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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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다르크를 추억하며
정가 : 22,000원
정보 : 656쪽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 이야기로 유명한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프랑스의 잔 다르크에 대해 쓴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을 준비하는 데에만 12년이 걸렸고 이것만큼 힘을 쏟은 작품이 없었다고 고백한 바 있는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작품 중에 이 작품을 최고로 꼽았다.
잔 다르크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총사령관이 되어 프랑스를 구한 이야기, 적군에 사로잡혀 재판을 받고 비극적인 죽음을 당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대가의 필치로 재밌으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영역자 머리말 · 12
잔 다르크 이야기의 특별함 · 16
루이 드 콩트 경의 머리말 · 17
1부. 동레미
1. 파리의 늑대들 · 21
2. 동레미의 요정나무 · 25
3. 한밤중의 낯선 손님 · 46
4. 도끼 든 미치광이 · 57
5. 습격 당한 마을 · 70
6. 하얀 천사 · 82
7. 보쿨뢰르 성으로 · 91
8. 약혼 소송 · 102
2부. 궁전과 병영
1. 동레미여, 안녕 · 109
2. 멀린의 예언 · 112
3. 황소와 각다귀 · 122
4. 하얀 거짓말 · 131
5. 시농에 도착하다 · 143
6. 왕을 만나다 · 160
7. 허풍쟁이 팔라댕 · 170
8. 푸아티에 재판 · 180
9. 총사령관 잔 다르크 · 191
10. 생트 카트린 성당의 검 · 195
11. 첫 출전 행군 · 202
12. 라 이르의 기도 · 207
13. 오를레앙 입성 · 217
14. 선전 포고 · 226
15. 오를레앙의 장미 · 230
16. 난쟁이 · 242
17. 유령의 집 · 256
18. 첫 전투 · 260
19. 드디어 만난 유령 · 267
20. 오귀스탱 요새 · 271
21. 큰 부상을 예언하다 · 278
22. 오를레앙 해방 · 286
23. 귀족 아가씨 뒤 리스 · 296
24. 태양과 촛불 · 308
25. 다시 앞으로 · 312
26. 프랑스의 허리케인 · 320
27. 자르조 점령 · 325
28. 죽음을 예언하다 · 335
29. 요정나무 환영 · 339
30. 피로 물든 파테의 땅 · 349
31. 거인을 쓰러뜨린 소녀 · 354
32. 소식은 날개를 달고 · 358
33. 다섯 가지 위대한 업적 · 360
34. 트루아 점령 · 366
35. 생레미 성당의 유리병 · 374
36. 황소와 벌떼 · 388
37. 용서해 주겠니 · 400
38. 작전 회의 · 408
39. 연이은 승리 · 416
40. 내부의 적 · 426
41. 사로잡히다 · 431
3부. 재판과 순교
1. 루앙의 지하 감옥 · 441
2. 잉글랜드에 팔리다 · 446
3. 코숑의 거미줄 · 452
4. 첫 재판 · 459
5. 혼자서 · 463
6. 당황하는 재판관들 · 470
7. 쓸모없는 덫 · 482
8. 환상을 말하다 · 489
9. 예 언 · 498
10. 치열한 법정 싸움 · 514
11. 비공개 재판 · 521
12. 정말 아쉬운 기회 · 528
13. 실패한 제3차 재판 · 537
14. 열두 가지 거짓말 · 548
15. 최고의 대답 · 556
16. 고문대 · 561
17. 햇살과 어둠 · 568
18. 파리 대학의 모순 · 571
19. 유죄 판결 · 576
20. 바꿔치기 · 581
21. 유 예 · 593
22. 치명적인 대답 · 597
23. 마지막 환영 · 605
24. 화 형 · 614
25. 그 후의 이야기 · 622
마크 트웨인 에세이 I 성녀 잔 다르크 · 629
옮긴이의 말 · 648
미국 문예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 필생의 역작!
마크 트웨인의 숨겨진 마스터피스!
“내 책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잔 다르크를 추억하며》이다.
그리고 이 책이 내 책 중에 최고의 작품이다.
이 책이 내게 주는 기쁨은 내가 쓴 다른 책이 주는 기쁨보다 일곱 배는 더 크다.
다른 책은 준비가 필요 없었지만 이 책은 준비하는 데에 12년이 걸렸고
쓰는 데 2년이 걸렸다. 이 책만큼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힘을 쏟은 책은 없었다.”
- 마크 트웨인 -
마크 트웨인이 미국 코네티컷주의 마을 레딩에서 말년을 보낼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마크 트웨인이 돌다리에 혼자 서 있을 때 마을에 사는 한 꼬마가 마크 트웨인을 보고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자기가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 이야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했습니다. 그런데 마크 트웨인의 대답은 꼬마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콜리 테일러라는 꼬마는 훗날 어른이 되어 이 만남을 회상하며 마크 트웨인이 자신에게 한 말을 전합니다. 마크 트웨인은 엄한 얼굴로 검지를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버릇없는 아이들이 나오는 그런 책은 읽으면 안 된다. 이 늙은 아저씨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아저씨 책 중에 최고는《잔 다르크를 추억하며》란다. 그 책을 이해하고 좋아하기에는 넌 아직 어리지만 좀 더 자라면 읽어보도록 하렴. 지금 내가 하는 말을 기억해라. 《잔 다르크를 추억하며》가 아저씨가 쓴 책 중에 최고란다.”
마크 트웨인과 잔 다르크의 만남
마크 트웨인이 처음 잔 다르크를 알게 된 데에는 영화 같고 운명 같은 작은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미주리주의 해니벌이라는 미시시피강이 흐르는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마크 트웨인은 열두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십대 시절에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하며 생활하던 어느 날 마크 트웨인은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람에 날리는 종이 한 장을 보게 됩니다. 책에서 떨어진 낱장이었는데, 인쇄소에서 일하던 터라 인쇄물에 관심이 많던 마크 트웨인은 종이를 주워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종이는 잔 다르크 이야기가 담긴 책에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종이에는 루앙 성에 갇힌 잔 다르크가 자신의 옷을 훔쳐 간 악랄한 잉글랜드 병사들에게 항의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이것을 읽고 마크 트웨인은 잔 다르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잔 다르크라는 인물에 매료됩니다. 그러나 잔 다르크에 대한 마크 트웨인의 애정이 열매를 맺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50대 후반에 유럽에 체류할 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잔 다르크 이야기를 쓰기 시작해서 2년 후 잔 다르크의 나라 프랑스에서 집필을 마칩니다.
마법사 멀린이 잔 다르크의 등장을 예언했다고?
Ad haec ex urbe canuti nemoris eliminabitur puella
ut medelae curam adhibeat
하얀 숲에서 한 처녀가 나와 치유할 것이다
…
Ascendet Virgo dorsum Sagittarii
et flores virgineos obfuscabit
처녀가 궁수의 등에 올라 처녀의 꽃들을 가릴 것이다
- 《브리튼 왕들의 역사》에 실린 멀린의 예언 중에서 -
마크 트웨인은 잔 다르크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사료와 함께 프랑스어와 영어로 된 많은 책들을 연구한 후에 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잔 다르크에 대한 주요 사건과 재판 기록을 그대로 따르고 있고 등장인물 대부분도 실존했던 사람들이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잔 다르크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마법사 멀린의 예언이 당시 잔 다르크에 대한 예언으로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 트럼프 카드 잭 하트의 모델이자 잔 다르크의 전우였던 라 이르, 카트린 성당에 묻혀 있던 전설의 검, 프랑스 국왕의 대관식에 쓰이던 생레미 성당의 유리병에 대한 전설 등, 이와 같은 흥미로운 사실들을 새롭게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역사책을 두는 곳에 꽂아놓아도 좋은, 잔 다르크에 대한 역사서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는 책입니다.
글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
마크 트웨인은 1895년에 미국의 문예지에 이 소설을 연재합니다. 당시 유명인이었던 마크 트웨인은 자신이 저자라는 것을 숨기고 진 프랑수아 올든이라는 가명으로 소설을 연재했습니다. 잔 다크르의 보좌 기사이자 개인 비서였던 실존 인물 루이 드 콩트가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회고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루이 드 콩트가 남긴 회고록이 실제로 있는 것처럼, 그리고 진 프랑수아 올든이라는 사람이 그 프랑스어 회고록을 영어로 번역한 것처럼 마크 트웨인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잔 다르크를 추억하며》는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부는 잔 다르크의 어린 시절 이야기, 2부는 잔 다르크가 프랑스군의 총사령관이 되어 위기에 처한 프랑스를 구하는 이야기, 3부는 적군에게 사로잡힌 잔 다르크가 재판을 받고 비극적인 죽음을 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였던 아널드 베넷은 읽기 힘든 소설은 좋은 소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소설이란 작은 배를 타고 강을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것처럼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는 소설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이 소설은 바로 그와 같은 소설입니다. 읽기 시작하면 금세 이야기에 젖어 들게 되고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밌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6백 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이지만, 처음 몇 장을 읽으면 남은 페이지의 두께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됩니다.
잔 다르크가 적군에게 사로잡혀 재판받고 화형을 당하는 3부 이야기는 슬픈 비극이지만, 1부와 2부는 희극처럼 밝고 재밌습니다. 마크 트웨인 특유의 유머가 담겨있어 미소를 띠거나 많이 웃게 됩니다. 중간중간 끼어 있는 작은 에피소드들, 예를 들면 요정 이야기나 유령 이야기 같은 에피소드들은 소설에 매력을 더해 줍니다. 우리는 결말이 어떤지 이미 알고 있지만 이야기의 끝에 이르러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