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DC가망한이유와제임스건이기대되는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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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가 망한 이유는 아마도 저마다 논문 수십편씩 쓸 수 있을만큼 할말도 많고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제가 보는 관점은 좀 단순합니다.
"무성의"
아니 어떤 감독이 영화를 무성의하게 만들어?? 라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좀 무성의하게 만들어도 되는 영역이 있으니.. 그건 바로 "아동용" *,.*
물론 아동용도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들어야합니다.
이상한 사상을 주입해서도 안되고 잔인한 장면이나 오해를 부를만한 장면 등등
정서에 해를 끼치면 안되게끔 만들어야 하지만.. 사실 그 수준이 애매한 경우가 많으니 잘 안지키고 만들기도..
게다가 아이들은 그냥 주는대로 받아먹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원초적인 재미가 보장되면
다른건 별로 신경을 안쓰니까 눈뽕만 잘 해주면 나머지의 헛점이 잘 안보여서
대충 만들어도 된다는 인식이 있긴 할겁니다.
그래서 성인들이 대충 만든 아동용 영화를 보면 엄청나게 유치하고
개연성은 밥말고 서사도 없고 걍 즉흥적으로 주입해서 기승전결을 억지로 부여하는거 때문에 노잼을 느끼게 되는거죠
그럼 애들영화는 왜 그렇게 무성의하게 만들까요??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일겁니다.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하긴 한데
그중에 꼭 필요한건 "자연스러운 톤" 입니다.
의외로 이걸 잘 못지켜서 들쭉날쭉한 연출력을 보이는 감독들이 많은데
이거만 잘 해도 영화 못찍는다는 평은 안들을겁니다. 재미는 나중 문제구요~
어쨌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는 없을지언정 몰입감을 해칠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연출을 하면 안되지만
이게 또 은근히 어렵습니다. 감독의 역량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촬영 비용" 과 연결이 되는 문제거든요
봉준호 감독처럼 콘티를 완벽하게 짜서 촬영까지 짧은 시도만에 다 쭉쭉 끝내는 감독은 별로 없습니다.
보통은 머리속에 있는것과 대략적인 스케치를 한걸 실사화 하는걸 보면서 다시 수정하거나 추가하거나
때로는 전면교체하거나 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서로 총싸움을 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뭔가 예상할때는 홍콩느와르처럼 멋짐이 폭발할 줄 알고 시도했으나
생각보다 화면에 별로 안멋지게 나오거나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그걸 칼싸움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맨손격투로 바꾸거나 연출을 좀 다르게 하거나 기타등등
본인이 원하는 바와 기존에 이어오던 형화의 톤에 맞게 수정을 좀 해야하는데
그러면 시간도 많이 들고 노력도 많이 들고 시간은 곧 돈이고 그러니까 은근슬쩍 타협하고 끝내려는 유혹이 다가오는데
이럴때 아동용은 그럴 고민할 필요가 좀 줄어드는겁니다.
"애들이 뭐 알겠어?" 라는 마음으로요~*,.*
그렇게 무성의하게 대충 찍고 철수하면 비로소 똥망작 영화가 나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관객을 애취급하는 그런 저질영화를 보면서 분노를 하는거구요~
마블의 성공요인은 바로 그 지점을 잘 극복하고
"키덜트" 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히어로니 우주니 모 이런 어른들이 볼때는 허무맹랑하고 만화같은 소재들을
그걸 유치한 애들만화처럼 묘사한게 아니고 성인들이 봐도 충분한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걸 시리즈를 본 사람들이면 다 느끼셨을겁니다.
돌아보면 케빈파이기의 강력한 통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알려져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누가 캐리했건간에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한 연출을 하기로한 그 기조 덕분인건 확실할겁니다.
저는 그런 방향성에 제임스건도 큰 축을 담당했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마블중에서도 가장 만화같고 가장 캐릭터도 많고 가장 어수선하고 몰입하기 어려운 영화가 "가오갤" 인데
이건 영화로 옮기기도 어렵고.. 된다고 한들 다른 멤버들과 섞이기도 어려울거 같고.. 어벤져스로 뭉쳐도 분위기가 안맞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었지만.. 그 어려운걸 다 해결하고 재미까지 만든 사람이 제임스건 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독으로서 만든 작품은 몇개가 안됩니다. 젊은 시절에는 주로 각본가로 활동했으니까요
그래서 이 감독의 역량을 어느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오갤과 수어사이드스쿼드2를 만든 실력을 보면
재미랑 취향 여부와 상관 없이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고 수많은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묶어내는 능력은
거의 탑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그냥 마구잡이로 하는게 아니고 적당히 B급정서를 내포해서 너무 진지하지도 않고
또 너무 유치하지도 않으면서도 어른들도 충분히 감정이입할 수 있고 아이들도 단순하게 즐길 수 있도록
완급 조절을 정말 잘 해줍니다.
반면에 기존 DC는 쓸데없는데서 똥폼잡고 감정이입 될만한 서사와 연출은 안해주고 걍 스토리 강제주입 하기 바쁘고
밸런스 패치 안해줘서 캐릭터들 이미지 다 폭망하니 애들도 별로 안좋아할만한 망작들을 줄기차게 뽑아줬었는데
그걸 다 갈아엎고 상쇄시켜줄 인물이 저는 제임스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별다른 터치를 안받고 본인 뜻대로 많은걸 주무를 수 있다면 그래도 다음시즌 DC 영화들이
망해가는 마블에 비벼볼만큼 성장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암튼 디즈니 망하고 DC가 쑥쑥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화이팅~!!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