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라쿤, 댈러스 메이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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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crazyraccoon406/status/1797418813111337192
올해 오버워치 이스포츠의 중간 결산 대회 댈러스 메이저의 최종 승자는 크레이지 라쿤입니다.
승자 결승에서 팀 팔콘스에게 2:3으로 패하면서 패자조로 내려갔지만,
다시 만난 최종 결승에서 4:2로 복수에 성공하면서 OWCS 아시아에 이어 연속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승자 결승이 끝났을 때만 해도 이번에는 팔콘스가 꽤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먼저 그 동안 라쿤과 만났을 때 스토커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면서 지는게 주요 패배 패턴이었는데, 새로 들고 온 벤처 카드가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팔콘이 대회 내내 잘 썼던 마우가 위주 조합을 분쇄할 카드를 몇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라쿤이 들고 올 리도 없었고요.
마우가 조합끼리의 싸움에서는 나름 괜찮았으니 맵 선택 어드밴티지도 있어서 괜찮아 보였는데...
근데 그 때는 몰랐습니다. 라쿤이 승자 결승에서 모든 카드를 안 꺼냈다는 사실을요.
1세트부터 로드호그 픽으로 승리를 가져오면서 맵 선택 어드밴티지를 역으로 가져오는데 성공했고,
2세트 뉴 정크 시티를 내준 다음 3세트를 마우가를 쓰기 어려운 지브롤터를 고른 다음 맵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면서 2:1로 앞서나갑니다.
그러자 4세트에서 팔콘스가 승자 결승에서 이겼던 뉴 퀸 스트리트를 선택했는데,
각자도생하기 좋은 파라, 소전, 레킹볼로 팔콘스의 주요 픽인 마우가, 벤처를 실직자로 만들어버리면서 한타 한 번으로 1점을 먼저 밀어버린다음,
엄청난 거리차이를 빠르게 번 이점을 잘 살려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5세트 왕의 길을 프로퍼의 복제 캐리로 팔콘이 가져가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나 싶었는데,
6세트 일리오스를 립이 오버워치의 GOAT가 본인임을 선포하는 트레이서 플레이로 마무리지으면서 또 한번 라쿤이 팔콘스를 꺾었습니다.
https://twitter.com/OW_Esports/status/1797428174525223085
경기 MVP는 준빈이 받았습니다.
립이 받아도 이상하진 않았는데, 로드호그와 레킹볼 캐리의 임팩트가 너무 컸습니다.
드디어 컨텐 시절 받았던 기대만큼의 포텐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축하합니다.
결승전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준빈의 로드호그 캐리 장면
https://twitter.com/OW_Esports/status/1797390200059875444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거의 모든 영웅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밸런스 패치 이후에 한 동안 대회도 없었고, 대회 준비 기간도 길지 않았고, 대회 일정도 3일로 짧아서 메타가 고착화되기 어려운 환경인 덕도 있지만,
여태까지 모든 오버워치 대회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영웅을 볼 수 있던 대회였습니다.
신규 영웅 벤처는 메타에 잘 녹아들어간 모습이었습니다.
그 동안 오버워치 2 영웅들이 대회에 나오면 엄청 사기여서 무조건 쓰이거나 (소전, 정커퀸, 키리코, 라마트라, 일리아리, 마우가),
아예 쓰이지 않거나 (라이프위버) 둘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는 딱 중간을 지켜서 적절하게 쓰이는 정도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스킬 성능과 별개로 짧은 사거리라는 극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만큼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네요.
그 동안 보기 힘들었던 영웅도 많이 나왔는데, 비주류중의 비주류 라이프위버를 에코 출시 이후 사라졌던 파라와 같이 사용하는 장면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결승전 1세트에서 경쟁전에서 아군으로 가장 만나기 싫은 탱커 1위 로드호그를 꺼낸다던가,
마우가를 카운터치기 위해서 레킹볼을 꺼낸다든가 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말이 많긴 했지만 최근 블리자드가 벌인 대격변 패치와 이에 따른 후속 패치들이 적어도 대회에서만큼은 잘 작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우려되는 점도 있었습니다.
0승 15패.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을 상대로 유럽과 북미의 팀이 거둔 세트 성적입니다.
정확하게는 팔콘스와 ENCE간의 무승부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0승 1무 15패긴 하지만 한 세트도 못 이겼습니다.
이번 시즌 두 팀이 서로가 아닌 팀에게 진 것이 예티에게 라쿤이 당한 단 한 경기 뿐일정도로 압도적인 강팀인건 맞는데,
그래도 몇 세트 정도는 가져왔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유럽의 SSG와 ENCE는 나름 선전하면서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북미 두 팀 토론토 디파이언트와 M80을 집으로 보내면서 3위와 4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사우디 이스포츠 월드컵 진출도 확정지었으니까요.
문제는 북미 팀들인데, 홈그라운드에서 치룬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도 박살나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이였던 NRG 쇼크 (대회 직전 SOG 로스터로 창단한 팀)야 그럴 수 있다 쳐도,
M80과 토론토는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특히 정상급 한국 용병을 쓰면서 자국 대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말이죠.
이번 대회에서 북미의 더 안타까운 점은 용병을 제외한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리그 시절 컨텐더스 북미 최대 아웃풋이였던 아메리칸 토네이도 이후 북미 유망주들의 상태가 전체적으로 안 좋은 편이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지역과 견줄만한 수준의 딜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유럽에는 캡스터, 카이, 스파커, 쿼츠 등이 있고, 중국도 리브, 샤이 등 한국 선수들이랑 해볼만한 딜러가 있는 반면에 북미에는 없습니다.
이쯤되면 그냥 미국은 게임을 못하는게 맞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인인만큼 한국팀에 더 애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오버워치 이스포츠를 위해서는 외국에도 강팀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다음 사우디 월드컵에서는 좀 치열한 승부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다음 사우디 대회가 7월 말이라, 한동안 한국팀이 출전하는 오버워치 이스포츠 대회는 없습니다.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에서는 사우디 이스포츠 월드컵 선발전을 겸하는 페이스잇 대회를 진행하는데, 한국에도 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사우디 대회 전쯤에 다시 오버워치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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