 의사인력이 많을까요? 대학병원에서 의사들에게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주임교수와 극소수의 의료진을 제외한 진료과의 의료인력은 모두 비상근의사로서 최저시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나마 받으면 다행이고, 대학원생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 등록금을 내야하고, 의료인력으로 등록은 하지 못하니, 오히려 돈을 내고 병원을 다닙니다. 그러한 이유로 일본 대학병원 의사들은 외부병원 아르바이트가 필수가 됩니다. 외부병원입장에서도 진료날과 수술하는 날을 지정해놓고, 대학병원 의사들을 초빙하는 것이 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됩니다. 고정비가 지출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의사들의 개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시에서의 개업이 어렵습니다. 흔히 말하는 동네의원 수준의 개원은 좀 사정이 낫지만, 입원실을 갖춘 급성기 병원의 경우에는 개원이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의사들의 진로선택의 폭이 굉장히 좁아집니다.
미국을 보면, 또 다릅니다. 저희 병원 같은 경우에는 수술날 집도의가 하루에 7-8개는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항상 수술슬롯은 꽉차있고, 집도의가 수술방 2개를 열어서, 양쪽을 와리가리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시술 끝나면 나가서 다른 방으로 넘어가고, 집도의가 없는 방에서는 수술 마무리 하고, 다음환자 들어와서 수술 준비합니다. 그러면 여기는 어떻게 버티고 있는가?
현재 제가 있는 병원에서는 수술장에 다양한 직책의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1. Surgical technologist(수술기사):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데,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이라면 1~2년 college등에서 교육 받으면 자격증을 줍니다. 그러면 한국에서의 수술 간호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연봉은 5만~10만불 사이입니다. 수술장에서 역활은 수술기구를 잡거나, tie(매듭)을 할 수 있습니다. suture를 비롯한 환자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는 침습적(invasive)행위는 하지 못합니다.
2. Physician Assistant(PA, 전문간호사): 대학 학부를 졸업하고 전문석사 과정을 2년반에서 3년 정도를 수료한 사람들입니다. 수술장에서 집도를 하지는 못하지만, PA들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suture도 할 있고, 처방권도 있어서 거의 연봉이 1차진료의사의 80~90%정도입니다.
3. 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 (CRNA, 마취 간호사); 이분들은 정식 간호사 RN중에서 7-8년 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수련을 받아서 따는 거라서 평균 연봉이 25만불이라서 내과계열 의사들 연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렇게 수술장 인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사뭇 다릅니다만, 제가 경험한 한국의 수술장 풍경은 뭔가 미국과 닮아있는데, 뭐랄까 제도는 일본보다 더 타이트하게 의료인으로 한정된 현실이었습니다. 증원도 증원이지만, 현실과 제도가 상응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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