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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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며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 내 엉덩이 괜찮나?” 유난히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은 날, 뒤에 아무도 없는 순간에도 우리는 본 적 없는 뒤태를 지나치게 의식한다. 마땅히 내 것임에도 어쩐지 당당할 수 없고, 오로지 타인의 시선으로 평가받는 대상. 인류가 세상에 등장하면서부터 엉덩이는 늘 신경 쓰이는 ‘문제’였다. 근데, 엉덩이는 어쩌다 이런 곤란한 존재가 된 걸까?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책 《엉덩이즘Butts》은, 탈의실에서 낑낑대며 청바지에 엉덩이를 욱여넣던 한 여성의 뛰어난 탐구 정신이 빛을 발한 결과물이다. 큐레이터로 일하며 특유의 집요한 연구력을 장착한 작가 헤더 라드케Heather Radke는 편견과 오해, 목적과 의도라는 수많은 옷을 겹겹이 입고 뒤뚱거렸던 엉덩이의 이력을 낱낱이 파헤친다. 작가의 데뷔작인 이 책은 발칙하고 드라마틱한 저술로 이루어진 흥미진진한 르포라는 극찬을 받으며 출간 당시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이목을 끌었고, 2022년 최고의 논픽션 자리를 휩쓸며 독자의 열렬한 간증을 받았다. 수치심에 갇힌 몸과 마음은 자유로워지고, 억압받던 자신감은 강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며 자꾸만 엉덩이를 감췄던 이들에게 해방구 그 자체가 되어줄 것이다. 마치 구호 같은 책 속 문장들을 되뇌며 우리는 당차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엉덩이는 그저, 엉덩이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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