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화놉(Nope)에대한개인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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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현재 유투브엔 이 영화 놉(Nope)의 해설과 해석에 대한 무수히 많은 영상들이 있다. 만약 이 영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듣길 원한다면 지금 유투브를 열어 놉을 검색하길 권장한다. 아울러 아직 이 영화를 안본 사람이라면, 본의 아니게 이 영화의 중요한 내용이 스포될 수 있으니 영화를 감상 한 후 다시 와주길 바란다.
나는 이 영화가 굳이 해석이 필요하고 해설이 필요한 만큼 어려운 영화인지 잘 모르겠다. 이 영화는 언뜻 조던 필 버전의 프레데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인물마다 프레데터에 비해 조금은 더 무거운 서사가 들어있긴 하지만, 전체 스토리는 프레데터라고 봐도 된다.
지금 부터의 얘기는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고, 많은 생각을 거쳐 나온 얘기들이 아니기에 오류도 많아서 반박의 가치 조차 없는 잡소리라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프레데터 이야기를 하고자 한건 아니라고 봤다. 이 영화는 쇼비지니스에 대한 어두운 이면을 고발하는 성격이 있다고 봤다. 21세기 들어 심각해진 미디어의 선정성, PC, 국뽕... 전통적으로 쇼비지니스 사업이 소비자들에게 소비자들이 보길 원하는걸 보여줌으로써 돈을 벌던 구조였다면, 이제 쇼비지니스 사업이 스스로 소비자들이 봐야하는 걸 결정하고, 또 그것을 강요하는 구조로 역전됐다.
내가 보기에 조던 필은 쇼비지니스 산업이 쇼를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관객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아이러니를 영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봤다.
스티브 연이 연기한 리키는 이른바 전통적인 쇼비지니스 산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쇼비지니스가 관객에게 쇼를 보여주는 일이란 확신이 있다. 그는 아역 시절 부터 쇼에 참여한 아역배우였고, 그 쇼비지니스의 어두운 일면을 숨어 관찰해야 했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하는 인물이다. 자신과 함께 사고를 당한 배우도 마찬가지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가 택한 쇼비지니스 방식은 역시나 전통적인 형태의 쇼비지니스 사업이다. 관객을 모아 쇼를 보여주는....
그는 이해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오늘날 쇼비지니스는 더이상 관객에게 저자세로 조아리지 않는 다는 사실을. 그들은 오히려 관객을 가르치고, 관객을 통제하며 곽객을 감시하는 존재로 탈바꿈했기에 순진한 리키의 쇼비지니스 산업과 그것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던 트라우마는철저히 좌절된다.
흑인 남매는 오늘날 쇼비지니스 생태계에서의 관객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쇼비지니스가 더이상 과거와 같은 기적과 같은 의미로써 존재하지 않음을 안다. 관객은 쇼비지니스 업자들에게 겁먹고 때론 굴종해야 하고, 때론 도망해야 하며, 때론 부딛혀 싸워야하는 사람들이다.
괴물이된 쇼비지니스는 이제 저항하는 관객들을 공격하고 그들을 집어삼키려고 하지만, 관객들이 그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쇼를 외면하는 것이다. 막말로 사람들이 안보면 지들이 어쩔꺼야...
신흥미디어 시대에 관객은 더이상 객석에 머물 필요가 없다. 때로 관객은 스스로 개인 쇼비니지스 업자로 활동할 수도 있기에 관객과 쇼 사업자의 경계는 "좋아요"를 누가 더 많이 갖느냐로 판가름나는 시대가 되었다. 코미디언 출신 조던 필 감독은 이러한 세태를 나름의 상징물과 은유로 설명하고 있는걸로 봤다.
결국 영화에서 "그것"은 현대의 괴물이된 쇼비지니스 생태계 자체를 상징하는거 처럼 보인다. 조던필은, 이제 괴물이 된 쇼비지니스에게 우리가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관객들이 과거 처럼 오직 객석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고 봤다.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서 밝혔듯, 이는 순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고, 반박이 가능할 만큼 대단한 글이 아님을 밝히며 글을 마친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의 감상평은 따로 정리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