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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의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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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37 회 작성일 24-02-28 00: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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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PGR 자게에 글을 씁니다.

원래는 공간정책 관련 전공자로서 최근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조악하기 그지없는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미 PGR 자게와 몇몇 SNS만 둘러봐도 의사들의 처참한 패배가 확정되는 분위기라 좀 다른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미 이 게시판에서만 해도 여러 차례 글이 올라와 너무나 소모적이기도 하고요. 다만, 최근 쟁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서 많은 관심을 받진 못할듯한데, 행여 그렇더라도 저의 경험을 어디엔가 기록해두는 것만으로도 제 스스로에게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어 글을 시작해 봅니다. 1. 교수, 기자, 그리고 (치과)의사   // 치과의사와 의사는 다른 지역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일부 수정합니다.

교수, 기자, (치과)의사. 제가 믿지 못하는 세 가지 직종 입니다. 좋게 말하면 안 좋은 기억이 많은 사람들, 나쁘게 말하면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유독 이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적어도 제 인생에서는요.

그들을 요즘말로 간단히 ‘빌런’이라고 해봅시다.

빌런의 절대적인 숫자는 교수가 제일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 직업이기도 하니까 만나는 교수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거든요. 글의 주제가 교수가 되면 1년을 글을 써도 모자랄거 같아서 생각조차 안해봤습니다 흐흐

빌런일 확률은 압도적으로 기자가 높습니다. 제게 주는 피해의 크기는 그냥 순간적인 빡침의 정도이지만, 저와 어떤 일로든 엮인 기자들 중 좋은 사람은 단 한 번도 못 봤습니다. 확률로 보면 100% 빌런인거죠. 다만, 제가 기자들과 엮일 일이 많지는 않았기에 아마도 한 3명 정도가 전부인 듯한데, 이 또한 글로 정리하면 나름 다채롭게 빡치긴 합니다(예전에 다른 곳에서 올린적이 있긴하네요).

마지막으로, 빌런이 제 삶에 피해를 입히는 강도와 지속력으로 따지면 단연코 의사가 1등입니다. 의사는 좋은 사람도 많고, 나쁜 사람도 많은데 나쁜 사람에게 걸렸을 때 타격이 너무도 큽니다. 네, 물론 어디까지나 저의 짧은 삶의 경험 하에서 말입니다.

이중에서 오늘은 요즘 핫한 [의사]와의 추억(?)을 몇 가지 적어볼까 합니다. 2. 진상의사들 이야기

최근 논란 속에서 몇몇 의사들이 소위 “진상환자”들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곳씩 마치 병원을 쇼핑하듯 드나들며 건보재정을 축내는 사람들, 의사들에게 소리 지르고 난동을 피우는 사람들 등등 하소연의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이 사람들이 잘못한건 분명합니다. 허나 모든 환자들이 이렇진 않죠. 이들은 어디까지나 ‘일부’이고, 이런 일부의 진상손님은 어느 서비스업에서도 피할 수 없는 “사고”에 가까운 존재들입니다. 최근 PGR 자게에 올라왔던 문구점 진상 손님 이야기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래서 솔직히 전 이런 얘기를 의사들이 대체 왜 꺼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떠한 저의가 있다고 의심이 되긴 하지만 시작부터 의사들의 심기를 박박 긁고 싶지는 않네요. 다만 이 한마디만은 해주고 싶습니다. 세상은 전쟁터라고. 그 누구도 고고한 한 마리의 학처럼 살아갈 수 없다고.

암튼 그래서 전 거꾸로 일부 “진상의사”들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일부 진상환자가 있는 것처럼 일부 진상의사들도 있겠죠? 그리고 의사들이 그 일부 진상환자로 징징대는 것처럼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그 일부 진상의사들 때문에 징징거릴 수 있는거자나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필 이 타이밍에 꺼내는거, 저 역시 어떠한 의도가 있는건 당연하겠죠?

아래에서 다룰 4가지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은 모두 제가 직접 겪은 실화이며, 한 치의 거짓이나 과장, MSG도 첨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물론 대화 토시 하나하나가 모두 다 정확하진 못하겠지만요). 만약 이로 인해 특정 병원이나 의사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 기분 탓이니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아마 읽어보시면 ‘진상의사’가 꽤나 완곡한 표현이라고 생각되실 겁니다. 3. 노룩(no look) 진료 이야기 - 의사가 아니라 치과의사 이야기임을 밝힙니다. 치과의사와 의사는 다른 지역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가장 짧고 [한심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때는 2014~2015년 경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해주었습니다. 충청권에 있는 대학병원과 서울에 있는 건강검진 전문병원 중 선택해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한심한 경험이 정확히 어떤 병원에서 일어난 일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보통 웬만한 종합검진에는 치과 진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어느 병원이든 치과진료는 가장 마지막 순서에 상대적으로 건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죠.

제 차례가 되어 의자에 앉았습니다.

[의사: “아~ 해보세요~”
나: “아~”
의사: “네~ 이상 없으시고요~” 하고 이미 몸은 컴퓨터로 돌아섬
나: “네?? 저 아직 입 안벌렸는데요???”
의사&나: ???]

네, 저는 부정교합 때문에 원래 턱이 좋지 못한데, 당시에는 특히나 상태가 좋지 못해 소리는 “아~”하고 낼 수 있었지만 입이 한 번에 벌어지지 않고 두 단계로 딱 - 딱 끊어져서 벌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크게 벌리려면 손으로 턱을 직접 만져줘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제 잎에서 나는 소리만 듣고, 평소의 박자에 맞춰서 그냥 “네~ 이상 없으시고요~”라고 해버린거죠. 입이 15%도 안 벌어진 상태였을 테니 당연히 의사가 제 입안을 전혀 들여다보지 못했을 상황입니다.

그 후에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입 안을 보긴 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그러면서 본인도 무안했는지, 뭐 자기가 이미 집에 갈 시간이 지났다는 둥, 자기도 이런거 하기 싫다는 둥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와 계약을 맺은 병원이었기에 며칠 뒤 회사 담당자에게 이 얘기를 전달했고 시정 요청을 해달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담당 직원은 제 이야기를 믿지를 못하시더군요. 그럴 리가 있냐면서 흐흐흐. 그래서 저도 그냥 회사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몇 번 이야기할 정도의 에피소드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근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봐도 [이렇게 진료하는 분들이 의료쇼핑이 어쩌고저쩌고 할 자격이 있는지 있는건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원격진료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물론 코로나 시기와 최근과 같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시기에 풀어주는 경우도 있지만요). [근데 노룩진료는 가능하다는 걸 이때 처음 알게 되었네요.] 4. 애먼 목구멍 딸 뻔한 이야기
- 의사들의 실력을 믿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
- 지금부터 조금씩 얘기가 심각해집니다.

어릴 적 코를 다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기억에 전혀 없는데 나중에 부모님으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그게 원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코에 문제가 많았고, 중학교 1학년 때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가 잠잘 때 유독 이상하게 숨을 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코를 심하게 골았는데, 그 양상이 일반 코골이와는 크게 달랐던거죠.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었습니다. 당시 1년 365일 중 5일 정도만 컨디션이 좋다는 말을 농담으로 하고 다닐 정도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수술을 해서라도 하루 빨리 이 증상을 고치고 싶었습니다. 이는 대략 2010~11년 경 일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경험으로 이 수술이 절대 보통 수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병원에 전화도 해보고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하고 당시 의대 다니는 후배에게 병원을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이리저리 탐색을 하다가 결국 그나마 가까운 거리 내에 있는 병원 중 제일 큰 병원을 가는게 옳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무래도 종합병원으로 가야 안심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병원이 강남에 있는 모 종합병원입니다(나중에 들었는데 비싸기로 유명하다는.. 실제도 저도 엄청 돈을 썼고요..).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 왈, 수면무호흡증은 대체로 비만인 분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인데 제 체형을 봐서는 아무리 봐도 가능성이 없을거 같다고 합니다(제가 엄청 마른 체형입니다). 그러더니 목구멍을 보시더라고요. 목구멍 크기가 작으면 나타나는 증상인데, 목을 봐도 일반인들에 비해 절대 작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정말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 수면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이건 다른 병원에서도 권유했었습니다). 수면검사를 하려면 입원을 해야하는데, 다 아시자나요? 대학병원엔 5~6인실 비어 있어도 일단 1~2인실 입원시키고, 다음에 환자가 며칠 볶아야 5~6인실로 옮겨주는거? 마치 핸드폰 사면 최고요금제 몇 개월 써야되는 것처럼요. 요즘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땐 그랬습니다. 근데 전 수면검사할거라서 딱 하루만 입원을 하는거자나요? 그래서 졸지에 학생 신분에 돈도 없는데 2인실에서 수면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검사결과를 가지고 다시 진료를 받았습니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경우를 무호흡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제 경우에는 그 빈도가 높지 않아서 경증 무호흡으로 보기도 살짝 애매하다고 했습니다. 근데 가장 길게 숨을 쉬지 않은 시간이 무려 99.8초로 나타났습니다. 이걸 보고 의사도 깜작 놀라는 반응이더군요. 사실 제가 호흡이 무지 짧아서 지금 숨 참아보라고 해도 이만큼 절대 못 참거든요. 대체 자다가 어떻게 해서 100초나 숨을 멈춘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의사는 이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맞는거 같으니 수술을 하자고 합니다.

나: 그럼 제가 어떤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의사: 음.. 일단 목구멍을 한번 넓히는 수술을 해봅시다~
나: 네?? 목구멍을 넓혀요? (말만 들어도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근데 지난번에 목구멍이 작지는 않다고 하셨자나요?
의사: 아 근데 그래도 목구멍이 더 넓어지면 도움이 되긴 합니다. 보통 수술하기 전에 다이어트를 권하고, 그래도 증상 개선이 안 되면 수술을 하는데, 환자분은 더 다이어트를 할 곳이 없을 것 같으니 수술을 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술을 하게 되나요?

그 뒤 의사가 수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줍니다. 다른건 귀에 잘 안 들어오고, 수술을 받으면 2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빨대로 액체류만 흡입할 수 있다는 얘기만 뇌리에 박힙니다. 살이 엄청 빠질 거라는 말과 함께요. 제가 워낙 살 빠지는걸 싫어해서.. 일단 제 기준에 이 수술은 수용 가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30년을 넘게 그냥 살아왔는데 이게 뭔 중병이라고 목구멍까지 째고 2주 넘게 음식도 못 먹고 병상에 누워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수술을 권했고, 그렇게 수술 날짜를 잡게 됩니다.

그런데 수술 날짜가 다가올수록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가는 겁니다. 혹시나 모를 가능성을 위해 목구멍을 넓히는 수술을 하고(평균보다 작지도 않은데), 2주 넘게 음식도 못 먹고, 더 긴 기간을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한다니..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겁니다. 사실 대학원생으로서 그 긴 기간 연구실을 비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요. 또한 무엇보다. 의사를 겉모습을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는건데, 내 나이 또래의 경험도 별로 없어 보이는 여의사의 자신감 없는 진단 결과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동일한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래저래 해서 수술 날짜를 잡았는데, 난 이게 진짜 맞는 진단인지, 꼭 필요한 수술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다른 의사한테 다시 진료를 받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좀 당황하는거 같긴 했습니다. 동일한 병원 동일한 과의 다른 의사한테 가서, 같은 과 의사가 진단한게 맞냐고 물어보겠다고 한 꼴이니까요. 근데 전 그런서 따질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그 과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선생님으로 예약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특진 선생님을 예약해 주었습니다. 물론 더 비싸고, 더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예약 날짜가 되어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근데 웬걸 이 선생님은 목이 아니라 코를 보기 시작하는 겁니다.

[의사: 비중격만곡증이네요.
나: 네? 그게 뭔데요?
의사: 코 안의 뼈가 휘어서 한쪽 코를 다 막고 있어요. 그래서 숨을 못 쉬는 거고요. 수술을 하면, 아주 시원해지고 좋아질거에요.
나: (사실 전 어릴 적에도 이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기에 이 진단이 더 맞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습니다. 근데 이전 의사는 대체 왜 그런 진단을 내린건지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근데 왜 이전 선생님은 저한테 목구멍을 넓히는 수술을 하라고 하신거에요?
의사: 네 그건 뭐 병원마다 의사마다 실력이 다르니까, 그렇게 잘못된 진단을 할 수도 있는거죠. (네, 이 의사는 제가 같은 병원에서 의사를 바꾸어 다시 진료를 보러 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 네? 이 병원, 이 과에서 진단받은 건데요?
의사: 네?? 누구한테 진료를 받았어요?
나: OOO 선생님입니다.
의사: 아, 그 선생은 목구멍 수술밖에 할 줄 몰라서 그래요.
나: 네????]

여기가 1차 빡침 포인트입니다.
[의사가 증상의 원인을 모두 염두에 두고 진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단을 한다는 사실이 저한테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전까지 전 의사는 모든 병을 다 알고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치료까진 못하더라도 병명이 뭐고 무엇이 원인인지 정도는 진찰을 하면 다 알 수 있다고 생각을 했죠. 근데 이 이후부터 이런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의학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실용학문으로서 발전해왔으나, 이를 적용하는 의사는 자신의 경험이나 감각에 크게 의존하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의사의 진단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것이 무조건적인 불신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들도 틀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 더 더블체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이게 정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옵니다. 의외로 똑같은 증상을 가지고 두 개의 서로 다른 병원에 갔을 때 같은 진단을 받을 확률은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당연히 코로나나 감기 같은 진단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만 더 복잡한 질환이 되면, 두 개의 서로 다른 병원에서 같은 진단을 내릴 확률보다 다른 진단을 내릴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적어도 전 이 사건 이후에도 그랬던 적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때 그럼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그 의사의 주 전공(전문분야나 잘하는 수술 등)을 보고 결정을 하는게 가장 좋겠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런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도 않고 정보를 제공 받더라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의사의 출신학교를 따지거나 더 상급병원을 찾거나, 내가 아는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는 것이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 어떤 의사들은 이런 행태를 비난하기도 하죠. [아니 그럼 애초에 진단을 정확해 해주던가요? 노룩 진료를 하고, 자기가 할 줄 아는 수술 범위 내에서 진단을 하며 애먼 목구멍을 째려고 하는데 환자들이 더 큰 병원을 찾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그 이후에도 의사와 이전 진단에 대해서 “원래 자기가 할 줄 아는 범위 내에서 진단을 내리는건가요?”와 비슷한 질문들을 던지고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정확한 표현들을 기억나질 않습니다. 그 의사는 자신은 더 많은 수술을 해왔고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진단이 맞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했고, 제 목을 보고 목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 비용과 수술의 범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의사: 비중격만곡증 수술이 사실 연예인들 코 수술과 거의 똑같아요. 그래서 이 수술하는 분들은 코 높이는 수술도 같이 많이들 하는데 같이 하는게 어때요?] 다만 이건 의료보험이 안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해당하는 비용만큼은 추가로 더 많이 내셔야 합니다. => 정확한 워딩이야 틀릴 수 있겠지만 대략 이런 내용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뭔 종합병원 의사가 수면무호흡증 치료하러 온 환자에게 먼저 미용 성형을 권유하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 이렇게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저는 제 코의 외형적 모습에는 불만이 전혀 없었고(수술 전 사진도 남아 있습니다), 애초에 그런걸 원해서 간 것도 전혀 아니었고, 두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기 때문에 맹세코 제가 먼저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막상 그 제안을 듣고 나니 그 힘든 수술 한번 하는 김에 코도 더 높이면 좋은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학교 때 이미 수술을 한 번 해봐서 이 수술이 얼마나 힘든지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왕 하는김에?라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동의를 했습니다.

근데 한 가지 맘에 안 드는 점이 있었습니다. 코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연골이 필요한데 코에 연골이 많이 남아 있으면 그걸 이용하고, 그게 없으면 귀에서 잘라서 쓴다는 거였습니다(연골로만 높이는 건 아니고 보형물도 넣지만 연골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코 많이 안 높여도 좋으니까 귀는 안 건드렸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애초 목적에도 없는 수술을 하기 위해서 멀쩡한 귀까지 자른다는게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었거든요. 근데 그건 지금 알 수 없고 수술실에서 코를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즉, 미리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코 많이 안 높여도 좋으니 가급적 귀는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만 재차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전신마취를 했기 때문에 수술 자체는 부문 마취를 하고 피 묻은 매스와 정, 망치 등을 맨눈으로 쳐다봐야만 했던(코신경이 시신경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눈을 감지 못하게 합니다. 눈에 이상이 생기면 코수술에 문제가 있는 거기 때문에 빨리 손을 들고 표시를 해달라고 하죠) 중학교 시절의 수술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수술 이후의 치료는 이미 알고 있던 바와 같이 아주 괴로웠지만, 애초에 회복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수술이라서 그냥 저냥 잘 지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콧구멍이 뻥 뚫리게 되면서 숨쉬기가 아주 편해졌습니다. 기능적으로는 대성공이었고, 의사도 저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붓기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니 문제가 그제야 발견되기 시작한거였죠. 코 모양이 바뀌었습니다. 원래 콧날이 일자였는데, 콧등에서 약간의 단차가 생겼습니다. 근데 사실 자신의 코 모양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그때까지 제가 찍었던 저의 모든 사진을 뒤지기 시작했고, 겨우 단 한 장의 고해상도 사진을 찾았습니다. 왜 찍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주 먼 과거의 그날 저는 제 콧날의 모양이 제법 궁금했던 모양인지 정확하게 콧날이 보이는 사진을 옆에서 찍어두었습니다.

수술 전의 사진은 확보가 되었으니, 현재 상태가 수술이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도 당시 다니던 영어 학원의 같은 그룹에 성형외과 원장님이 계셨고 그분에게 어렵지 않게 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습니다. 근데 제가 이야기를 꺼내자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깜작 놀라면서 “코 수술을 하신거라고요?”라고 하더군요. “아니 누가 대체 코 수술을 이렇게 해요? 수술한지 전혀 몰랐어요. 수술을 했으면 콧등을 쫙 펴줘야지, 왜 이렇게 각을 지게 그대로 놔 둔거에요?” 그래서 전 “아 그대로 놔 둔게 아니라 원래는 펴져 있었는데, 수술하고 나서 이렇게 된건데요..”라고 했죠. 그랬더니 이건 다시 이건 무조건 재수술을 해주거나 환불을 해줘야 하는 정도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분은 대학병원이 아니라 일반병원에 계신 분이고 전적으로 미용 목적으로 수술을 하는 분이니 기준이 많이 달랐을 수는 있다고 봅니다.

과거 사진도 확보했고, 전문가의 의견도 듣고 나니, 저의 의심이 확신이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수술을 잘못했다는 확신이요.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간호사에게 상황을 얘기했는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나중에 수술하신 의사와 직접 통화를 하게 해주더군요. 전화로 몇 가지 뻔한 말들을 주고받았고, 일단 알겠으니 병원에 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열심히 시간 빼고 돈 들여서 병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위에 적었던 내용들을 다 전달을 했죠.
근데 애초에 이 사람은 제가 비중격만곡증 수술과 함께 미용 목적의 수술을 함께 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설명을 해줬죠. “코에 연골이 없으면 귀 연골을 쓴다고 했고, 저는 전문 용어라서 뭔지 기억은 못하지만 코에 뭔가 보형물을 넣는다고 했다. 근데 그렇게 수술을 하긴 한거냐?”라고 했더니, 같은 방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새끼 의사(정확한 신분은 모르겠지만 의사는 의사였습니다)가 수술 기록을 열어서 보더군요. 근데 웃긴 게 그 기록에 그런 내용이 안 적혀 있습니다 크크크. 그러면서 수술한 의사가 뭐도 했고, 뭐도 했습니다(전문용어라 제가 기억을 못함)라고 설명을 하니까, 과거 수술 기록에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적더라고요 크크크크크. 아무리 제가 의학 용어에 까막눈이라지만 그 자리에서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직도 제 코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 안들어가 있는지를 모릅니다. 그쪽 주장으론 들어갔다고 하지만, 코 성형효과는 1도 없었습니다. 코가 높아지거나, 커지거나, 콧대가 세워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모양이 나빠졌습니다. 아, 물론 제 귀 연골도 전혀 안건드렸습니다. 말짱히 그대로 있습니다.

근데 전 성형을 했고 안했고가 중요한게 아니었습니다. 뭘 했건, 깜박하고 안했건, 코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가길 바랬을 뿐입니다. 애초에 코성형을 원했던 것도 아니고요. 근데 수술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예전 사진도 보여주고 성형외과 의사의 의견도 전했더니, 역시나 성형외과 의사의 말에 발끈하더군요. “아니 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말을 해요? 아니 어떻게 남이 한 수술에 대해서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가 있죠?” 이런식의 말을 하더군요. 저는 그건 그거고, 아무튼 수술이 잘못되었으니 환불을 해주든 뭐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여긴 대학병원이니 수술비 환불 같은건 애초에 없다. 당신은 미용 수술을 한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수술을 한거 아니냐? 이렇게 나오더군요. 근데 저는 두 가지 수술을 모두 다 한 것이지 한 가지 수술만 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명백하게 두 가지 수술에 대한 비용을 모두 지불했고요(보험도 안되는 미용 목적을 포함해서요). 그래서 전 당신이 권해서 미용 목적 수술도 포함시킨거 아니냐? 보험 안 된다고 해서 나는 더 많은 비용까지 내고 수술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른 척을 하면 어쩌자는 거냐?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참고로 전 이 수술에 500만원을 넘게 썼습니다(치료비 포함). 경제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한 상태였고 아직 학생 신분이었기에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죠.

그랬더니, 원하면 수술을 다시 해주겠다. 근데 여긴 대학병원이니까 수술하려면 돈 다시 다 내야한다고 하더군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 힘든 수술을 제 돈을 내고 다시 하라니.. 크크크 그것도 이번엔 순수 미용 목적만 있으니 더 비싼데 조금 깎아줄 수는 있다고 합니다. 그냥 어떻게든 돈을 한 번 더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니 대학병원 의사면 자기 수입도 아니고 월급 받는 걸 텐데 대체 왜 이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전 이 수술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고, 의사가 이런식으로 나오면 어차피 내가 얻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겠다 싶어서 그냥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땐 지금보다도 한참 어렸고 이런 상황에서 지긋한 정교수급 어른과 싸워나갈 자신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나와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여기에서 2차 빡침 포인트가 발생합니다.]

간호사가 진료비 내고 가라고 하더군요 크크크크크
아니 의사가 수술을 잘못해서 제가 지금 클레임을 하러 온건데 진료비를 내라고요??
(보통 대학병원은 예약을 먼저하고 예약할 때 진료비를 미리 내거나, 진료하기 전에 비용을 내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 날은 미리 예약하고 진료를 받으러 간게 아니라 그냥 항의를 하러 간 거여서 애초에 이런 절차가 없었습니다.)

진짜 황당해서 아직도 그 액수가 기억납니다. 4만원 크크크
감히 대학병원 정교수 의사에게 일게 시민이 항의하러 간 대가로 4만원을 추가로 더 내라는 겁니다. 전 이미 500만원이나 냈는데 말입니다
여기서는 저도 살짝 멘탈이 나가서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돈을 왜 내야 하냐고? 안 내면 나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냐고 했더니? 간호사도 당황하더군요. 그러면서 확신 따윈 전혀 없는 표정으로, 그냥 다음에 병원 오실 때 예약이 안되거나 그러시지 않을까요? 뭐 결국 이 양반들이 뭔 죄냐 싶어서 4만원 내고 나왔습니다.
그 뒤로 강남의 아주아주 접근성 좋은 곳에 위치한 이 병원은 장례식 아니면 가질 않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의사랑 저 실랑이를 하고 나서, 의사가 코 한번 봅시다 하면서 코에 약도 픽픽 뿌려주고, 이 정도면 수술 잘됐어요. 이런말 했던게 기억나더군요. 전 한참 실랑이 하다가 갑자기 대체 코를 왜 보나 했더니, 4만원 받으려고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뭐 코를 보든 안보든 4만원은 무조건 받았을 수도 있긴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이해할 수 없는건 매 한가지죠.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대체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병원 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보이곤 합니다. 모든 의사들이 그렇다는건 아니고요. 제가 그런 경험이 많았다는 겁니다.

1. 더 많은 의료비용 지출을 유도합니다(말조차 꺼내지 않았던 미용 수술 권유).
2. 너무 많은 환자들을 보다보니, 환자 하나하나에 관심이 없고 기억도 못합니다. 수술 환자임에도 말입니다.
3. 실수해도 인정하지 않고, 배상을 요구하거나 물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아니 그냥 배 째라 식으로 나옵니다. 물론 아래에서 얘기할 의료사고 급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건 또 다른 문제가 있죠.
4. 대학병원에서의 정교수급 의사는 그냥 왕입니다. 예전 대학교수들처럼 말이죠. 병원에서 왕처럼 대우 받고 살아 왔을거고, 그 습관을 환자에게도 그대로 보이곤 합니다.
5. 잘못된 진단의 예시는 위에서 이미 얘기를 했죠. 종합병원이라고 항상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게 아닙니다. 저처럼 두 군데에서 꼭 확인 받아 보세요. 진단 결과가 다른 것은 아주 흔한 일이고, 그 경우 서로 상대 병원/의사 깔아 내리는 모습을 아주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5. 중간 마무리

원래 한 번에 모두 끝내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아무래도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습니다. 곧 개강이라서 어쩌면 영원히 못할지도 모르고요.

사실 다음 이야기부터는 너무 무거운 이야기이기도 해서.. 윗 에피소드처럼 웃으면서 쉽게 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남아 있는 내용은

1) 뿌리염증으로 생체실험 당한 이야기
- 병원 치료 중 인간의 고통이 극에 달하면 어떤 행동들이 나타나는지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치과용 진료 의자에 누워 있는데, 제 발이 병원 천정을 향해 수직으로 서 있더라고요.
- 사실 이 치과의사분이 제 먼 친척이라서 조금 죄송한데, 실력 없는 치과 의사가 어떻게 되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 그리고 의사인 친구에게 소개 받은 치과에서 이 일이 어떻게 해결이 되는지 등등의 의야기입니다.

2)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신 아버지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이야기
- 의료 사고의 발생
- 동일한 병에 대해 전혀 다른 치료 방법을 가지고 있는 두 병원
- 크로스 체크를 위해 방문한 다른 병원에서 전혀 다른 진단을 하는 이야기
- 무늬만 조정인 의사편들어주기위원회 이야기 등등
- 2년 간의 이야기를 적어야 해서 엄두가 잘 안나긴 하네요;

3) 마지막으로 시간이 되면 제 전공의 관점에서 본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생각
-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으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등등입니다.

영양가 없는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그래도 “자유”게시판이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PS

이 글을 의사분들이 보게 되면 당연히 기분 나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글이지만, 마치 이를 통해 의사 집단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 것 같은 뉘앙스가 분명 있으니까요.
만약 이 시국이 아니라면 제가 이런 글을 쓸 일도 없었을거고, 글을 쓰더라도 그래서 어쩌라고? 되게 운도 없네. 이런 반응이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시국이니까 많은 분들이 자신이 겪은 또 다른 나쁜의사 에피소드들을 댓글로 적어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 시국이니까 몇몇 의사분들은 제 글에 이렇게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고요.

저는 이 시국에 의사와 국민(혹은 정부)의 싸움에서 의사가 패배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의 질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당연히 의사분들은 이 생각에 반대하시겠지만, 그것이 오늘의 주제는 아니니 이에 대해 여기서 치고박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국민들 편에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은 글을 써본겁니다. 저는 이렇게라도 움직이는 것이 강건너 불구경 하듯 모른채 저의 일만 열심히 하는 것보단 훨씬 더 양심에 반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제가 원하는 쪽의 승리에 오히려 악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 또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의사들의 언행에 너무도 큰 실망을 하였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한 번 키배에 참여해본 겁니다.

사실 교수라는 신분을 밝히고 이러고 있는게 창피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제가 누군지 모든 사람이 다 알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제 신분 노출을 모두 각오하고], 여기에 이런 글을 쓴 것이라면 저도 얼마나 생각이 많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궤변님을 비롯하여 어딘 가에 계실 많은 착한의사분들께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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