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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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면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와중에
아직까지 깊은 잔상이 남아 있는 건 역시
G2의 안타까운 탈락이네요.
아마 올해 LEC 조금이라도 보신 분은 느끼셨겠지만
유럽의 전력이 올해처럼 약한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처참했습니다. 탈서양을 지향하는 지투조차도요.
별로 기대 안하고 있던 찰나에 스위스 스테이지 티저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캡스의 저 독백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2019 월즈를 떠올려보면 그랜드슬램의 문턱까지 갔다가
결국 LPL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했던 G2가 떠오르죠.
그런데 캡스는 그런 세간의 인식과는 다른 관점에서
2019년의 기억을 회상합니다. 제게 2019년은 희망을
상징한다고 말이죠. 유럽 전체의 응원을 등에 업고
세계 제패에 도전했던 그 벅찬 순간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다시 한 번 할 수 있다고 다짐합니다.
그 다짐에 무색하게 스위스 2승 2패의 절체절명의 상황.
BB의 미칠듯한 야스오 크랙 플레이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고 관중들은 다시 한 번, 예전과 같이
레츠고 지투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양팀의 치열한 공방전을 보고 있자니, 비록 LCK가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가장 즐겁게 봤던 19 월즈의
생동감 넘치는 경기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한타였던 미드 한타 종료 후
한스사마의 퍼즈가 걸렸을 때, 그렇게 될 리가 없지만
일순간 크로노 브레이크가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다시 한 번 LPL 팀에게 막히고 결승은 커녕
녹아웃 스테이지 문턱에도 도달하지 못했지만,
캡스의 희망은 다시 한 번 잔인하게 박살이 났지만
이런 잔인함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승부의 세계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겠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진 못했지만
유럽 전체의 희망과 응원을 본인들의 실력으로 일순간
불러왔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은 이뤄냈을지도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G2와 캡스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서 언젠가는 영광의 자리를 쟁취하길 바랍니다.
바로 작년, 재작년 대회에서 데프트와 페이커가 그랬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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