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스포)미션임파서블7데드레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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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3.5/5
역시 아무리 아날로그 적인 액션이 훌륭하대도 스토리에난 많은 구멍은 눈엣가시로 다가옵니다.
스토리에서 깊이를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인 "성찰"의 요소가, 오히려 내가 나이들수록 그 감흥이 깊어진다고 느껴요.
화려하고 동적인 눈요기거리는 금새 질리기 마련이지만, 성찰이란건 내가 살아온 시간만큼 그 무게를 알고있기에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1. 아쉬운 그레이스의 캐릭터성(+파리)
영화를 보기전에 이동진 평론가의 리뷰 영상을 보고 갔습니다.
주인공 에단 헌트가 활약하는 것이 주이기보다, 새로 등장한 여성 캐릭터 그레이스의 성장 스토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했어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성장"하려면 그만큼 캐릭터가 철이 없어야 하는데, 그레이스는 그렇게 철없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성장하게 된 계기는 가브리엘이 그레이스를 죽이려던 순간에 일사가 나타나서 가브리엘과 대치하게 되죠.
그래서 일사는 가브리엘에게 죽게되고 자기대신 가브리엘에게 죽어버린 일사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느끼죠.
캐릭터가 철이없으려면 기존의 스토리보다 방약무인이어야 해요.
예컨데 엔티티의 열쇠를 악인들에게 스스로의 의지로 넘기려 해야해요.
그 목적은 돈이될수도 있고, 정의나 질서를 외치는 세계가 따분하니 장난의 목적이거나요.
그레이스는 에단과 처음 만난후 열쇠를 훔치고 라이터를 대신 넣어두거나,
카체이스 신에서 굳이 사람들을 회피하며 격한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여요.
일종의 만화 <원피스>에서 도둑고양이 나미나 애니메이션 <천사소녀 네티>같이,
범죄자에 하는일은 도둑질이지만
죄없고 연약한 생명을 사랑할줄도 아는 심성을 가졌어요.
이러한 선한 심성은 "성장 스토리"라는 테마에서 변화의 대비를 약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그레이스가 도둑으로서의 매력도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둑들>에서 예니콜은 믿고있는 동료들을 배신하고 독단적으로 보석을 훔치죠.
이렇게 틀을 깨부수고 발칙하게 행동하는 캐릭터가 의외성을 만들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여담으로 배우분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몸매가 착하셔서.. 앗..
그리고 "파리"라는 폼 클레멘티예프 배우의 캐릭터가 등장해요.
이 캐릭터 역시 에단과 대치하지만 에단이 그녀의 목숨을 거두지않자 교화되도록 설정되어있어요.
그런데 에단이 그녀를 죽이지않은것은 구원해준것과 의미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절벽에 매달린 적을 힘겹게 끌어올려 구해준거랑, 싸울 힘을 잃어 무력해진 적을 해치지 않는건 의미의 차이가 큽니다.
경찰의 지프를 거칠게 운전하며 광기를 내뿜던 캐릭터가 적에게 동정받았다고 교화되는 전개는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2. 매력없는 열쇠의 용도, 매력없는 악역 가브리엘, 엔티티
가브리엘은 초반에 공항에서 귀신처럼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젊을적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겠다 싶은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전사를 모른채로 본 저는 환각이겠거니 싶었는데 진짜 살아있는 캐릭터라서 놀랐죠.
스스로를 천사의 이름인 가브리엘로 부르고, "너의 운명은 정해졌다"같은 예언을 내뱉는데 무게감이 없게 느껴져요.
두개의 행방이 묘연한 열쇠, 그리고 역시 용도가 불분명하고 용도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설정.
용도를 모르니 열쇠를 가져도 무용지물이라는 설정으로 스토리가 짜여져있습니다.
엔티티는 전세계 나라들의 국가 기밀에 접근할수 있고, 디지털 세상에서 전송되는 정보를 탐지하고 왜곡할수 있습니다.
때문에 엔티티에 대한 제어권을 가지면 세계의 정보를 마음대로 주무를수 있는 권력을 갖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찾으려는 열쇠의 용도는 "엔티티를 제어하기위한 용도"라고 다들 여기고 있습니다.
자아를 가진 엔티티는 제어, 혹은 제거당하는 것이 두려워 열쇠를 차지하려하죠.
그러니까 용도는 사실 스토리안에서 열쇠를 차지하려는 대부분이 알고있는것이고,
자물쇠의 위치를 모른다는것이 정확한 설정이죠. 그리고 그렇게 관객에게 설명해주었어야 합니다.
열쇠를 찾아도 용도를 아는 자가 없다고 해놓고는, "열쇠를 찾으면 첨단 인공지능 엔티티를 제어할수있다"라는 용도를 아는체로 다들 움직입니다.
자물쇠는 행방불명된 잠수함 "세바스토폴 호"이고, 자물쇠의 정체와 위치를 아무도 모른다고 했어야
스토리적으로 구체적이고 명백한 목표가 됩니다. 그래야 세바스토폴 호의 정보를 쥐고있는 자에게 힘이 생기죠.
그리고 사실 영화안에서 엔티티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에 대한 표현이 약합니다.
마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악의를 가지고 인간을 적으로 대하듯이 처음에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뒤로 엔티티의 위험성은 에단 헌트에게 직접적인 갈등이 되지못합니다.
그러니까 열쇠를 찾으려는 가브리엘과 대치하는것이 직접적이 갈등이지, 정작 악의 뿌리인 엔티티는
주인공 일행의 무전이나 장난스럽게 속이는 정도에 그칩니다.
일사를 구하지못한것은 가브리엘이 일사보다 강했기 때문이지, 에단이 엔티티에게 속아서가 아닙니다.
정보를 왜곡할수있고 그때문에 희생당하는 스토리는 <다크나이트>를 참고할수있습니다.
조커는 하비덴트와 레이첼을 각각 다른곳에 감금해놓고 레이첼을 구하려는 배트맨에게 하비덴트의 위치를 알려주어 속입니다.
그때문에 레이첼은 죽고말죠.
차라리 엔티티에게 자아가있어 인간을 적대시한다는 설정을 2편에 등장하도록 했으면 어떨까합니다.
1편에서는 그저 보안을 뚫을수있는 프로그램이 있고, 이를 이용하려 세계의 정보를 지배하려는 악인들이 있다라고 설정해둡니다.
그리고 2편에가서 인간의 의지가 아니고, 인공지능 자체의 의지다라고 밝히면 반동인물(안타고니스트)에 대한 층위가 여러개 생기는 셈이죠.
엔티티가 가지는 위험성은 미국 고위관료 회의에서 말로만 전달되고, 정작 주인공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지는 못하는 겁니다.
엔티티가 벤지(에단의 동료)의 목소리를 흉내내더니 나중에 스스로 엔티티임을 밝히죠.
차라리 벤지의 목소리가 아님을 에단이 늦게 알아채고 "너 벤지가 아니구나?"라고 엔티티의 정체를 스스로 깨닫는 편이 공포스러울겁니다.
3. 여담
바네사 커비 완전 섹시하네요. 얼굴이 참 매력적인 배우같습니다.
귀티나는 외모에다 잔인한 미소짓는 얼굴이 참 매력있었어요.
반대로 가브리엘 캐릭터는 무표정으로 등장하는 초반의 분위기만 그럴싸했지, 갈수록 매력이 없네요.
"파리"가 언젠가 자신을 배신할거라는걸 아는데, 이건 만화 <원피스>에서 로빈을 믿지않는 크로커다일이나,
<블리치>에서 이치마루 긴이 자신을 어떻게 죽일지 궁금해하는 아이젠 소스케와 설정이 비슷한셈이죠.
크로커다일이나 아이젠 소스케는 참 매력적인데, 가브리엘의 매력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스토리적인 부분들 살펴보자면, 엔티티가 디지털 세상에서의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캐릭터들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 들은 정보들에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영화의 액션들은 자동차 추격, 몸으로 하는 육탄전, 달리는 기차에서의 싸움같은 아날로그적인 액션으로 구성되어있죠.
그래픽으로 도배된 마법이나 광선, 우주선, 초능력같은 액션이 아니라요.
그렇기때문에 그런 아날로그적인 액션과 엔티티에게 디지털 정보를 제약당하는 조건에서, 그 성격이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