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시드 - 오오카와라 쿠니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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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만의 최신작인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이 마침내 개봉했네요.
보면 금방 건담 시드의 세계로 빠져들지 않을까요? 개봉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지만 당시부터 응원해주셨던 분들이라면 그 시절로 돌아가 눈물 날 만큼 감동을 받으실 겁니다.
원래 오오카와라 씨가 건담 시드에서 메인 모빌슈트 디자인을 담당하게 된 경위는?맨 처음에는 프로듀서의 요청으로 자프트 쪽 모빌슈트만 디자인 했는데, 메인 기체는 다른 분이 하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다 해줘요" 라는 이야기가 되어, 주역기인 스트라이크 건담 등의 결정고(決定稿)도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꽤 자유롭게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된 건 데스티니가 되어서의 일이죠.
그럼 "프리덤(극장판)"의 오퍼를 받은건 언제쯤이었나요?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건 3년쯤 전이었는데, 데스티니가 끝난 직후에는 이미 "극장판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실은 그 단계에서 기본 메카 디자인은 반쯤 완성된 상태였지만 거기서부터 펜딩(보류)으로 남아있던 겁니다.
어떤 기체의 디자인부터 작업을 시작했는지 기억하시나요?
꽤 오래전의 이야기라 기억하지는 못하네요(웃음). 작업으로서는 극장판에 등장하는 모빌슈트 일람이 리스트로 도착, "이 3개는 며칠이면 피니쉬" "그 다음은 이거" 같은 예정표를 받아, 몇개월간 계속 그것에만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디자인 자체는 슥슥 완성하긴 하지만요(웃음). 작품 중에 붕뜨지 않도록 하면서 세계관에 맞는 로봇을 형상화 하는 작업은 이미 몸에 배어있는 거니까요.
건담 시드 시리즈에서 오오카와라씨는 어떤 약속하에 작업을 하시나요?
원래 메카 디자인은 자신을 주장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번 극장판에서도 제가 "이렇게 하는 게 좋아요"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어요. 후쿠다 감독으로부터 "이 작품에서는 이게 필요하니까 이런 디자인을 원합니다" 하는 오퍼를 받은 뒤 얼마나 그것에 가까운 걸 내갈 것인가 하는 작업을 해갔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때의 약속으로는 건담 시드만의 포인트라는 것은 없고, 50년 전부터 변함없이 "아이들이 보고 위험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은 시청자에의 배려를 지키고 있는 느낌입니다.
"프리덤(극장판)"에서는 클라이막스에 등장하는 마이티 스트라이크 프리덤에 놀란 팬들도 많을것 같아요.
보통이라면 하나만의 디자인을 생각하게 됩니다만 프라우드 디펜더가 붙어있어서 실질 2기분이 되는 것입니다(웃음). 게다가 프라우드 디펜더는 변형하니까 그 기믹도 가미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게 힘들었습니다. 피니쉬 작업도 이 날개만 없었으면 편하게 정리했겠지만(웃음).
그렇다곤 해도 저는 시키는 걸 하고 있는 것 뿐이라 그런 기믹도 포함해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감독이 고생한 게 아닐지. 어떻게 멋있게 보여야 팬 분들이 분위기를 북돋을지, 최종적으론 프라모델 같은 관련 상품도 사주실 수 있을지 그런 흥행적 부분도 생각하며 디자인 오퍼를 해야 할테니.
TV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기동전사 건담"의 MS가 등장하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였는데, 그중에서도 즈고크의 대활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기 단계에선 앗가이 안에 저스티스 건담이 들어간다는 이야기였는데, 최종적으로는 즈고크로 변경되었습니다(※). 당시 이미 피니쉬에 가까운 형태로 디자인을 했지만 거기에서 보류되었고 3년전에 극장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다시 한번 고쳤습니다.
(※역주 : 후쿠다 감독에 의하면 빌드 파이터즈 시리즈에서 앗가이가 쓰여서 즈고크를 투입했다고 합니다.)
캐벌리어를 장착하고 우주로 날아올라 깜짝 놀랬어요.즈고크용은 새로 디자인했으니까요. 사실 제 디자인 단계에서는 즈고크의 실루엣은 좀 더 땅딸막했거든요. 왜냐면 안에 저스티스를 넣으려면 축척 면에서 이 정도가 될 것이다 하고 고려했기 때문인데, 제작진은 "좀더 슬림하게 해도 될까요?" 하고 부탁받아서, "제 작업이 되지 않으면 좋습니다" 해서 피니시 해준게 현재 형태입니다(웃음).그런 한편으로 키라들을 괴롭히는 파운데이션의 신형기 "블랙나이트 스쿼드"의 MS들은 꽤나 캐릭터성이 강한 모빌슈트가 되었네요.
이것도 지시 받고 디자인한 느낌입니다만, 작업이 귀찮았어요(웃음). 이미 노인네라 이런 선이 많고 세세한 건 힘들거든요. 일반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빌슈트의 메카디자인 작업이란 건 꽤나 고생인 것입니다(웃음).다시금, 오오카와라 씨는 건담 시드라는 작품을 되돌아 보며 현재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건담 시드의 일은 실로 즐거웠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데스티니에선 여러 도전을 해봤고, 퍼스트 건담의 모빌슈트를 시대에 맞춰 업데이트한 디자인으로 완성하는 작업은 매우 재밌어서 즐겁게 했습니다.이번 극장판도 충분히 즐거웠지만... 스케줄만큼은 정말 힘들었습니다(웃음). 저도 이젠 나이가 있으니까, 지금으로선 "건담 일이 다 끝났구나" 같은 기분입니다.
에, 진짜요!?"건담" 일을 한지 올해로 45주년인데요? 그때 태어난 아이들이 45세가 될 때까지 하고 있었으니 이제 아무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하지 않나요? (웃음)
즉 이번 "프리덤"의 일은 건담 일의 일단 같은 기분이신 걸까요?
그렇습니다. 20년 전부터 남겼던 일을 겨우 마무리했다는 기분은 있습니다. 시드는 제가 모빌슈트 담당, 야마네 키미토시 씨가 메카 담당이라는 콤비로 하고 있었습니다만 아마 야마네 씨도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요?
그럼 앞으로 이런 일에 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으신가요?항상 타임보칸 같은 유머러스한 메카를 그릴 일이 오면 즐거울 텐데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일이라면 개런티가 반값이어도 하면 좋겠다는 기분으로 있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