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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 작가 쿠이 료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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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87 회 작성일 24-09-10 20:0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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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던전밥의 원류인 게임에서 받은 영향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쿠이 료코 선생의 원체험이 된 게임은 무엇인가요? 

 

 

쿠이료코

 

오소독스하게 드퀘나 FF 같은 RPG를 즐겼습니다.

 

아마 처음 접한 게임기는 패미컴이었을 거예요. 아빠가 경품으로 당첨된 것이었죠. 그래서 패미컴이 어느새 집에 있었습니다. 그 다음인 슈퍼 패미컴과 PS1는 부모님이 사주셨던가...그리고 PS2 시기에는 게임에서 멀어져 있었는데 PS4 무렵에 드디어 내가 번 돈으로 게임을 살 수 있게 됐습니다.

 

 

PS2 시기에 왜 게임에서 멀어졌나요? 

 

 

쿠이료코

 

단순하게 대입 시험 공부를 해야해서 "뭐 게임은 하면 안 되겠지."하고 멀어졌습니다. 그다음에 자취를 하게 된 이후에는 TV가 없어서 게임을 할 수 없었어요. 컴퓨터도 Mac이었거든요.

 

 

 

다시 게임을 즐기자고 생각한 계기는요? 

 

 

쿠이료코

 

던전밥 연재를 시작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판타지는 다들 저마다 설정이 다른데 한편으로 공통된 것도 있어요. 예를 들어 판타지 작품을 만들자고 생각하더라도 드퀘 밖에 판타지를 모를 경우 그건 드퀘가 되어버립니다. 한가지 작품의 설정만 모방하게 되는 건 무서운 일이죠.

 

그래서 아무튼 다양한 판타지 게임을 마구 즐기고 "대강 이정도가 최대공약수적인 판타지의 공통인식일까?"하는 부분을 일단 머리에 넣어두고 싶었습니다.

 

 

 

던전밥 구상을 짜는 단계부터 플레이하기 시작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쿠이료코

 

그렇죠. "밥을 먹는다"는 이야기로 만드는 이상 꼭 플레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 게 "밥을 먹는 시스템이 있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해보고 싶었던 게 던전마스터였습니다. 다만 던전마스터는 당시 실제 기기로 쉽게 플레이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Mac으로도 플레이 할 수 있는 레전드 오브 그림락을 골랐습니다.

 

그때까지 해외 게임이나 PC로 게임을 하는데 대한 허들을 느꼈는데 그걸로 하나의 벽을 뛰어넘은 느낌이 들었어요. "어 은근 간단한 일이네"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작품을 플레이하게 됐습니다.

 

 

그 두작품은 RPG 중에서도 꽤 어려운 타이틀인데, 실제로 크게 고전하진 않으셨나요? 

 

 

쿠이료코

 

아니...어느쪽인가 하면 "잘 팔린 게임은 역시 하기 쉽구나"라는 감상입니다.(웃음)

 

저는 게임을 잘 하지 못해서 난이도 조정할 수 있는 작품은 엄청 간단한 난이도로 해요. 그래서 난이도를 낮출 수 있는 게임에는 항상 신세지고 있습

니다. 

 

 

 

RPG 말고도 십삼기병 방위권이나 파라노마 사이트 FILE23 같은 게임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쿠이 선생님이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요? 

 

 

쿠이료코

 

"머리를 써서 시행착오 하는" 느낌의 게임을 잘 못해요.

 

근데 RPG는 아무튼 레벨을 올려서 연타하면 이길 수 있고, 게임도 진행이 되죠. 그리고 노벨 타입 게임도 텍스트를 읽으면 진행이 됩니다. 그런 소거법으로 RPG랑 텍스트를 읽는 타입의 게임은 좀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텍스트가 많고, 쿼터뷰에 맵도 탐색할 수 있는 디스코 엘리시움 같은 타입의 게임을 제일 좋아합니다.

 

...뭐랄까 내가 생각해봐도 굉장히 소극적인 이유네요.(웃음)

 

 

 

정말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셨죠. 

 

 

쿠이료코

 

게임을 많이 할 수 있는 건 꽤나 박정한 플레이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사고, 만지고, 그대로 별 생각없이 플레이하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클리어까지한 타이틀은 얼마 없어요...1년에 몇 편입니다. 40편 전후로 플레이하고, 5~6편 클리어하면 괜찮은 편입니다.

 

 

디지털 RPG 말고도 판타지를 접하셨나요? 

 

 

쿠이 료코

 

게임 만이 아니라 옛날부터 해외의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던 것도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끝없는 이야기나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같은 걸 사주셨거든요.

 

 

 

던전밥은 소위 드퀘 같은 일본 판타지보다 그런 게임북이나 TRPG 같은 서양 판타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편집자

 

연재가 시작되기 전에 쿠이 씨 집에 찾아갔어요. 그때는 아직 몇 번이나 퇴짜를 놓은 "뇌 속을 그린다"는 SF만화 네임 상담을 했죠. 쿠이 씨는 그 SF만화를 연재하고 싶다고 해서...네번째 정도 때 "아니 이건 무리 아닐까?"라고 말하면서 책상 옆에 있는 낙서 메모를 봤습니다. 이미 "던전밥의 원형"이 그려져 있었죠?

 

 

쿠이 료코

 

...기억 안 나요.(웃음)

 

근데 연재를 시작하기 전부터 "위저드리" 같은 어두운 던전을 탐색하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는 생각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노트에 연필로 검과 마법의 판타지 만화만 그렸거든요. 한번은 제대로 된 작품을 그리고 싶기는 했어요. 근데 당시 서점에는 요즘만큼 판타지 만화가 없어서 "판타지는 안 팔리는 걸까"라고 생각했죠.

 

 

편집자

 

당시 픽시브를 비롯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판타지 일러스트를 올리는 10대~20대가 많았고 쿠이 씨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판타지를 그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이 세대를 위한 판타지를 그리면 잘 팔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쿠이 씨의 메모를 본 순간, 나도 "괜히 삐딱하게 나가지 말고 판타지 만화를 하자"고 생각한 거죠.

 

 

쿠이 료코

 

근데 그 던전을 탐색하는 만화는 당초 취미로 그릴 생각이라서...히로이 씨한테 "일단 코미티아에 그려도 될까요?"라고 물었다가 혼났습니다.

 

 

편집자

 

코미티아에 그릴 거면 제대로 연재로 그려!(웃음)

 

그 시점에서 쿠이 씨는 단편집을 2권 냈고 중판도 했습니다. 요컨대 던전밥 연재 시작 전부터 일정한 팬이 계셨던 거죠. 그래서 그 팬들을 겨냥해서 순수한 판타지를 그린다면 큰 실패는 없지 않을까?하고 판단했습니다. 만약 실패해도 "역시 판타지는 어렵구나"하는 경험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던전밥은 판타지라는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타이틀입니다. 판타지를 다루면서 설정이나 세계관 구축은 어떻게 하시나요? 

 

 

쿠이 료코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다들 크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려고 해요.

 

아무래도 좋은 설정을 지리하게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실제로 이 설정을 만화로 그렸을 때, 다들 아마 이 이야기에 관심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어요. 따라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걸 넣거나,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요소는 되도록 덜어내고...

 

예를 들어 던전밥도 당초에는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말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 설정에서 "이 사람은 일개국어밖에 못한다"는 캐릭터성을 주고 싶었는데...히로이 씨가 "그건 하지마"라고.(웃음)

 

내가 그리면서도 "이 설정을 설명하는데 6컷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필요이상으로 설정을 떠들면 이야기의 템포도 나빠집니다. 심지어 던전밥은 월간연재라서 주간과 다르게 여유로운 이야기를 할 틈이 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달에 30P 전후로 하나의 에피소드를 그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사실은 뒤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이개국어를 할 수 있다" 같은 설정을 넣을 틈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명확한 취사선택이 있었다기보다 "그냥 할 여유가 없었다"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만약 주간연재였다면 조금은 더 넣었을지도 모릅니다.

 

 

 

 

칠책이 모국어로 매도하는 장면은 "억지로 우겨넣은" 느낌인가요? 

 

 

쿠이 료코

 

그렇죠.(웃음)

 

1컷으로 가능해...찬스!라는 느낌입니다. 

 

 

 

 

그런 가공의 언어도 전부 구상한 것은 아니군요? 

 

 

쿠이 료코

 

만약 그 작품이 라이프워크고 "평생에 걸쳐 이 세계를 만든다"는 경우라면 생각하는 편이 즐겁겠지만...애초에 던전밥은 몇 년 안에 끝낼 생각이었거든요.

 

 

 

편집자

 

당초에는 5권 정도 연재하면 좋겠다고 하셨죠.(웃음)

 

다만 쿠이 씨 초고는 정말 아이디어가 가득해서....편집자 입장에서 덜어낼 때가 많죠. 독자 입장에서는 읽고 싶은 부분이라고 이해하고 있지만, 본궤도에서 벗어난 부분은 잘라냅니다. 그러니까 거의 덜어내고 싶지 않은 작가와 덜어내고 싶은 편집자의 싸움입니다.

 

 

 

쿠이 료코

 

설정을 짜면 넣고 싶어지고, 덜어내라는 말을 자꾸 들으니까 처음에는 세계를 확장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이야기도 던전 안에서 완결시키려고 했어요. 되도록 국가 이름도 나오지 않게 하고 싶었고, 캐릭터한테 성도 붙이고 싶지 않았죠. 근데 작품 후반에 히로이 씨가 "세계가 너무 좁으니까 조금만 더 크게 하는 편이 낫다"고 하셔서 "그래도 돼!?"라고 생각했죠.

 

 

 

편집자

 

작품 후반이 되면서 던전밥이라는 작품이 "던전에서 여동생을 구하는 걸로 끝인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명운을 좌우하는 이야기인데, 바깥 세계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건 설득력이 없는 게 아닐까 판단을 내렸죠.

 

예를들어 현실 회사에서도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는 윗사람 랭크가 올라가는 법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해 봤을 때 라이오스 파티만으로 세계의 명운을 결정하는 건 역시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일절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그 결정을 내릴 수 있을리가 없는 거 아닐까?"하고요.

 

 

 

 

 

 

카나리아대가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은 그 사실을 카나리아대의 윗사람이 모를리 없는 거잖아요. 여기에는 절대적인 보고, 연락, 상담이 있을 거고 "사회"나 "조직"은 그런 법입니다.

 

요컨대 그런 상황에 대해서 "세계를 구하는 일에 조직이 개입하려고 하고, 현대의 사회 시스템을 비춰봐서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쿠이 료코

 

처음부터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로 그릴 생각이긴 했지만 나는 "던전 안에서 일부의 사람들만 사정을 알면서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 히로이 씨가 설득력을 생각해준 형국입니다.

 

전반부를 그릴 때 히로이 씨가 "아직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나는 빨리 스토리 진행을 해야한다, 세계관 설명을 해야한다고 조바심을 냈는데 "4권까지는 네명의 소개로 그치는 게 낫다"고 하셨죠. 그래놓고 후반부에는 "캐릭터를 더 많이 등장시켜, 세계를 넓혀"라고...

 

마지막까지 그려보니 "자제할 부분과 확장해야 할 부분의 조절은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 법이구나"하고 통감했습니다.

 

 

 

 

먹는다/食는 테마에 대해 특별한 추억 같은 게 있나요? 

 

 

쿠이 료코

 

으음...어느쪽인가 하면 원망이 강해요.

 

어릴적에는 편식이 심해서 식사 시간이 고통이었습니다. 남들 앞에서 식사하는 게 싫었고, 남이 먹는 걸 보는 것도 싫은 시기가 있었어요. 사람이 잘 오지 않는 화장실을 찾아서, 소위 변소밥도 했어요. 내가 그랬을 당시에는 변소밥이라는 단어가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세상에 변소밥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는 "다들 했었구나!"하고 엄청 기뻤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건 최악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했던 일이, 다른 사람도 했었구나 싶으니 안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식육을 테마로 고른 계기가 있나요? 

 

 

쿠이 료코

 

편식에 애를 먹은 부모님이 삼각식사(국-밥-반찬을 순서대로 먹는 식습관)를 비롯해 여러가지 지식을 가르쳐주셨는데 그런 보람도 없이 편식가인채로 어른이 되었습니다. 식사에 관한 지식은 부모님을 통해 주입됐지만 실천은 못하고 있었죠.

 

그래서 음식이나 식사에 대해서 엄청 죄악감을 느끼는 감정만 남았고...

 

 

 

편집자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굉장히 부정적인 발상에서 연재가 출발했네요.

 

 

쿠이 료코

 

그래도 현재는 타인과의 식사를 극복...이랄까 오히려 좋아졌어요. 편집자도 여기저기 맛있는 가게 데려가 주셨고요.

 

 

 

오히려 "질색이었기에 식사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졌다"는 측면도 있나요? 

 

쿠이 료코

 

관심이 있으니까 싫어지거나 좋아지거나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거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도 필연적으로 많아지니까요.

 

던전밥도 식사를 잔뜩 그리니까 "먹는 걸 좋아하시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싫어하는 것이라서 그리고 있다는 일이 많이 있어요.

 

 

 

식사 말고도 싫어하는 걸 그리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쿠이 료코 

 

그럴지도 몰라요. 인간관계나 현대나 복장이나...?

 

 

 

 

던전밥의 캐릭터 관계성도 인간관계가 불편해서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나요? 

 

 

쿠이 료코

 

옛날부터 "이 사람 평소에는 진짜 쌀쌀맞은데 다른 사람 앞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웃는구나"라는 일들이 신기했어요...

 

나도 그렇지만 인간은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보여주는 얼굴이. 왜 그런걸까 생각하기에 그 점에 눈이 간다고 할까요...

 

 

 

소박한 의문인데 싫어하는 걸 그릴 때 쿠이 선생은 어떤 심정인가요? 아무리 싫어하는 것도 즐겁게 그릴 수 있나요? 

 

 

쿠이 료코

 

만화에서 일어나는 일은 직접적으로 나랑 관련 없는 이야기라서 싫어하는 것도 싫지 않아요. 그리고 장점을 찾으면서 그리다 보면 새로운 발견으로도 이어지고요.

 

또 "좋아하는 것만 그리는 건 무섭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작품은 "무엇을 카메라로 찍을까"가 중요한데, 일부러 더러운 걸 찍을 필요는 없지만 동시에 "카메라 밖에 불리한 것, 더러운 것, 싫은 것만 잔뜩 있다"는 사실 만큼은 염두에 두는 편이 세계가 넓게 보이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게임도 게임 화면 안에 세계만 느껴지는 게임과 화면 너머에도 잔뜩 사람이 살고 있고, 그 세계를 여행하려고 생각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거 같다고 느껴지는 게임 중에서는 후자가 재밌습니다. 그런 세계의 넓음이 느껴지느냐 마느냐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항상 고민합니다...역시 나도 세계가 있는 게임이 좋아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쿠이 선생님은 게임 플레이 시간을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만화가 일로 바쁜데도 상당히 많은 작품을 플레이하셨습니다. 

 

 

쿠이 료코

 

자기 전이나, 원고 작업 사이 휴식시간에 스팀덱을 만지고 있을 때고 많아요. 요즘은 거의 스팀덱만 만집니다. 머리맡에 놓여 있어서 그걸 들고 자기 전에 플레이하거나, 휴식 중에 하거나...하는 느낌입니다.

 

스팀덱 추천합니다.

화면은 작지만 사이버펑크 2077도 돌아가요.

 

 

 

사전 인터뷰에서 던전밥은 "설명하는 부분"과 "설명하지 않는 부분"을 명확하게 의식하고 그렸다고 하셨습니다.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쿠이 료코

 

여러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을 접하면서 마음이 꺾이는 순간은 "횡문자의 연발"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XX의 XX의 XX란 문장이 나올 때 카타카나가 세개 이상 나오면 스킵할 확률이 높아지죠. 그래서 최대한 도시 이름도 이웃 마을로 바꾸고, 회상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풀네임이 아니라 "아저씨"로 바꿔서 설명을 안 해도 독자가 알 수 있게 만들어요.

 

던전밥에서 사용되는 마법도 "그림을 보면 어떤 마법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숫자와 언어는 되도록 건드리고 싶지 않은 설정의 필두죠. 예를들어 X월 출생 같은 탄생월을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계에는 달이 있다"는 사실이 확정됩니다. 그럼 중력도 있겠구나하는 점까지 결정되어 버리죠.

 

탄생일의 개념이 있는 것만으로 1년이라는 묶음이 있고, 그 세계가 365일 주기라는 사실이 결정납니다. 전부가 전부, 조금씩 걸리게 됩니다.

 

그렇다고 오히려 상세한 설정을 결정해서 "이 국가의 통화는 1골드 5엔"이라는 식으로 만들면 독자한테 부담을 주게 됩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독자 머리속에서 1골드=5엔으로 변환하는 걸 강요하죠. 그래서 최대한 읽기 편함을 우선해서 그렸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판타지를 할 거라면 그 세계의 달력이나 미터법에 해당하는 뭔가를 만드는 편이 세계관에 몰입하기 쉬우므로 그 조절이 어렵습니다...

 

캐릭터의 이름도 조금 생각하면서 붙인 부분이었어요. 위저드리의 주인공 캐릭터는 처음부터 "전사"나 "마법사"라는 직업에 대응한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던전밥의 센스는 거기서 따온 것인데...위저드리의 사람을 활약시키고 싶다는 마음에서 명명했습니다.

 

그래서 센시의 해외판 이름은 Fighter로 하고 싶었는데 해외 독자가 "이게 무슨 일이여...!?"라고 생각할 거 같아서 내 머리속 상상으로 참았습니다.

 

 

 

던전밥의 캐릭터 이름은 3~4글자 정도로 딱 좋은 길이입니다. 

 

 

쿠이 료코

 

이름이 길면 대사칸에 안 들어가요...대체로 대사칸 한줄에 7~8자까지가 읽기 편하다고들 하죠.

 

그래서 칠책(치루챠얏크)은 엄청 길죠...사실 칠(치루)라는 약칭을 더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지은 명명이기도 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계속 칠책이라고 불렀습니다. 나도 "너무 긴데"라고 생각하면서 그렸습니다.

 

 

 

참고로 던전밥 캐릭터 명명 법칙이 있나요? 

 

 

쿠이 료코

 

치밀하진 않지만 "작중의 설정"과 "내가 즐기기 위한 메타적인 설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슈로 파티는 "그런 플레이어가 붙인 이름"입니다. 위저드리 같은 게임을 할 때, 홍차 관련 이름으로만 한정해서 이름을 붙이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메타적으로 슈로 파티는 식물 이름으로만 한정해서 명명한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이미지입니다. 심지어 플레이어가 여자를 좋아해서 파티 멤버도 다 여자라는, 그런...(웃음)

 

....나만의 즐거움인 동시에 "여성 중심으로 파티를 짠 이유는 무엇인가" "왜 이름에 공통점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캐릭터 메이킹을 한 측면도 있어요.

 

다만 이런 설정을 작중에서 발표해본들 이야기가 재밌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나만의 설정"입니다.

 

 

 

 

 

 

 

쿠이 선생님과 히로이 씨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편집자

 

내가 스카우트 했습니다.

 

쿠이 씨가 픽시브에 올린 단편을 보고 "직접 만화 그려보지 않을래요?"하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코로 소바를 먹는다"는 4컷 만화가 굉장히 재밌었죠. 코로 소바를 먹고 아파하는 내용의 만화로...그걸 본 순간 "우와 진짜 아프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그림 실력에 끌렸습니다.

 

그렇게 연락을 해서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쿠이 료코

 

어 그랬던가요...?

진학천사가 아니었던가요?

 

 

 

편집자

 

아니죠!

코로 소바를 먹는 만화는 진학천사보다 전이었어요. 참고로 그 만화는 낙서책에 실을 예정이었는데 쿠이 씨한테 물어봤더니 굉장히 싫어했죠...

 

 

 

쿠이 료코

 

아니 별 상관은 없는데...그거 다른 사람은 그렇게 웃겨하지 않을 거예요.

 

 

 

장기간에 걸친 던전밥 연재를 마치고 심경의 변화가 있을까요? 

 

 

쿠이 료코

 

역시 이만한 규모의 이야기를 그리면 10년은 걸리는구나 하는 경험을 얻은 게 큽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수명과 앞으로 몇 편을 더 그릴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정신 나갈 것 같네요.

 

만화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잔뜩 그리고는 싶어요. 또 10권 그릴 수 있는 체력이 있을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만화가라는 직업은 어떻게든 이어나가고 싶어요.

 

근데 아마...차기작은 이렇게 잘 팔리진 않으려나...

 

던전밥이 잘 팔려준 덕분에 이미지했던 것을 마지막까지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역으로 "안 팔렸을 경우"를 상정하고 더 짧게 정리하는 것도 고려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그게 다음번 새로운 과제일까요?

 

내 경우에는 처음에 낸 단편집이 의외로 평판이 좋았어요. 처음으로 그린 만화치고는,이라는 정도였지만요.

 

그건 그것대로 안심됐지만 동시에 "차기작도 평가가 더 좋아지는 게 이상이지만 절대로 부침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만약 차기작 평판이 나빴을 때 꺾이지 않고 계속 그릴 수 있을지...그야말로 나와의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단행본을 처음 내고 정신이 아찔해졌죠.

 

 

 

 

쿠이 료코 

 

갑자기 딴소린데 사가 프론티어2 하셨죠? 사가프로2의 도트 진짜 귀엽지 않나요?

 

 

사가프로2의 도트는...최고죠! 

 

 

쿠이 료코

 

사가프로2의 그림은 그 절묘한 밸런스가 굉장해서...그걸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들면 그 귀여움을 재현할 수 없거든요. 절묘한 비율이라고 할까요?

 

 

 

 

쿠이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림이 귀여운 게임"이 있나요? 

 

 

쿠이 료코

 

제일 먼저 떠오는 건 사가프로2입니다. 그리고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는 캐릭터 디자인이 아주 귀여웠던 걸 지금도 기억합니다. 옛날에는 FF7 캐릭터를 트레이싱하곤 했죠. 세상에 이렇게 멋있는 그림체가 다 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웃음)

 

트레이싱 페이퍼로 클라우드나 에어리스를 따라 그리면서 혼자서 조용히 "멋있다..."고 흥분했습니다.

 

 

 

던전밥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켜보면서 하나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기본적으로 게임이나 애니는 많은 사람이 완성시키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내서 만들고 있는 거겠지"라고 계속 생각했어요.

 

근데 현장에 가보고 "의외로 한 사람의 힘이 크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이게 의외였어요. 각본이나 그림 콘티를 만드는 사람도 여럿 있고, 저마다 각각의 담당이 만들고 있는 걸까 생각했는데...의외로 한 사람의 힘이 크더라고요.

 

 

 

아무리 분업화 되어도 그걸 규합하는 디렉터나 감독의 존재는 중요하죠. 

 

 

 

쿠이 료코

 

결국 앞장 서는 사람의 힘에 좌우된다고 할까요...

 

다만 그거랑 동시에 각본이나 그림 콘티가 나뉜 분업 스타일은 만화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한 사람의 머리로 전부 만들어야 하니까 아무리 애써도 치우침이 생겨나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한 사람의 머리속에서 만들어진 세계가 되는 게 싫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편집자

 

그래서 만화나 소설은 개인의 작가성이 강하게 드러나죠. "사상"이라고 말하면 호들갑이지만...그 사람의 가치관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할까요.

 

 

 

쿠이 료코

 

그렇게 따지면 인디 게임 같은 걸 혼자서 만드는 사람도 굉장합니다.

 

흔히 만화가는 "혼자서 그림도 스토리도 전부 생각한다"는 소리를 듣는데 음악도 프로그래밍도 그림도 혼자서 만드는 개인 게임 제작자한테는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만화보다 훨씬 완성을 하기전까지 타인의 판단을 얻을 수 없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개인 게임 제작은 진짜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동시에 그런 "코스트를 전혀 생각하고 만든 게 아닌 작품"이 많이 있는 게 게임의 좋은 점이고...나는 그걸 즐기고 있습니다.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안 하셨나요? 

 

 

쿠이 료코

 

옛날에 RPG 츠쿠루를 샀다가 멋지게 좌절했거든요...

 

 

 

게임을 하면서 난처한 일이 있나요? 

 

 

 

쿠이 료코

 

단순하게 실행이 되지 않는 게임은 난감해요.(웃음)

 

스팀에서 개인이 제작한 게임 중에는 가끔 그런 일이 있어요...리뷰도 하나도 없으니까 직접 문의하는 방법 말고는 대책이 없거든요. "어쩌면 좋지?"하고 난감했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밖에도 우연히 스팀 톱페이지에 있는 타이틀을 살 때도 있어요. "그래픽이 귀여우니까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샀더니 미완성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메이저가 아닌 작품도 플레이하시는군요. 

 

 

쿠이 료코

 

또 디스코 엘리시움에 영향을 주었다는 플레인스케이프:토먼트를 플레이했을 때가 인상적이었어요.

 

플레이를 하다가 "온몸에서 악취가 나서 질척질척해진다"는 최악의 저주를 걸려서 곤란해 하는 캐릭터가 나왔어요. 그 저주를 건 NPC한테 해주를 부탁하는 퀘스트가 발생했는데, 막상 저주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오히려 내가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 저주를 받고...

 

그래서 그 거리를 걸을 때 계속 딸꾹하고 딸꾹질 다이얼로그가 나오게 됐어요. 심지어 그럴 때마다 0.1초 정도 경직되거든요. 다이얼로그도 전부 딸꾹으로 도배되고요. 아무튼 미묘하게 난감한 저주였습니다. 전혀 대처법을 몰랐기 때문에 일단 저주를 건 NPC를 죽여 봤어요. 그 NPC가 "죽이면 저주가 풀릴지도 모르지?"라고 도발을 했기 때문에 시험삼아 죽여봤는데...전혀 안 풀리더라고요.(웃음)

 

어쩌면 다른 장소에서 퀘스트가 진행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저주는 결국 풀 수 없었습니다. 너무 궁금해서 해외 정보교환 스레드를 찾아 봤더니 "아무 생각 없이 중요한 NPC를 죽이면 어떻게 되는지 이제 잘 알았지?라는 설교가 나왔습니다.

 

이 저주는 두 번 다시 풀 수 없는 모양이라는 사실만 얼추 알 수 있었습니다. 로드를 하려고 해도 오토세이브라서 거의 처음 상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했고요...진짜로...난처했어요!

 

 

 

 

그것도 스팀을 보고 우연히 발견하고 하게 된 건가요? 

 

 

 

쿠이 료코

 

원래 발더스 게이트 같은 계통의 게임을 좋아해서 플레인스케이프도 그렇게 입문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플레인스케이프의 굉장한 양의 텍스트를 혼자서 번역했다...는 정보도 봤어요. 나는 영어를 잘 못해서 플레인스케이프 같은 게임은 애초에 텍스트가 많아서 일본어 번역이 없으면 건들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플레인스케이프처럼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써서 위업을 달성해주기도 하기 때문에...굉장히 고마운 일이죠.

 

 

 

역시 쿠이 선생님은 어느쪽인가 하면 고전 계통의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쿠이 료코

 

처음으로 플레이한 엘더 스크롤5:스카이림이 너무 재밌어서 스카이림 비슷한 게임으로 검색해서 나온 게임을 이것저것 즐겼습니다.

 

전부 스카이림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었지만 재밌었죠. 다만 오래된 게임이 좋은 건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최신 게임이 세련되고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던전밥에 영향을 끼친 위저드리도 고전계열 작품이죠. 

 

 

쿠이 료코

 

어릴적에 아버지가 위저드리5를 플레이하는 걸 구경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문뜩 "그러고보면 예전에 위저드리라는 게임이 있었지"하는 사실을 떠올리고...그때 실제로 플레이한 게 위저드리6였습니다.

 

일단 위저드리5도 하긴 했는데 주문을 외우지 않으면 맵을 볼 수 없는 게 힘들었어요. 방향음치라서 공략본을 끼고 진행해야 했죠.

 

 

 

참고로 TRPG인 D&D가 아니라 위저드리가 "이걸 만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나요? 

 

 

쿠이 료코

 

판타지를 조사하던 시기에 D&D가 자주 이름이 거론되었는데...애초에 그때까지 TRPG의 존재를 몰랐어요. 우선 친구가 없으면 플레이 못하고 "다들 그런 식으로 놀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거야...!?"라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위키 같은 걸로 TRPG 항목을 조사했을 때도 정말로 이런 놀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죠. "아니, 진짜로 롤플레이를 하는 건가요....? 남들 앞에서?"라는 곤혹이 더 컸습니다.

 

유튜브로 리플레이 영상 같은 걸 보고 비로소 "이런 일이 이루어지고 있구나"하고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은 뭔가요. 

 

 

쿠이 료코

 

최근에는 Let`s School이라는 학교경영 게임을 즐겼습니다. My Time at Sandrock 같은 게임을 만든 중국 회사의 게임입니다.

 

 

 

편집자

 

쿠이 씨는 진짜 그런 게임 좋아하시네요...(웃음)

어? 파판7 리버스는 안 했어요?

 

 

 

쿠이 료코

 

파판7 리메이크는 완결나면 하려고요.

 

 

 

편집자

 

아니 10년은 더 걸릴 거 같은데요. 진짜로 내 눈이 아직 잘 보이는 동안 완결나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니까 하세요!

 

 

 

쿠이 료코

 

완결나면요...한번에 즐기고 싶거든요.

 

 

 

쿠이 선생님과 히로이 씨가 게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이 있나요? 

 

 

 

편집자

 

쿠이 씨가 "이 게임에 대해 얘기하고 싶으니까 해줘"라는 말을 할 때는 있어요. 레드 데드 리뎀션은 그렇게 플레이 했죠.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십삼기병 방위권도 쿠이 씨가 추천했습니다.

 

 

 

쿠이 료코

 

누군가랑 내용에 대해 떠들고 싶은 게임이 있을 때는 일단 히로이 씨한테 추천합니다.

 

근데 요즘은 게임을 잘 안 하게 됐어요. 지금까지 일을 위해서 했는데 연재가 끝난 지금은 플레이하는 게임 숫자도 줄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하나의 게임을 깊이 파는 타입이 아니라서...주회 플레이도 기본적으로 안 하고, 스토리가 끝나면 그걸로 만족하는 일이 많아요.

 

 

 

편집자

 

그럼 빨리 연재해야겠지?

 

 

 

 

추천하는 인디게임이 있나요? 

 

쿠이 료코

 

페이퍼스 플리즈랑 오브라 딘 호의 귀환은 강추입니다.

 

페이퍼스 플리즈는 간단한 틀린그림 찾기 게임이라서 나도 처음에는 크게 기대 안 했어요. 하지만 해보니까 제대로 "세계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토리의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거든요.

 

그리고 오브라 딘 호의 귀환도 분위기가 좋아요. 미스터리는 제대로 보면 힌트가 있는데 무지성으로 밀어붙여도 클리어 가능한 밸런스고 음악과 연출도 멋있어요.

 

 

 

편집자

 

연재가 끝나고는 소설도 많이 읽었잖아요?

 

 

 

쿠이 료코

 

맞다, 1984년이요?

그건 좋았어요...

 

나는 계속 창작은 생활에 필요 없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오락이니까, 살아가는데 필수인 것은 아니다. 근데 이 1984년을 읽고 역시 창작은 필요한 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현되어서는 안 되는 것을 체험하거나, 좋지 못한 일에 대비하거나,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준비"로서의 이야기가 인간한테는 필요하지 않을까...하고요. 그런 건 훨씬 젊은 시절부터 알 수 있는 일이잖아?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나는 크게 감동했습니다.

 

아무튼 작품을 통해서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우면 좋은 일이지"라는 마음은 있습니다.

 

 

 

https://news.denfaminicogamer.jp/game-gene/240809d/4

 

 

2차 출처 :https://blog.naver.com/maidsuki/22354308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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