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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위기는 맞다고 생각. 다만 성수기인 여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상반기에 개봉한 영화들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못 넘었지만
아직 텐트폴 영화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밀수>와 <더 문>등.
범죄도시가 잘 되는 건 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이지 한국 영화 위기의 극복이 아니다. 범죄도시 2가 성공했지만 작년에도 한국 영화는 좋지 못했음.
티켓값 논쟁.
Q. 티켓값이 비싼가?
A. 비싸다고 생각한다. 다만 절대적으로 비싼지 상대적으로 비싼지, 그리고 인상률을 봐야 함.
절대적으로 보면 비싼 편은 아님.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영업부진 등으로 티켓값은 분명 올랐음.
근데 티켓값이 올라야 한다는 건 공급자 입장이고.
치킨값 올려서 논란이 되고 있는 치킨업체 입장에서는 치킨 값을 올려야 되는 명분이 있을지 모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는 것.
마찬가지로 볼 만한 영화가 별로 없는데 극장들이 티켓 값을 올리는 건 패착으로 볼 만한 여지가 있음.
심지어 이건 생존이랑 관계없는, 즉 밥 먹는 거랑 다른 문화생활이기 때문에 관객은 민감할 수밖에.
Q. <탑 건: 매버릭>, <아바타: 물의 길> 같은 영화는 극장에서 볼 때와 집에서 볼 때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그런 영화들을 제외하고 다른 영화들은 OTT로 집에서 봐도 좋으니 관객수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
A. 그럴 수도 있지만 본인(이동진)생각에는 독립영화, 예술영화일수록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각적으로 강렬한 효과를 주는 블록버스터들과는 달리 예술영화, 독립영화들은 몰입해서 볼 필요가 있고 몰입에 가장 좋은 환경은 역시 극장.
다만 이건 영화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니 뭐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는 없음.
말하자면 OTT로 영화를 보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맞지만 소규모 영화일수록 오히려 극장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는 말씀.
Q. OTT로의 영화계 인력 유출이 영향이 있을지?
A.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훌륭한 감독들이 굳이 2시간짜리 영화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6부작, 8부작을 만들어서 시각을 확장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극장영화만이 잘 되어야 한다는 건 공급자만의 논리.
OTT강세가 이어진다면 트렌드가 변할 수도 있고 그건 당연한 것.
더군다나 영상물을 제작하는 건 그들의 직업이고, 지금 개봉을 못한 한국영화가 100여편이 되는 상황인데 제작사에서 더 영화를 찍을 리가 없음.
그러니까 어찌보면 극장 영화 제작 인력이 OTT업계로 가는 건 당연한 일.
Q. 영화 제작 시점과 개봉 시점의 차이가 크다 보니 트렌드를 맞추지 못해서 흥행에 영향이 있던 걸까?
A. 트렌드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 내부의 질적인 문제가 더 크다.
지금 영화업계의 위기는 극장 영화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 영화의 위기"다.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일반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부류는 한정되어 있음.
근데 이걸 천만명이 본다는 건 큰 의미가 있음.
일본 애니 영화의 성공=일본 애니메이션 붐?
그건 아님.
가오갤도, 존윅도 최근 개봉한 시리즈가 제일 흥행했음.
코로나 직전 3년
그리고 올해 상반기
외국 영화 매출액 평균을 비교해보면
그러니까 외국 영화 성적은 큰 차이가 없음.
외국 영화가 코로나 전, 상반기에 100을 벌었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93을 벌었다는 말.
반면 한국영화는? 반토막도 안됨.
2000년대 주요 영화들을 보면 작가주의적이고 창의적인 영화들이 많이 나왔음.
Q. 창의적인 영화가 나오지 않고, 흥행공식에 입각한 영화들만 나오는 상황에 관객들이 피로를 느끼는 건 아닐지?
A. 동의.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함.
지난 수십년간 한국 영화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엄청난 팽창을 해옴.
위기가 없었냐, 그건 아님.
직배사들이 외화를 그대로 들여와서 헐리우드 영화들과 경쟁해야 하기도 했고
90년대 후반에는 일본 영화들이 들어오기도 했으며
2000년대에는 스크린쿼터제 시행 투쟁이 있었음.
이런 위기들은 구조적이고 정책적인 측면, 즉 공급자 입장의 위기인데
지금은 정반대.
공식을 따라 제작되는 한국형 장르영화에 싫증을 느끼는 관객들이 늘어남.
그럼 어떻게 되는가.
안 봄.
변화하는 트렌드에 뒤처지는 한국영화에 대한 모종의 심판이라고까지 볼 수 있음.
기존의 문제들은 정책을 바로잡거나 자본을 더 투자하거나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님.
한마디로 말하면 창의성의 문제.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운 이유....
뒷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https://youtu.be/EeJ0q9KzU_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